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칭찬

갱스브르 조회수 : 475
작성일 : 2014-03-10 13:47:10

후배가 봄맞이 단장을 한껏하고 왔다

소위 말하는 폭탄머리를 했는데 일단 스타일이 바뀐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상황

여자들의 소란스런 칭찬이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찰나

한 남자 선배가 정색을 하며 혼잣말을 한다

"여자들은 참 이상해..진짜 예뻐서 예쁘다고 그러는 거야??..."

순간 주르륵 돌려가며 한 마디씩 하던 입들이 쏙 들어가고

그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려 여자 후배는 자신을 내던진다

"ㅋㅋ 네 선배님 저 못생겼어용~~~!!"

그렇게 분위기를 바꾸자 여자 선후배들 사이에서 남자 선배를 꼬집으며 예쁜데 왜 그러느냐고 힐난을 하자

남자 선배... 진짜 진지하고 궁금해서 질문을 한 거라며 무심한 표정으로 아니면 말고라는 듯 휑하다

사실 여자들의 칭찬이라는 것이 알 듯 모를 듯 하면서도 정말 말하고 싶은 게 뭔지 당사자는 직감하고 있다는 거다

어중간한 용모?를 찬양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10명 중에 9이 미인이라 하면 절대적 미인이랄 수 있다

한데 반으로 갈리는 경우는 개성이나 취향에 따른 문제여서 전형적인 미인의 범주에 넣기는 갸우뚱...

아마 그 남자 선배의 아름답다의 기준은 그런 정형화된 미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솔직한 내 경험으론 입 벌어지게 뛰어난 용모를 가진 사람을 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대놓고 찬탄하기 전에 어찌 저런 몽타주가 있을까 싶은 감동에 말이 쏙 들어가버리기도 한다

그렇담 그저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그 치레라는 의미를 우리가 모를까...

안다...

빈말이지만 그래도 들으면 좋은 게 사람 맘이다

70  다 된 할머니한테 왜그렇게 젊어보이세요?..라는 말이 실체를 벗어난 뻥이라 해도

그만큼 상대를 존중해주고 친근해지기 위한 귀여운 바람몰이로 보인다

한바탕 여자 후배를 둘러싼 웅성거림이 잦아들자

그 후배 살짝 내 옆으로 오더니 조근조근 묻는다

"선배님 저 머리 이상해요?, 파마 바로 만 뒤에는 좀 촌시러운 거 아는데 ..그잖아두 바로 샴푸하고

좀 자연스러워 보일라구 막 일부러 풀구 왔거든요.."

"아냐...이뻐..일단 눈에 확 띄어...밝구!.."

진심이었는데..후배의 눈빛은

뭔 갈등을 하는지 자꾸 흔들렸다

IP : 115.161.xxx.8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3.10 2:12 PM (175.223.xxx.172)

    어떤날의 짧은 소동같은ㅈ글이네요^^
    왠지 갱스브르님은 글을 쓰는분이 아닐까
    그림이 그려져요
    순수문학쪽은 아니고 방송일이나 잡지를
    만드는 그런 사람은 아닐까...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서 이사람은
    어떤사람일까 상상해보는것도 재밌네요^^

  • 2. 빈말
    '14.3.10 2:58 PM (220.76.xxx.244)

    나는 여자인데
    그 남자선배같은 사람이다
    진심 내맘에 들거나 예쁘지 않으면 입이 열리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그들의 말에 동의하는걸로 간주하는 여자들의 모임에 어울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느날..
    어딘가 어색해서 괜찮냐고 계속해서 물어보는 사람에게 이상하다고 확인사살 날리는건
    사람이 할짓이 아니라고... 그 얘길 들은 이후
    조금씩 칭찬이란걸, 빈말이란걸 해보기 시작했다
    괜찮다.
    그런데 또 어느날..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의 강의를 보다가
    정말 괴이하고 이상하며 내 맘에 들지도 않는 넥타이를 받았는데
    선물 준 사람의 성의를 생각하고 내 마음도 표현할수있는 답..
    이런 넥타이 처음봐요.
    딱히 싫다는것도 좋다는것도 아닌 정직한 표현...
    나를 속이지도 않고 상대를 기분나쁘게도 하지 않을수 있는 말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겠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4725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 - 뉴욕 타임즈 비빔밥 광고에 경악하다.. 4 참맛 2014/03/26 3,028
364724 임성한 작가 곧 드라마 쓴다네요 16 올라 2014/03/26 4,456
364723 버스타면 통로쪽에만 앉는 이유 4 ... 2014/03/26 2,373
364722 갑자기 집이 두채가 생긴 친구가 있는데요,, 4 2014/03/26 3,817
364721 재무 쪽이 박사를 받으면 2 ㅁㅁㅁ 2014/03/26 1,061
364720 한달쉬면안되나요? 2 구몬학습지하.. 2014/03/26 1,023
364719 미국에 한국식품 구하기 힘든가요? 4 ... 2014/03/26 1,309
364718 저도 면접본 얘기 8 2014/03/26 2,590
364717 박근혜 대통령 비판 낙서 파장..국가원수 명예훼손죄 검토 9 샬랄라 2014/03/26 2,017
364716 토플점수 어떻게 공부해야 점수가 오를끼요?? 1 토플 2014/03/26 1,181
364715 50살 다되어가는데요 5 오후의햇살 2014/03/26 2,851
364714 아이폰 5와 5s의 카메라 화질 차이? 6 ... 2014/03/26 3,044
364713 LG 헬스케어 매니저라는게 웅진이 코디하고 같은거죠? 구직 2014/03/26 2,350
364712 침대프레임추천부탁드려요 1 bestli.. 2014/03/26 1,924
364711 학군땜에 이사간 친구들,,, 7 콩스 2014/03/26 3,053
364710 4학년 수학문제좀 풀어주세요ㅜ 5 봄비 2014/03/26 1,334
364709 신랑 머리카락 잘랐는데 망했어요 ㅠㅠㅠ 5 나쁜묭실ㅠ 2014/03/26 1,426
364708 입주산후도우미 써보신분들 어떠셨어요? 4 .. 2014/03/26 1,869
364707 로레알 마지브라운 쓰고 계신분들 저좀 잠깐만 봐주세요 4 밝은색상 2014/03/26 15,906
364706 아들 이름 돌림자가 식이에요 이름 좀 지어주세요^^; 33 저도 이름 2014/03/26 7,073
364705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왔어요 10 .. 2014/03/26 4,283
364704 뒷베란다 바닥에 물이 스며 올라오네요 2 누수 2014/03/26 3,095
364703 (기사) 얼굴에 칼 박힌 채 한달… "수술하다 잘못하면.. 2 ㅠㅠ 2014/03/26 2,520
364702 마포구 공덕동 맛집 잘 아시는 분이요... 18 맛대맛 2014/03/26 5,887
364701 전세를 알아보는데요... 4 ... 2014/03/26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