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기질인지 자라온 환경에 젖은 습성인지
지나치게 한적한 공기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부러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은 본능적?으로 피한다
대인기피라 하기엔 조금 부족한 수위에 있다
만나면 그런 대로 즐겁고
혼자도 썩 불편하지 않고
침묵이 대화가 되고 교감이 되는 이와는 언제 만나도 낯섦이 없다
한데 자주 보고 연락도 의무처럼 꼬박꼬박 진행된 사람관 묘하게 어색한 기운이 흐른다
듬성듬성한 지하철 안 나른한 사람들의 배경이 좋고
떼로 몰려다니던 도심 거리거리 코빼기도 안 보이는 한갓진 풍경
데면데면 정류장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 같이 한 곳을 응시하는 어색함이 편하다
여백은 채워진 동시에 비워진 공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세 난다고
뭔가 비운 자리는 그 존재감이 분명하게 드러찬다
사이사이 바람이 통하는 관계...
사랑은 밀착이라 생각했다
서로를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일임을 몰랐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첫장면...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한 듯한 그림 같은 신이다
이른 아침 뉴욕
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이 들어온다
까만 드레스를 입은 오드리 햅번의 손엔 빵과 커피가 들렸다
유유히 걸어 티파니 보석 앞에 서
천천히 빵을 꺼내고 커피 뚜껑을 여는 손짓이 그녀의 긴 목선과 가냘픈 어깨선을 담아낸다
안개처럼 깔리는 문 리버..
고작 2~3분여의 영상에 비친 뉴욕의 한갓진 아침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순간 외로움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