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을 교묘하게 이용해먹는 학원의 장삿속 때문에 열받았어요 .
대치동의 알만한 영어학원입니다 .
이번에 중학생이 된 딸아이의 영어학원에서 영어 번역봉사반을 모집한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
그렇잖아도 봉사할 곳을 알아보고 있던 차여서 얼른 전화했더니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
처음 며칠은 오리엔테이션이어서 점수가 안나오지만
나중엔 점수가 나오고 직접 아이들이 번역작업을 하는 거라고요 .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학기초라 변화된 학습량을 감당하기 힘든데 거기다 번역까지 하면 힘들어 할 것 같아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이가 너무 반기며 자기도 평소에 그 분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며 꼭 해보겠다고 하는 겁니다 .
그래서 시간 맞춰 데리고 갔죠 .
그랬더니 프런트 직원이 아이는 교실에 들여보내고
뜻밖에 저에게 결제를 하라는 겁니다 .
‘ 엥 ? 무슨 결제요 ?’ 했더니
자기가 전화로 말하지 않았냐고 . 월 4 회 28 만원이라는 겁니다 .
그래서 ‘ 아니 , 봉사활동이라고 하지 않았냐 . 했더니
봉사점수가 나오는 수업이라면서
작년에도 했다며 결과물로 나온 제본된 프린트물을 보여주더라고요 .
( 중간중간 사진도 싣고 영어로 많이도 써놨더군요 . 그런데 그걸 갖고 뭘 하겠다는 건지 . 편집도 제본도 대충 해놓은 거라 그걸 무슨 해외에 소개한다든지 무슨 일에 사용할 용도로 만든 건 아닌게 확실해 보였습니다 . 그저 한 번 만들고 서로 자축하고 마는 거죠 . 그정도 돈이야 껌값인 학부모들은 뿌듯해했을 거고요 . 그걸 아이 스펙으로 사용했을 수도 있고요 .)
‘”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다는 건 명목이고 아이들 봉사점수 가지고 장사하는 거 아니냐 ” 했더니
자기네도 기부를 한다네요 . 그러면서 대화를 일방적으로 자르더니 안할거면 지금 취소해주겠다며 아이를 데리러 교실로 가더군요 .
너 말고도 대기자는 줄을 섰다 이거겠죠 .
그 학원이 워낙 배짱인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 그리고 꽤 홍보며 마케팅을 잘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위안부 할머니들까지 사용해 자기 잇속을 챙기는 건 정말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정 그분들을 돕고 싶었다면 그리고 진정 아이들에게 역사의식과 봉사의 의미를 알리고 싶었다면
자기 잇속을 챙기지 말았어야죠 . 실비 정도만 받든가요 . 그 정도는 서로 고마워서 내지 말래도 낼겁니다 .
기부를 얼마나 하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봉사점수로 유인해서 마지막에 돈을 요구하는 건 정말 치사하지 않습니까 .
이렇게 노골적으로 장사하는 데도 못해서 안달하는 부모들은 다 봉사가 그렇지 뭐 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
사족이지만 최근에 삼성에어컨 선전하는 것도 치사하지 않나요 ?
지구 온난화 .., 황사 .., 미세먼지 등등 광풍이 몰아치는 화면을 장대하게도 내보내더니 그걸 삼성에어컨으로 막으라는 겁니다 .
아니 이용해먹을 게 없어서 그런걸 그렇게 이용한답니까
지구온난화 , 황사 , 미세먼지는 우리 전 세계적으로 전 인류가 해결해야할 과제잖아요 .
그걸 다같이 걱정하고 해결책을 모아야 한다고 결론맺을 걸 예상하고 있다가 갑자기 삼성에어컨이 등장하는 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
진짜 너무하는구나 . 아무리 돈이 좋아도 저런 중차대한 일을 지들 뱃속 불리는 데 이용하나 ?.
애 데리고 얼굴 시뻘개져서 학원 나가는 제 뒤통수에 대고 싸늘한 톤으로 안녕히 가세요 하는 걸 들으며
속으로
이런 삼성에어컨 같은 ..
하고 말았습니다 .
이렇게 점수만 채우는 식의 봉사점수를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이용하는 학원도 같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