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리문 안에서

갱스브르 조회수 : 517
작성일 : 2014-03-08 15:30:21

좋아하는 소설가 에세이 제목이다

근데 정말 유리문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마냥 맘 떨구고 시간 보내기엔 그만이다

그래서인지 한적한 찻집엔 커피 맛이고 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가 앉는다

주인과 주문이 오가고

간혹 그릇 씻는 소리며, 뭔가 주눅 든 음악 소리가 내내 잔잔한 그런 찻집

남자들은 여자들이 밥 먹고 카페 가서 식대에 맞먹는 값을 주고 커피 사 마신다고

허영이다 하지만, 간과하는 게 있다

단순히 뱃속 채우고 꺽~ 트림이나 하고 식후 습관적으로 퍼다 마시는 커피가 아닌 걸 모른다

카페인이 심어준 환상이든 착각이든 간에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공간

"커피 한잔 하자"..에 숨은 이해와 휴식의 공간

1초든 2초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맘을 진정시키고 무색무취한 상념에 퓨즈가 살짝 나가 한숨 돌리게 만드는 공간

언젠가 새언니와 대판 다투고 서먹서먹한 분이 가시지 않은 저녁

살짝 카페로 날 불러냈다

얼굴 붉히고 웬수 바라보듯 하다가

커피 메뉴 고르며 자연스레 눈을 맞추고 "대화"를 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정적을 홀짝대는 커피와 낮은 조명이 다 감싸주었다

유리문 밖 사람들 눈엔 시누인 나와 새언니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친구쯤으로 보이겠지...

유리문 안 우리 둘은 닭똥 같은 눈물을 훔쳐가며 조용히 날선 대화를 주고받고 했는데...

가끔 유리가 앵글이 되는 때...

그래서 그렇게 어디 가면 창가쪽을 좋아하나들?...

살짝 몸을 옹그리고 창문에 기댄 채 세상 구경하는 거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그냥 보고..또 본다...

IP : 115.161.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그네슘
    '14.3.8 4:08 PM (49.1.xxx.16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비참하고 몸은 가난하던 시절에 전 옆동네 맥도날드에 가서 2층 창가 자리에 앉아 있곤 했어요.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한잔 시켜놓고 바깥을 바라보는 거죠. 화가 잔뜩 나서 왔다가
    조용해져서는 늘 집으로 돌아가곤 했죠. 제가 잘 가던 곳은 한강 지류가 보이는 곳이었어요.
    저녁 무렵에 가면...참 괜찮았어요. 비루한 현실이나 지저분한 풍광도 어둠과 통유리의 합작으로
    무슨 풍경화처럼 보였거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6384 어제 송종국네 32 ... 2014/08/08 18,396
406383 혹시 정목스님 기부 통장 아시는 분 계실까요? 1 .. 2014/08/08 779
406382 불쌍한 윤일병 6 속상맘 2014/08/08 1,943
406381 혈압약 처방 받았어요. 8 혈압 2014/08/08 9,208
406380 오늘 통영날씨 어떤가요? 꼭 좀 알려주세요.. 2 ?? 2014/08/08 1,389
406379 어른스럽지 못한 엄마 7 지친다 2014/08/08 3,599
406378 비행기내에서 이런일이 왜 계속 있을까요? 5 Haru 2014/08/08 3,667
406377 윤일병 잘 가 그레이!, 이 못난 국민들은 할 말이 없데이!.. 2 꺾은붓 2014/08/08 1,081
406376 mb퇴임 후 첫 문화행사 나들이 5 .. 2014/08/08 1,173
406375 2014년 8월 8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08/08 884
406374 비상금 7천만원 정도 모아서 언제 풀지? 4 sunshi.. 2014/08/08 3,699
406373 지금 남애항인데 오늘 내일 계속 비온대요..뭘할까요.. 6 휴가 2014/08/08 1,870
406372 박영선은 지금 정치를 하는 겁니다. 26 정치 2014/08/08 4,459
406371 기사읽고 잠이 안오네요 7 con 2014/08/08 2,229
406370 연애나 결혼 생활 트러블에 조언이 될 만한 책 좀 추천해주세요 2 ........ 2014/08/08 1,116
406369 적절한 선물은? 5 nnnn 2014/08/08 1,018
406368 음악 들으며 82 하던지 말던지 7 건너 마을 .. 2014/08/08 1,822
406367 다음 웹툰 풍년이네요. 흐흐 9 추천 2014/08/08 3,153
406366 한국의 미래는 필리핀 25 퍼옴 2014/08/08 8,347
406365 '국어b형'에서 저 찾으셨던 분들 봐주세요~ 언어영역 독해법 92 저 국어강사.. 2014/08/08 6,023
406364 핸드폰 한글키패드가 네이버 뉴스댓글에서만 안되네요.. .. 2014/08/08 690
406363 기본티 사려는데..봐 주실 분 계신가요 3 .. 2014/08/08 1,141
406362 장기매매업자에게 표적으로 넘겨주고 싶네요 1 갈려볼래? 2014/08/08 1,498
406361 차용증없어도 입금내역이 있으니 승소가능하네요. 7 ... 2014/08/08 3,210
406360 명량을 보고와서... 28 ㅎㅎ 2014/08/08 5,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