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리문 안에서

갱스브르 조회수 : 490
작성일 : 2014-03-08 15:30:21

좋아하는 소설가 에세이 제목이다

근데 정말 유리문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마냥 맘 떨구고 시간 보내기엔 그만이다

그래서인지 한적한 찻집엔 커피 맛이고 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가 앉는다

주인과 주문이 오가고

간혹 그릇 씻는 소리며, 뭔가 주눅 든 음악 소리가 내내 잔잔한 그런 찻집

남자들은 여자들이 밥 먹고 카페 가서 식대에 맞먹는 값을 주고 커피 사 마신다고

허영이다 하지만, 간과하는 게 있다

단순히 뱃속 채우고 꺽~ 트림이나 하고 식후 습관적으로 퍼다 마시는 커피가 아닌 걸 모른다

카페인이 심어준 환상이든 착각이든 간에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공간

"커피 한잔 하자"..에 숨은 이해와 휴식의 공간

1초든 2초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맘을 진정시키고 무색무취한 상념에 퓨즈가 살짝 나가 한숨 돌리게 만드는 공간

언젠가 새언니와 대판 다투고 서먹서먹한 분이 가시지 않은 저녁

살짝 카페로 날 불러냈다

얼굴 붉히고 웬수 바라보듯 하다가

커피 메뉴 고르며 자연스레 눈을 맞추고 "대화"를 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정적을 홀짝대는 커피와 낮은 조명이 다 감싸주었다

유리문 밖 사람들 눈엔 시누인 나와 새언니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친구쯤으로 보이겠지...

유리문 안 우리 둘은 닭똥 같은 눈물을 훔쳐가며 조용히 날선 대화를 주고받고 했는데...

가끔 유리가 앵글이 되는 때...

그래서 그렇게 어디 가면 창가쪽을 좋아하나들?...

살짝 몸을 옹그리고 창문에 기댄 채 세상 구경하는 거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그냥 보고..또 본다...

IP : 115.161.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그네슘
    '14.3.8 4:08 PM (49.1.xxx.16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비참하고 몸은 가난하던 시절에 전 옆동네 맥도날드에 가서 2층 창가 자리에 앉아 있곤 했어요.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한잔 시켜놓고 바깥을 바라보는 거죠. 화가 잔뜩 나서 왔다가
    조용해져서는 늘 집으로 돌아가곤 했죠. 제가 잘 가던 곳은 한강 지류가 보이는 곳이었어요.
    저녁 무렵에 가면...참 괜찮았어요. 비루한 현실이나 지저분한 풍광도 어둠과 통유리의 합작으로
    무슨 풍경화처럼 보였거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9387 맛 없는 사과 구제법 좀 알려주세요 8 생활의 지혜.. 2014/03/09 1,342
359386 참 좋은 시절 사투리 13 ... 2014/03/09 2,291
359385 구내염이 심한 사람은 어떤 비타민을 먹어야할까요..추천좀해주세요.. 10 구내염 2014/03/09 2,982
359384 요새 뭐 해 드세요? 13 .. 2014/03/09 3,327
359383 유통기한을 2 밀가루 2014/03/09 396
359382 중학생아이가 임원으로 뽑혔는데 엄마인 제가 19 학교봉사 2014/03/09 3,293
359381 재미있는 독일 작가, 작품 좀... 6 ---- 2014/03/09 1,085
359380 일주일동안 돈 최고로 많이 써보셨던분 얼마정도인가요? 5 흥청망청 2014/03/09 2,055
359379 휑뎅그렁한... 갱스브르 2014/03/09 520
359378 우리집 라디오는 기독교 방송과 ebs 만 잘나오네요 2 커억 2014/03/09 1,287
359377 1박2일 금연여행~ 15 꽃샘추위 2014/03/09 4,068
359376 스텐 후라이팬...실패하시는분,,,성공방법~ 9 노을이지면 2014/03/09 3,268
359375 옆집에서 피아노소리가 들리는데 8 2014/03/09 1,267
359374 고추가루 냉동실에서도 상하나요? 4 냉동실 2014/03/09 3,477
359373 자녀들 몇 살때부터 혼자 머리 감게 하셨나요? 12 샴푸 2014/03/09 2,355
359372 할머니께서 곧 돌아가실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해야 후회하지 .. 4 2014/03/09 1,175
359371 생산직 평생직장 어떨까요? 경험담좀.. 7 공장 2014/03/09 10,043
359370 50대 후반에 간호조무사 자격증 도전 어떤가요..? 13 내마음의새벽.. 2014/03/09 20,665
359369 애들 생각해 마음돌릴노력은 생각뿐 2 마음 2014/03/09 824
359368 파니니나 샌드위치에 쓰는 빵 종류들이요..인터넷에서 사려면 어디.. 6 파니니 2014/03/09 1,763
359367 생까던 동네엄마가 몇년만에 인사하네요 16 rr 2014/03/09 11,487
359366 키작은 얼굴 훈남이랑 키큰 얼굴 흔남 누가 더 외적으로 끌리시나.. 7 ㅇㅇ 2014/03/09 5,438
359365 진짜사나이 박건형씨는 왜 안나오나요? 3 궁금타 2014/03/09 9,801
359364 제품가격설정 오류? 구매가 일방적으로 취소된경우 2 힝힝 2014/03/09 718
359363 요즘 남자들이 늦게 결혼하는 이유라네요 22 2014/03/09 16,7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