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가 에세이 제목이다
근데 정말 유리문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마냥 맘 떨구고 시간 보내기엔 그만이다
그래서인지 한적한 찻집엔 커피 맛이고 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가 앉는다
주인과 주문이 오가고
간혹 그릇 씻는 소리며, 뭔가 주눅 든 음악 소리가 내내 잔잔한 그런 찻집
남자들은 여자들이 밥 먹고 카페 가서 식대에 맞먹는 값을 주고 커피 사 마신다고
허영이다 하지만, 간과하는 게 있다
단순히 뱃속 채우고 꺽~ 트림이나 하고 식후 습관적으로 퍼다 마시는 커피가 아닌 걸 모른다
카페인이 심어준 환상이든 착각이든 간에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공간
"커피 한잔 하자"..에 숨은 이해와 휴식의 공간
1초든 2초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맘을 진정시키고 무색무취한 상념에 퓨즈가 살짝 나가 한숨 돌리게 만드는 공간
언젠가 새언니와 대판 다투고 서먹서먹한 분이 가시지 않은 저녁
살짝 카페로 날 불러냈다
얼굴 붉히고 웬수 바라보듯 하다가
커피 메뉴 고르며 자연스레 눈을 맞추고 "대화"를 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정적을 홀짝대는 커피와 낮은 조명이 다 감싸주었다
유리문 밖 사람들 눈엔 시누인 나와 새언니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친구쯤으로 보이겠지...
유리문 안 우리 둘은 닭똥 같은 눈물을 훔쳐가며 조용히 날선 대화를 주고받고 했는데...
가끔 유리가 앵글이 되는 때...
그래서 그렇게 어디 가면 창가쪽을 좋아하나들?...
살짝 몸을 옹그리고 창문에 기댄 채 세상 구경하는 거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그냥 보고..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