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리문 안에서

갱스브르 조회수 : 473
작성일 : 2014-03-08 15:30:21

좋아하는 소설가 에세이 제목이다

근데 정말 유리문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마냥 맘 떨구고 시간 보내기엔 그만이다

그래서인지 한적한 찻집엔 커피 맛이고 뭐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어가 앉는다

주인과 주문이 오가고

간혹 그릇 씻는 소리며, 뭔가 주눅 든 음악 소리가 내내 잔잔한 그런 찻집

남자들은 여자들이 밥 먹고 카페 가서 식대에 맞먹는 값을 주고 커피 사 마신다고

허영이다 하지만, 간과하는 게 있다

단순히 뱃속 채우고 꺽~ 트림이나 하고 식후 습관적으로 퍼다 마시는 커피가 아닌 걸 모른다

카페인이 심어준 환상이든 착각이든 간에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공간

"커피 한잔 하자"..에 숨은 이해와 휴식의 공간

1초든 2초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맘을 진정시키고 무색무취한 상념에 퓨즈가 살짝 나가 한숨 돌리게 만드는 공간

언젠가 새언니와 대판 다투고 서먹서먹한 분이 가시지 않은 저녁

살짝 카페로 날 불러냈다

얼굴 붉히고 웬수 바라보듯 하다가

커피 메뉴 고르며 자연스레 눈을 맞추고 "대화"를 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정적을 홀짝대는 커피와 낮은 조명이 다 감싸주었다

유리문 밖 사람들 눈엔 시누인 나와 새언니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친구쯤으로 보이겠지...

유리문 안 우리 둘은 닭똥 같은 눈물을 훔쳐가며 조용히 날선 대화를 주고받고 했는데...

가끔 유리가 앵글이 되는 때...

그래서 그렇게 어디 가면 창가쪽을 좋아하나들?...

살짝 몸을 옹그리고 창문에 기댄 채 세상 구경하는 거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그냥 보고..또 본다...

IP : 115.161.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그네슘
    '14.3.8 4:08 PM (49.1.xxx.16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비참하고 몸은 가난하던 시절에 전 옆동네 맥도날드에 가서 2층 창가 자리에 앉아 있곤 했어요.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한잔 시켜놓고 바깥을 바라보는 거죠. 화가 잔뜩 나서 왔다가
    조용해져서는 늘 집으로 돌아가곤 했죠. 제가 잘 가던 곳은 한강 지류가 보이는 곳이었어요.
    저녁 무렵에 가면...참 괜찮았어요. 비루한 현실이나 지저분한 풍광도 어둠과 통유리의 합작으로
    무슨 풍경화처럼 보였거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6466 분향소 찾은 노인, 세월호 유족에게 ”정부가 뭘 잘못했나” 막말.. 37 세우실 2014/05/04 9,548
376465 바른언론만들기(?) 불매운동 어플 10 2014/05/04 1,237
376464 죄송해요. 카톡친구신청에 대해 물어요. .. 2014/05/04 1,032
376463 진짜 옷 입을 줄 모르는 옷닭.jpg 14 구원수 2014/05/04 11,657
376462 책임질 줄 아는 준비 된 신뢰의 대통령 박근혜... 4 약속 2014/05/04 1,960
376461 박원순 vs 박근혜 3 광팔아 2014/05/04 1,512
376460 체육관에 실종자 가족 40명은 대통령을 보지도 못했나 봐요 9 진도 2014/05/04 4,870
376459 소녀외교 하는 40년전 박근혜의 모습 8 그네아웃 2014/05/04 3,773
376458 종편의 힘 1 갱스브르 2014/05/04 1,044
376457 이상호기자는 어쩌고 있나요? 3 지금 2014/05/04 1,598
376456 25년 전에 경희 의대 갈려면 공부를 어느 정도나 해야 됐는지 .. 14 ,,,, 2014/05/04 3,573
376455 광고불매 운동이 효과를 보는군요 !!!! 3 참맛 2014/05/04 2,243
376454 이종인 대표님 처지 13 ㅇㅇㅇ 2014/05/04 4,125
376453 네이버 안쓰기 운동 생각보다 쉽네요 7 다음 2014/05/04 2,360
376452 이럴려고 갔나요? 29 .. 2014/05/04 12,915
376451 집회 참석하려고 하는데요,, 7 슬픔보다분노.. 2014/05/04 1,044
376450 끌어 올립니다. 이종인님과 송옥숙님께 응원 메세지 2 응원 2014/05/04 2,019
376449 해양경찰청장 수행 사복경찰 희생자가족들 퍽치기 폭행 15 .. 2014/05/04 2,719
376448 애초에 자비를 배풀지 말았어야했어 23 악마들에게는.. 2014/05/04 3,588
376447 어디선가 이종인님 친구분이 올린글 읽었는데.. 11 .... 2014/05/04 4,004
376446 교보문고 신설코너 - 생존지침서모음/나의안전은 내가지킨다 4 ... 2014/05/04 1,378
376445 가슴에 250개의 구멍이 뚫린 도시 4 건너 마을 .. 2014/05/04 2,034
376444 기초연금, 누가 얼마나 받나..국민연금가입자 불만 우려 38 이제그만 2014/05/04 4,888
376443 선장데려간 해경직원 아파트의 cctv삭제.. 이건 뭐죠? 5 미스테리 2014/05/04 1,691
376442 삭제당한 글- 아시아 최대 발굴선 누리안 호가 쓰레기만 줍다 갔.. 4 헐~ 진짜네.. 2014/05/04 1,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