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멋진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2,028
작성일 : 2014-03-07 19:46:59

20년지기 친구가 있다

자유분방한 웃음 너머엔 항상 캐낼 수 없는 비밀이 있는

여럿이 같이 만나 수다 떨다가도 나 먼저 간다고 일어서면

행방이 묘연해지는 그런 친구...

집에 와 곰곰이 생각하면 막 궁금해져서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친구

그런 딴 세계 같던 친구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잘 살다가

남편과 떨어져 경기도 외곽에 집을 사더니

나올 줄을 모른다

그런 친구를 이해해주는 신랑과 애도 대단하지만 자기의 온전한 자유를 존중받고 사는 모습이 부럽다

당장은 있는 돈 까먹고 살 거야..하는데도 별 걱정 없어 보이고

서울 집 시골 집 두 집 살림하게 된 남편은 졸지에 홀아비 신세가 됐는데도

주말마다 애 데리고 룰루랄라하며 온단다...

워낙 도시를 좋아하고 문명의 이기?를 사랑했던 친구라 얼마 못버티고 올 거야..장담했는데

웬걸!..

벌써 1년 반

이젠 손에 흙도 턱턱 묻혀가며 이것저것 텃밭도 가꾸고 아주 솜씨가 태가 나는 것이 시골 촌부 다 돼간다

아직 40도 안된 처자?가 전원 생활 하기엔 이른 거 아니냐고, 무엇보다 남은 가족들이 뭔 생고생이냐고

진지하게 물었더니

친구 왈... 이제야" 나 대로"... 사는 것처럼 산다고...

그동안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그럼 언젠가는 그것이 자신의 것이 될 줄 알았다나...

돈 벌고 사고 싶은 거 사고 맛있는 거 먹고 여기저기 좋은 데 호사 누려도

배부른 소릴한다고 핀잔 받을까 가까운 사람한테 얘기도 못하고

끙끙 앓아 마음의 병이 깊어져 내가 먼저 살고 봐야지 하는 생각에 한 달 만에 모조리 정리하고

피란 가듯이 도망친 거라고 한다

친구랍시고 반짝반짝 웃는 미소에 얘는 잘 살고 있구나..했는데

막걸리에 부추전 해서 먹고 뒹굴데다 오는 길이

참 뭐라 할 수 없는 허기와 행복이 동시에 부딪혔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를 아는 순간 비단을 입고도 흙탕물에서 춤출 수 있는 자유를 봤다

난 이제나저제나 돈 벌 궁리에 하루가 참 짧은데...

차 한잔을 마셔도 분위기 따지던 친구

밥 벅고 대충 그릇에다가 커피 타서 휘휘 저어주는데

왜 그리 맛있던지...

그러곤 둘 다 대자로 뻗어 잤다

내 불면증이 단숨에 날아간 밤이었다

IP : 115.161.xxx.17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지니맘
    '14.3.7 7:58 PM (117.111.xxx.173)

    그런 친구가 되고 싶기도 하고
    그런 친구를 표현해주고
    이해해줄수 있는 원글님 같은 친구가 되고 싶기도 하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 2. ..
    '14.3.7 8:00 PM (122.36.xxx.75)

    원글님 글 맛깔스럽게 잘 적으시네요

    서로 멋진 친구네요^^

  • 3. ㅎㅎ
    '14.3.7 8:05 PM (222.113.xxx.204)

    저도 읽으면서 글이 술술 읽히는게 잘쓰신다 생각했어요.

  • 4. 밍기뉴
    '14.3.7 8:05 PM (183.101.xxx.218)

    좋으네요
    저도 가까운 지인들과 그리 살기로 마음 모았는데
    차근히 가다보면.. 닿아있겠죠...

  • 5. ---
    '14.3.7 8:08 PM (14.56.xxx.77)

    와 이런글 좋아요^^

  • 6. ...
    '14.3.7 10:48 PM (59.15.xxx.61)

    내 맘이 다 자유로워지는 느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0875 세번결혼한여자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5 인물은 2014/03/10 2,916
360874 저도 행복하지 않아요. 7 아짐 2014/03/10 2,697
360873 며칠후 대만을 가는데요..15도에서20도라고하는데..봄날씨인건가.. 3 대만날씨 2014/03/10 2,704
360872 길을잃다. 목표가 없어졌을 때? 3 어느길목그즈.. 2014/03/10 1,215
360871 한국에 이멜다 환생! 1 아... 2014/03/10 1,853
360870 BBC “짝” 출연 여성 자살 사건 보도 5 light7.. 2014/03/10 2,277
360869 남편 선배들을 초대했었어요 9 코스코 2014/03/10 2,705
360868 혹시 프랑스어 인터넷강의 추천해주실수 있나요? 1 ; 2014/03/10 1,674
360867 아토피 민간요법 4 퍼옴 2014/03/10 2,250
360866 돌아가시기 전에 꿈에 죽은 친구들이 데리러 왔다고.. 5 ㅇㅇ 2014/03/10 4,499
360865 동생 여친이 대기업 다닌다는데 약간 의심이.. 29 ** 2014/03/10 15,655
360864 대체 말레이항공은 어디로 간걸까요? 24 비행기 2014/03/10 13,353
360863 영어 질문...ㅠㅠㅠㅠ 3 rrr 2014/03/10 911
360862 치대, 치전원 준비하려는 자녀, 혹은 고려하시는 분들께 1 개원의 2014/03/10 8,307
360861 세련된 감각 타고나는걸까요? 후천적으로 발달시키는걸까요? 17 세련미 2014/03/10 7,266
360860 외국거주하시는분들께 여쭤볼께요~ 8 궁금 2014/03/10 1,480
360859 온라인상 사람찾기 1 .. 2014/03/10 1,152
360858 남자 형제만 있는 막내 5 미호 2014/03/10 2,716
360857 아까 세결여에서 돈까스 촬영장소 어디일까요? 2 맛난 돈까스.. 2014/03/10 2,133
360856 출마한다고 학교밴드에 글 올리는 동창 4 ... 2014/03/10 1,274
360855 저도 으스스한 얘기... 3 저도 2014/03/10 2,581
360854 세결녀은수캐릭터 23 ‥, 2014/03/10 3,471
360853 임신성당뇨와 스트레스가 관계있나요?? 2 꼬미 2014/03/10 2,368
360852 초1아이 요즘 너무 까칠해졌어요ㅜㅜ 1 초드입학 2014/03/09 922
360851 이런 일도 있었어요. 귀신인지 7 저는 2014/03/09 3,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