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의금이요, 형식적인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네요

참..... 조회수 : 3,500
작성일 : 2014-03-06 14:21:03

돌잔치 축의금이야 조금 내기 싫은 맘도 있긴 했지만

장례식장 가서 조의금 낼 때는 아깝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돈 내고 하는 건...좀 형식적이란 생각은 했죠..

근데, 제가 상을 치르고 보니...

그 봉투가 마음으로 다가오더라구요..

그 돈으로 뭘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요.

4년전 회사를 옮겼지만, 이전 직장 동료와 한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만났어요.

그러던 중, 그 중 한 언니 엄마가 갑작스레 돌아가셨다는 소식 듣고

바로 장례식장에 갔었고, 조의금 10만원 했죠.

그 언니는 나중에, 뭐 그렇게 많이 했느냐 했지만

전 많단 생각 안했구요.

그리고 다음해, 그 언니 첫째 아이 초등학교 입학이라

입학선물로 상품권 10만원 줬어요.

옷을 사줄까 고민 많이 해봤는데,

애도 키워보지 않은 미혼인 입장에서

고르기가 너무 힘들고, 현금은 또 좀 그렇고 해서요.

그리고 올 1월에 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장이 멀어서, 애 둘 키우면서, 회사 다니는 그 언니한테는 힘든 거 아니까

어디라고 얘기도 안해주고, 안와도 된다고만 했죠..

삼우제까지 다 지내고...한 열흘 뒤쯤 되는 날짜에 만나기로

원래 그 전 달에 그 언니와 다른 직장동료와 약속을 했었어요.

(셋이 직장이 다 달라, 한달 전 쯤 미리 약속을 항상 잡거든요)

근데, 동료 한명이 인대를 끊어지는 사고를 당해서 거동을 못하는 상황이니

다음에 보자고, 언니가 전화하더라구요....

전 그 언니와는 서로 집도 가깝고 해서, 둘이서만이라도 잠깐 보자고 할 줄 알았어요.

그게 벌써 한달 보름전이네요... 

사실, 뒤늦게 조의금 주고 이런 건 전 생각도 못했었구요. 

따로 연락도 하지 않았던 지금 현재 회사 언니들이

팀장에게 소식 듣고서는, 뭐가 머냐고 어디냐고 오겠다고 해서

발인 바로 전날 밤이니 괜찮다고 하고..

며칠 뒤 출근을 했는데, 봉투를 따로 주더라구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마음 써 준 언니들이 너무 고마운 만큼

그 언니한테 서운한 마음이 커요..

결혼식이고 장례식이고 끝나고 나서 부조금 계산하고 하는 거

속물 같고, 구차해보이는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제 안에 속물 근성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성의를 알 수 있겠더라구요.

물론, 역시 같이 조의금 없었고, 만나지 못했지만 인대 끊어진 그 동료에게는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결혼도 안했고 해서..생각도 못했을 거라, 서운한 마음은 없어요.

근데, 그 언니한테는 정말 서운하고, 계속 만나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엊그제 다쳤던 그 동료가 이제 목발 떼었다고 이달에 같이 보자고 해서

날짜 조율중인데, 솔직히 그 언니는 아직 보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심란하기도 하고 해서 어제 오늘 고민을 하네요..

IP : 112.155.xxx.5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서운한거
    '14.3.6 2:22 PM (118.221.xxx.32)

    당연해요 받은만큼 해야지요

  • 2. ...
    '14.3.6 2:24 PM (1.244.xxx.132)

    저도 지나고 보니
    굳이 온다는 사람에게
    내가 배려한다고 안와도 된다..등의 말을 할 필요가 없더군요.
    (시어머니께 혼나고 깨달았죠)

  • 3. tods
    '14.3.6 2:27 PM (119.202.xxx.205)

    네...조금 다른 얘기로 마음가는데 지갑 따라간다는 말, 정말 맞아요.

  • 4. 동감
    '14.3.6 2:41 PM (219.248.xxx.31)

    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 와준 사람. 문자라도 보낸사람. 생각지고 못한 방문과 조의금. 그리고 실망했던 베프나 지인들... 관계정리 많이 되었고요.

    마음가는데 지갑 가는거 맞아요..

  • 5. .....
    '14.3.6 3:46 PM (110.70.xxx.222)

    내가 먼저 한게 없어도 그렇긴 하겠지요만
    내가 한 것이 있는데 본전 생각이 나는게 당연하죠.
    받은만큼 갚는게 부조죠. 그게 형식입니다. 마음이었다면 안 섭하죠. 형식이니 섭한겁니다.

  • 6. 당연한 거임..........
    '14.3.7 12:35 AM (36.38.xxx.206)

    사람끼리 나눌 수 있는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게 그러니까 인사 정도 수준의 기본 에티켓에 해당하는 게 돈관계임......

    물론 사람이 아주 가깝고 소중한 사이끼리라면 더 깊고 좋은 것을 나누겠지만-일테면 사랑이나 우정
    그까지 안가고 내 영역안에 둘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것은 일단 돈가지고 가늠되는 것........

    님이 이십만원 떼인 거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1878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5 .. 2014/04/18 1,849
371877 세월호 안에 공기 주입된 건 확실한 건가요? 3 답답 2014/04/18 1,377
371876 뭐라도 도울 방법이 없을까요? 1 분당 아줌마.. 2014/04/18 866
371875 선장이 돈 말리던 상황이요... 9 1111 2014/04/18 5,464
371874 전우용님 트윗 11 공감 2014/04/18 3,315
371873 정말 무능한 정부 7 이틀이 넘도.. 2014/04/18 1,262
371872 여객선 '세월호' 사고현장 특별 생중계 lowsim.. 2014/04/18 1,303
371871 이선희30주년기념축하회를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늘저녁 연다네요. 88 2014/04/18 15,054
371870 세월호현장실시간방송현황 2014/04/18 1,371
371869 홍모씨 두둔하시는분들 이거 보시길... 23 야구팬 2014/04/18 3,134
371868 이 와중에 축제홍보하는 지방단체도 있네요... 2 // 2014/04/18 1,178
371867 이래도 정신 못차리면..우리나란 정말 끝난겁니다..흑 15 ㅇㅇ 2014/04/18 1,846
371866 실시간 방송, 3: 48분 선체 진입 일부 성공 이라.. 7 ... 2014/04/18 1,565
371865 강남에 있는 학교 였어도 국가가 이런식으로 대응했을까요? 43 안산 2014/04/18 6,197
371864 어제 17일에 활동했던 잠수부 기사. 5 ... 2014/04/18 2,487
371863 실종자 가족 어머니 한분이 패닉해서 치료를 받네요 ㅠㅠㅠ 참맛 2014/04/18 2,336
371862 <펌> 현장에 투입된 잠수사분들과 스쿠버다이버의 차이.. 7 2014/04/18 1,973
371861 지금 ytn에 나오신 분이 ... 4 에혀 2014/04/18 1,973
371860 올라오는 글만 보려고 하는데 이해가 안 가서.. 4 ..... 2014/04/18 855
371859 이번기회를 계기로 재난대비훈련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1 .. 2014/04/18 696
371858 분노하는 유가족 영상 피를 토하는 심정, 유튜브 영상!!!!!!.. 8 꼭 보세요 2014/04/18 1,837
371857 침몰 당일 헹가레 치며 축제분위기 였던 새누리당 파주 합동연설회.. 11 세월호 2014/04/18 2,279
371856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참아줘야 하나요? 22 2014/04/18 26,192
371855 세월호 사건 제일 안타까운 건... 6 qas 2014/04/18 1,839
371854 故 남윤철 교사 母 "의롭게 갔으니까 그걸로 됐어&qu.. 33 슬퍼요 2014/04/18 9,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