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행안부 장관이 인천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덕담을 들은 것을 인터뷰에서 소개하자, 민주당에서 이것을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중립 위반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소추시와 비교하면서 공세를 펴고 있네요.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306_0012768118&cID=1...
박근혜 대통령이 유정복 장관에게 건넨 덕담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천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또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그런 결단을 했으면 잘 되기를 바란다.“
장관으로 재직하다 지자체장에 출마하는 사람에게 사적으로 비공개 석상에서 당사자에게만 해당하는 덕담을 건넨 것을 두고 저렇게 난리를 피우는 민주당을 보면 치졸해 보이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민주당이 노무현 발언과 비교하는데 과연 박근혜의 덕담과 노무현이 한 발언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노무현의 탄핵 소추 사유 중 하나(노무현은 선거중립 위반 이외에 측근비리와 민생경제 외면이라는 3가지 사유가 붙어 탄핵소추됨)였던 선거중립 위반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 가진 합동회견에서 “개헌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정말 말씀드릴 수가 없다”
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
“대통령이 뭘 잘 해서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
노무현은 당시 선관위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더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 갔지요.
이 노무현의 발언들과 박근혜의 덕담을 같은 층위에서 논할 수 있을까요? 박근혜는 사적으로 비공개석상에서 유정복 개인을 상대로 한 말이고, 노무현은 언론과 기자들과의 공식적 회견석상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특정 정당을 지지해 줄 것을 반협박성 수사를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것을 동일선상에 놓고 박근혜도 탄핵해야 한다는 소리를 할 수 있습니까?
더 웃긴 것은 노무현 탄핵소추를 발의한 정당은 지금의 통합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이었고, 현재 통합민주당에는 그 때의 사람들이 남아 있기도 하고, 그리고 현재 통합민주당에는 당시 탄핵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국회에서 육탄 저지하려 했던 열린우리당 사람들, 즉 친노세력이 절반이 넘는다는 사실입니다.
친노세력들에게 묻습니다. 박근혜의 발언이 선거중립위반이고 탄핵감이라고 한다면, 박근혜 발언보다 수십배 강한 발언을 한 노무현은 당연히 탄핵감이라는데 동의하십니까? 그렇다면 노무현이 탄핵감이라고 생각하면서 노무현 탄핵정국에서 왜 육탄저지를 하고 대성통곡하는 연출을 하셨는지요?
정의당도 박근혜 발언을 선거중립위반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네요.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08558
정의당은 유시민과 노회찬류가 합쳐서 만든 정당인데, 유시민은 노무현 탄핵시에 국회에서 울고불고 난리를 피운 장본인이지요. 유시민에게 노무현 탄핵이 이제 와서 합당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네요. 과연 어떤 답을 할까요?
이렇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깨시민들, 자칭 진보진영 사람들은 일관성이 없습니다. 자기들이 더 심하게 말할 때는 문제없다고 하다가 상대가 자기들 하는 것에 1/10도 되지 않는 말을 할 때는 문제를 삼습니다. 이래서 지금 야권, 자칭 진보는 수권하기 힘듭니다. 대중들은 일관성을 보일 때 신뢰를 하고 표를 주게 됩니다.
노무현은 선거 때마다 개입하려 선관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나댔습니다.
노무현이 2007년 대선정국에서는 어떤 발언을 했는지 볼까요? 아래는 당시 중앙일보가 발행한 일요판 주간신문 중앙선데이에 나온 기사입니다.
[일요판 주간 일요신문-중앙선데이]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선거전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 초청 강연에 연사로 등장한 그는 현직 대통령이 아닌 여당 대선 후보를 방불케 하는 발언을 4시간 넘게 쏟아냈다. 한나라당부터 민노당까지 공격 대상도 가리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먼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생각해보니 끔찍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의 주요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사람에 대해서도 “공약에 별로 전략이 안 보이고, 공약이라 할 것도 없는 미사여구”라고 비판했다. 한반도 대운하와 열차 페리 등을 예로 들었다. 대운하에 대해선 “(민자로 안 돼 재정을 투자하면) 복지 예산을 줄여야 하는데, 줄일 데도 없다”고 했다. 열차 페리는 “제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이미 내린 사업”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내홍을 부추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한나라당 내 양 진영에서 최근 이들 공약을 놓고 거센 내부 공방이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정책을 놓고도 한나라당과 대선주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기자실 통폐합을 주도하고 있는) 국정홍보처를 폐지하자는데, 국정홍보처가 불법을 했느냐”며 “차떼기하고 공천헌금 받은 정당도 문을 닫지는 않았다”고 했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기자실 문제에 대해 원칙을 세워 한나라당과 각을 세워나가면 뭔가 의지가 있는 당으로 보이지 않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보수ㆍ진보에 대한 이분법도 잊지 않았다. “약자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게 보수고, 힘없는 사람의 연대ㆍ참여를 중시하는 것이 진보”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전략은 없어도 보수ㆍ수구 정체성은 뚜렷하다”고도 했다. 이번 대선도 보ㆍ혁 대결로 끌고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범여권의 통합 논의에 대해선 “대통합은 외통수 전략이며 하지하책으로, 후보단일화와 같이 추진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다른 사람들은 과거의 인연이라도 있지만 손학규씨가 왜 여권이냐”는 것이다. 반면 이번 대선에서 영향력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깍듯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연속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민생과 복지는 국민의 정부, 그리고 참여정부의 정체성” “한국이 국제무대에 꿀리지 않는 당당한 일원으로 등장한 것은 국민의 정부 때부터”라고 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진영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다시 대선후보로 나설 셈인 것 같다”며 “국민이 대통령을 부끄러워해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정두언 기획본부장도 “명백한 선거개입이지만 중단하라고 하면 오히려 더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 한선교 대변인은 “지난 4년여보다 남은 시간이 국민에게 더욱 고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재원 기획단장은 “범여권 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발언들을 쏟아낸 노무현에 대해서는 지금 통합민주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뭇 궁금해집니다.
민주당이나 자칭 진보세력들은 박근혜의 저 발언이 선거중립 위반이고 탄핵감이라고 진정으로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