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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침부터 힘이 쭉 빠지네요...

행운보다행복 조회수 : 1,676
작성일 : 2014-03-05 10:01:11

어제 5시경 전화한통을 받았어요...

@@@씨 없는데요..

제가 아무리 찾아봤지만 없어요

정말 하신 거 맞으세요?

 

담당공무원의 전화였어요

3월까지 신고들어가는 게 있었는데...

실사를 담당한 공무원의 전화였어요

 

그럴리가요...제가 분명히 작업했는데요...

없어요 없다구요 제가 여기와서 계속 찾고 있는데 없다구요 정말 한 거 맞으세요?...

 

저는 했다고 주장하고 담당공무원은 없다고 주장하고

그러다 그 담당공무원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왜 자꾸 거짓말을 하냐는 거에요...저를 사기꾼 취급하면서 거짓말 하지 말라고 자기는 지금 자기가 본대로 보고를 올리겠다 아니면 지금 당장 여기 오라고

제가 지금 당장 갈 수도 없는 형편이고 간다고 해도 1시간 이상은 걸릴 거 같다고 했더니

자기가 잘 아는데 한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이고 자기는 오래 기다릴 수 없으니 당장 달려오라는 거에요

거기는 대중교통으로 갈 수 없는 장소라 집에 가서 차를 가지고 나오면 당연히 1시간 반 이상 걸리는 곳이에요

 

거짓말을 하는 학생을 나무라는 선생님처럼 저를 나무랐어요.

저도 선생님께 혼나는 학생처럼 아니라고 바보처럼 저는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는 말만 계속 반복했어요

저도 전문직이고(제 직장까지 다 말하면서) 그런 사기나 칠 사람은 아니라고 했더니 조금 누그러지면서 선심쓰듯 그러면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오라는 거에요...ㅜㅜ

저는 선처에 감사하면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10분 쯤 후에 다시 전화가 왔어요

 

자기가 찬찬히 다시 보니 작업한 걸 찾았다고 미안하다고...

솔직히 말했으면 자기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자꾸 거짓말하는 거 같아서 자기도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억울했던 마음이 북받쳐오르면서 한참을 꺼이 꺼이 소리내며 울었어요

한참을 울고나서 억울한 게 풀려서 마음이 해소된 줄 알았는데...

어제밤 자려고 누으니 그 일이 자꾸 떠오르면서 한마디 말도 제대로 못한 제 자신이 초라하고 한심해보이는 거에요

공무원에게 잘못 보이면 안된다는 못난 생각이 저를 지배했던거죠

 

"그래 그럼 내가 가서 당신이 맞으면 모든 일을 책임지겠다 그런데 내말이 맞으면 내 인격 모독에 대해서 당신은 어떻게 보상을 하겠냐... "

(만약에 그 공무원이 잘못 보고를 올리면 저는 매년 2천만원 정도의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어요)

이렇게 큰 소리를 치지 못한 게 너무 답답하고 제가 바보같이 느껴지는 거에요...ㅜㅜ

 

아침에 일어나니 다시 부아가 치밀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당당하게 대처하지 못한 제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이고 우울하네요...

 

남편은 잊어버리라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는데...

자꾸 기분이 가라앉고 가슴 속에 돌덩이를 매달아 놓은 거 같아요

IP : 124.153.xxx.2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뭐...저라면
    '14.3.5 10:02 AM (1.251.xxx.21)

    홈피에 가서 클레임 이라도 걸겠구만.
    님 일과 상관있는거니, 그것도 어렵겠네요....

  • 2. 원글
    '14.3.5 10:03 AM (124.153.xxx.26)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할 사람이니 완전히 등을 돌리기는 힘들 거 같아요...

  • 3. ..
    '14.3.5 10:04 AM (118.221.xxx.32)

    민원 넣으세요
    아직도 그런 고압적인 공무원이 있네요

  • 4. 뭐...저라면
    '14.3.5 10:09 AM (1.251.xxx.21)

    계속봐야하면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어쩐지...계속 봐야할 사람이니 공무원도 대놓고 큰소리 쳤군요.

  • 5. 다다..
    '14.3.5 10:10 AM (118.34.xxx.73)

    토닥토닥 앞으로 봐야하사람이니 막 대할수도 없고 찾았으니 억울해도 털어버리세요... 나만잘한다고 잘 풀리는건 아니더라구요..피치못하게 남한테 상처도 받고.. 오늘은 몇푼 안되는 돈 빌려주고 연락도 없는 사람때문에 마음이 꿀꿀하네요.. 자꾸 생각나는게 미칠일...

  • 6. 원글
    '14.3.5 10:31 AM (124.153.xxx.26)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담당자도 조금 미안한지 남은 심사는 조금 편의를 봐주겠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외치기라도 해야 좀 풀릴 거 같았어요

  • 7. 철밥통
    '14.3.5 2:48 PM (112.186.xxx.156)

    찰밥통을 오래 붙들고 갑질만 하다보니
    갑질의 마귀가 씌웠군요.
    말에는 언령이 있어요. 언어의 혼령.
    자기 말은 자기 영혼의 무게 뿐 아니라 미래의 삶까지도 내비치는거죠.
    그 철밥통에 갑질마귀.. 님이 손보지 않아도 오래 못갑니다.
    님이 싸우지 않고 참으신 것은 결과적으로 잘 한 것이지만
    그때 조금만 당당하셔야 합니다.
    님이 현명하게 대처만 했더라도 이렇게 속상하지 않을것 같아 안타깝네요.
    사회는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밟으려드는 갑질마귀들이 넘 많아서요.
    그렇게 당하고 나면 너무 속상하잖아요.
    괜히 당하고 살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적절한 대처, 상식적인 자기주장..
    이런 내공을 키우시면 앞으로도 더 편한 마음으로 일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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