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재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국 CN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3년은 너무 짧다"고 말하며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 다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재출마 계획을 밝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출마는 그가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2011년 9월에 프레시안과 가졌던 인터뷰에서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박원순 당시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오세훈 전 시장의 잔여임기 3년 정도론 부족하다"면서 "재선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재출마 선언을 서울 시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것은 재보궐 선거로 서울시장에 취임한 박 시장이 그동안 그리 나쁘지 않은 서울 시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교육청보다 더 빠른 박원순 시장의 트위터 시정'
박원순 시장은 다른 여타의 지자체장과 다르게 온라인을 활용한 적극적인 쌍방향 시정 활동을 벌이는 시장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서울 시장 역할을 하는데 시민에게 호감은 받은 최근의 사례가 폭설로 인한 등교 시간 관련 멘션입니다.
▲폭설이 내렸던 2월 3일 저녁 박원순 시장 트위터.
지난 2월 3일 서울시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폭설이 내리면서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등교 시간과 관련한 궁금증을 가졌고, 이에 교육청보다 오히려 박원순 시장 트윗 계정에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등교 시간을 몰랐던 학생과 학부모의 질문에 박원순 시장은 정확한 교육청 발표라며 유치원,초,중,고 모든 학교의 등교 시간이 1시간 늦춰졌다고 답글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어떤 큰 사례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등교 시간 연기 공지가 교육청에서 개별학교로 내려가는 것이 늦어 2월4일 아침 10시에나 공식적인 등교 연기 문자를 받은 학생과 학부모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장의 트위터가 매우 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잘 활용되고 있으며, 시민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 반값등록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보여준 박원순 시장'
반값등록금이 정치권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에 대학들은 반값등록금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립대학교들은 등록금 인하는 소폭으로 하고, 수업과 복지 관련 예산, 장학금은 대폭 삭감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연세대의 경우 학교 등록금이 2,3% 인하됐다고 성적우수자로 선발된 학생들의 장학금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이는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서울시립대의 사례와는 정반대였습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해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에 따라 '반값등록금' 제도를 도입해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서울시립대의 2013년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이 102만2000원, 공학계열 135만500원, 음악계열 161만500원으로 현재 국내 4년제 대학의 한 학기 평균 등록금 평균 335만3000원과 비교하면 절반입니다.
▲서울시립대가 공개한 등록금 대출 추이, 출처:서울시립대.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이 절반으로 낮아지자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 수가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학자금 대출이 줄어들면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여기에 서울시립대 합격생의 수능 성적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일은 대학이 가만히 앉아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한 사례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앞서 말한 사립대들은 대학등록금을 소폭만 낮춰 국가장학금이 줄어 들어 성적 우수학생들이 장학금 대신 학자금 대출을 받게 만들었는데, 서울시립대의 경우 국가장학금 예산을 정부로부터 많이 받을 수 있었었던 요인이 바로 반값등록금 때문이었습니다.
서울시립대처럼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면 국가장학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이는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으니 대학생 신용불량자를 예방할 수 있으며, 아르바이트보다 학업에 전념하게 하여 대학과 학생이 모두 발전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반값등록금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이유는 서울시립대처럼 학교가 본연의 임무인 교육에 충실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꼭 시행되어야 할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시장 한 명이 바뀌면 정책이 변화되고 이는 근본적으로 사회의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 2014년 지방선거와 19대 대통령 선거'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의 정책을 꾸준히 이어 나가기 위해 재출마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시장의 재출마와 19대 대통령 선거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내년 2014년 지방선거는 앞으로의 박근혜 정부를 가늠하는 잣대와 정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박원순 시장의 19대 대선 출마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며 만든 도표이지만, 결국(재선된다면) 임기 1년을 앞두고 대선에 뛰어들 박원순 시장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박원순 시장의 임기는 2014년 6월 30일까지 입니다. 2014년에는 지방 선거가 있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은 재임 기간에 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현직 단체장은 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재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박원순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임기는 2018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그런데 2017년에는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박원순 시장처럼 지자체장들의 변화가 있다면 19대 대선의 향방이 미묘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0년 시행된 민선5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했습니다. 시장이나 도지사, 구청장,광역의원 숫자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많은 승리를 거둔 요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정부 불신임과 많은 시민의 자발적인 투표참여 때문입니다.
지방선거에 승리한다고 대선에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는 다른 유형이기도 하면서 지자체장들이 야당이라고 반드시 그 지역의 대선 투표에서 야당이 승리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대선 패배 이후 가졌던 정치에 대한 외면과 실망을 2014년 지방선거로 회복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 2014년 지방 선거를 새로운 희망으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박원순 시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지역에 사는 시민의 삶은 대통령과는 다르게 나름 행복할 수 있는 면도 있습니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지자체장의 권한이 강화됐고 이는 실질적인 정책의 변화를 통해 이들이 정치를 새롭게 만들거나 바꿀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대선 패배 후 가졌던 유권자들의 상처를 회복시키고 정치를 외면하며 떠났던 사람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문제는 많습니다. 현재 민주당의 모습과 행태를 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당론이 아닌 지역정책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야권연대가 끌고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습니다.
▲2010년 고양시 지방선거를 이끌었던 '무지개연대' 출처:이무열의 좌충우돌 세상읽기.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무지개 연대'를 만들었습니다. 무지개연대는 고양시장과 지방의회, 광역의회를 석권하면서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무지개 연대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당 정치에 속해 있는 의제는 배제하고 정책 의제, 그것도 지역에 맞는 정책을 중심으로 정책 연대를 했기 때문입니다.
야권 단일화를 정당의 사상이나 노선에 따르자면 한도 끝도 없이 갈등이 나옵니다. 그러나 지방에 맞는 정책 의제만을 논의한다면 당리에 따라 분열되는 후보가 아닌 진짜 국민연대 후보를 낼 수 있습니다.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선정해 그들의 공약을 널리 알리고 그들과 함께 지역 정치에 참여한다면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이 반값등록금을 떠들면서 당론 채택 어쩌고 했지만 결국 가장 손쉽게 반값등록금을 실천한 곳은 서울시립대였습니다. 무상보육 논란도 있었지만 부족한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달성한 곳도 서울시였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은 당분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으며, 간호사가 1인당 평균 17명의 환자를 돌보던 병원을 개선해서 1인당 평균 7명의 환자를 돌봄으로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필요없는 '환자안심병원'을 시작했습니다.
지역 내에 주차장이 없어 아우성이던 서울시에서는 야간 주차장을 개방하는 곳에는 주차장 임대 수입을 대신 제공하며 주차면까지 조성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치 논리가 아닌 지방에 맞는 정책을 얘기하고 좋은 방안을 모색하다 보면 이런 정책을 잘 펼칠 인물을 정당과는 무관하게 야권연대 후보로 선출할 수 있고,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치 투쟁을 우선시되는 면만 강조됐습니다. 이제 정치로 우리의 삶을 가장 쉽게 변화할 수 있는 지방자치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합니다.
정치연대는 깨지거나 반목, 그리고 서로 아픔을 줄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의 정치 역사가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사례처럼 야권연대 후보이지만 정당색이 옅고 정치적 노선보다는 실제 행정을 잘할 수 있는 정치인이 많이 생겨난다면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희망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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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이 패배했다고 실망과 좌절 속에 살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사는 지역을 움직이는 한 사람만 바뀌어도 우리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지역과 내게 필요한 정책을 누가 어떻게 할지에 대해 들어보고 검증하고 후보를 선정하여, 그 후보를 밀어주기에는 지금부터 해도 늦을 수 있습니다.
이제 투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 스스로 작은 정치 활동을 해야 합니다. 거창한 정치사상을 위한 정치활동이 아니라 내 앞길의 보도블록을 쓸데없이 뜯어 고치는 것을 막고 그 돈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써달라고 외치는 자발적인 시민 정치입니다.
세상은 희망을 품고 사는 것만으로 삶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희망의 끈을 절대로 놓지 않기를 여러분에게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여러분이 바로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