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이 시려와요

부모자식 조회수 : 1,558
작성일 : 2014-03-01 01:26:29

가슴이 시리다는게 애틋한 감정이 든다는게 아니고..

칼같은 차가운 바람으로 가슴이 얼어붙는것처럼 시려요.

어려서부터 엄마의 따뜻함같은거 전혀 모르고 컸어요.

딸만 넷 중 둘째인데 아주 어려서부터 이유를 모르게 엄마가 나를 다른 형제들보다 미워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줄곧 해왔네요. 칭찬하는 말이나 웃음, 스킨쉽 이런거 일절 없이 자랐네요.

어렸을때.. 여덟, 아홉살쯤으로 기억되요. 집안 형편이 그리 좋진 않은편이었는데.. 반찬이 없으면 계란후라이만 해서 밥이랑 비벼서 김치해서 먹는 날이 가끔 있었는데..  그럴때면 네 자매 중 저만 계란후라이를 안해주시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럼 전 어린 마음에 그게 너무 속상해서 밥상머리에서 혼자 눈물을 삼켰죠.

왜 나는 안주냐고 차마 묻지는 못하겠더라구요. 하루는 아빠가 보시고 왜 얘만 안주냐니까.. 저보구 니가 해먹으라고 소리를 질렀던게 생각나네요. 그 기억은 나이 마흔이 넘은 지금도 문득 문득 떠오르고 그럴때면 아직도 가슴이 너무 시립니다.

나무라는 말, 면박주는 말, 빈정대는 말, 싸늘하게 쳐다보는 눈빛..

모르겠어요. 엄마는 나한테 왜 그러셔야 했던건지..

쌍욕을 한다거나, 손찌검을 한다거나 그런건 없으셨지만, 그런 눈빛과 나를 대하던 엄마의 행동들, 비수처럼 마음속에 와박혔던 말들...

지금도 그런걸 떠오르면 너무 가슴이 시리고..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요.

우습죠. 나이 마흔도 넘어서 아직도 그런 기억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엄마와의 관계는 다른 인간관계의 기본이 된다는 생각 들어요.

엄마와의 관계에서 태생적으로 자신이 없다보니.. 누군가 나에게 호감을 보여도 관계를 맺는데 자신감이 없네요.

나는 그냥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같고..

아직 미혼이고 형편상 엄마랑 아직도 같이 살고 있는데.. 엄마를 볼때마다 예전의 그런 기억들이 떠올라요.

표면상으로는 지금은 별 문제없이 지내고 있지만.. 독립을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고 있어요.

그런데 독립을 하면 서로 연락하는 일 없이 서서히 멀어질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이 드네요.

전생의 원수지간이 후생에서 부모자식으로 만난다는 말 있던데..

전생의 기억을 못지우고 후생에서 부모자식으로 만난게 아닐까 싶네요.

그냥 엄마를 생각하면 어찌 해볼 수 없는 벽이 느껴지고 마음이 외롭고 시려오네요.

 

   

 

IP : 123.109.xxx.20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1 1:38 AM (211.200.xxx.9)

    위로드리고 싶어요...
    저도 아빠에게 이유없는 미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아빠가 돌아가시기전에서야 아빠를 여유있게 바라보았네요.
    부모님께 사랑받지 못했고 형제간에 사이가 늘 외로웠어요.
    그래서 다른사람들과의 관계도 어느정도 거리감을 두고 만나고 늘 누군가를 믿어도 좋은지 의심하게되었고,,,,,
    스스로 극복하고자 반항하고 집도 나오고 그랬었네요.
    결국은 결혼이란것으로 친정에서 도망나오고 살다보니 제 맘에 여유가 생겨서
    엄마에게 먼저 전화하는것이 내 도리이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되었네요.
    같이 사시면서 많이 외롭고 시리시다면 잠시 어머니곁을 떠나서 마음의 평안을 찾으셔서
    지나간시간을 되돌아보는것도 좋은방법인듯 싶어요..

  • 2. ..
    '14.3.1 3:30 AM (211.44.xxx.111)

    꼭 원글님이라서기보다 착하니까 손이 덜갔을수도 있어요
    소리 지른건 엄마 혼자 애 넷을 챙기려니 그게 힘이 부쳐서 순간적으로 나간말일수도 있고
    저희도 자식이 많아 엄마의 감정적인 부분이 불만스럽기도 했는데 이젠 또 먹을만큼 먹었고 엄마도 한 사람으로써 삶의 무게가 버거워 그러셨으리라 이해해요 생각하기 나름인거같아요..
    지금에와선 엄마도 내가 왜그랬나 후회하실수도 있구요
    엄마도 한다고 하시는데 자식 많음 그래요 한둘도 키우기 힘든데..오히려 저희 자매들은 제가 손 젤 많이 갔는데도 제가 젤 불만이고..나머지는 밖에서 컸어요 친구집에서 키우고 교회서 키우고 그래서인지 인간관계는 더 좋아요...

  • 3. 토닥토닥
    '14.3.1 5:56 AM (125.132.xxx.176) - 삭제된댓글

    그대의 맘의 상처를 토닥거려주고 싶네요 본인이 어린님을 안아줄만치 성숙해 지셨다면 어머니에게 조용히 물어보세요 그때 왜 그러셨어요? 저는 아직도 그일로 슬퍼져요 원망되요하고요 ... 그리고 역지사지로 그어머니를 이해해 본다면 그어머니는 친정부모로부터 사랑을 듬뿍받지 못하지나 않았을지요 또한 없는살림에 4자녀를 키우는 어머니의 스트레스는 얼마나 컷을까요 ㅠ 다른자녀 공정할 수 없었던 어머니의 마음에는 상처로 힘든 어린아이가 울고 있을까요 ...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습니다 님이던 저던... 대견한 점은 님은 상처받은 어린님을 안아줄 지혜가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 4. ..
    '14.3.1 11:33 AM (125.131.xxx.109)

    같은 상처로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원글님께 공감하고 댓글님들께 고맙습니다.
    원글님, 우리 힘내서 잘 살아봐요.

  • 5. 부모자식
    '14.3.1 12:14 PM (223.63.xxx.232)

    따뜻한 댓글들 감사해요.
    많이 위로가 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8053 밴드 눈팅만하면 1 밴드 2014/06/10 2,212
388052 문창극, 과거 칼럼에서 "노무현 자살, 부적절".. 3 샬랄라 2014/06/10 1,688
388051 김기춘-문창극, 알고보니 박정희기념재단 멤버들 1 이기대 2014/06/10 1,381
388050 노예같아요... 15 요즘들어 2014/06/10 3,752
388049 조개를 죽여야하는데... 고통없이 죽이려면.. 16 ... 2014/06/10 4,987
388048 PD수첩. 성신여대 총장 심화진 비리 19 대학비리 2014/06/10 4,596
388047 평발인데 맞춤신발 3 신발 2014/06/10 1,527
388046 저 매실 비싸게주고산건가요? 6 오이 2014/06/10 2,154
388045 카스에 애기똥사진 엉덩이사진 인간적으로 너무해요 36 카스 2014/06/10 8,296
388044 [바뀐애out] 신선한 돌잡이 아이디어 뭐가 있을까요? 도와주세.. 4 에혀 2014/06/10 1,144
388043 얼굴이 너무 잘 타요 2 에플 2014/06/10 1,949
388042 조국교수님 왕팬이예요 5 가르쳐주세요.. 2014/06/10 1,778
388041 지금은 분명 '왕조시대'입니다.(전우용님의 트윗) 4 맞는말씀 2014/06/10 1,625
388040 망설임병 고치고 싶어요 5 바람 2014/06/10 1,587
388039 [세월호]2014년 4월 16일 전에는 19 엉뚱녀 2014/06/10 1,938
388038 분이 나는 감자 추천해 주세요! 2 분 나는 감.. 2014/06/10 1,354
388037 임신소식알린 제게 자궁외임신 아니냐고 한 친구.용서가 안됩니다... 54 인생참.. 2014/06/10 15,129
388036 흰머리예방에 뭐가좋을까요? 6 비온다 2014/06/10 3,544
388035 유나의거리 잼있네요. 8 유심초 2014/06/10 3,293
388034 김진애 전 의원님 트윗- 이병기 국정원 내정자 2 이병기가 더.. 2014/06/10 2,471
388033 조국의 용기 낸 칭찬-묵묵히 팽목항 지키는 해수부장관 33 Sati 2014/06/10 6,292
388032 엉덩이 볼록해지는 방법 알려주셔요 6 루비 2014/06/10 3,025
388031 좀 섭섭할일 아닌가요 ‥ 18 동네맘들한테.. 2014/06/10 3,421
388030 반찬 사다드세요? 8 주부 2014/06/10 4,443
388029 올해는 매실담그는 분이 별로 없는거 같네요? 21 이시국에 죄.. 2014/06/10 3,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