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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우울증 판단, 정확한가요?

우울 조회수 : 3,814
작성일 : 2014-02-28 23:44:30
작년에 힘든 일을 겪고 한해를 간신히 보냈어요. 그리고 이제 좀 살 만하다 싶었는데 요 몇주간 무기력함이 찾아왔어요. 거의 누워 지낸 거 같아요. 다행히 집안일은 이모님이 일주일에 삼일 와 주셔서 제가 할 일은 별로 없어서 그 일만 겨우겨우 하고 지낸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 밥 차리고 남편 출근하면 누워 있다가 애들 점심 대충 차려 주고 또 누워 있고... 자살 충동까진 아닌데 그냥 사라져 버렸으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원래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라 게으름이 심해졌구나.. 그런 생각을 했지만 혹시나 싶어 병원을 찾았어요. 그리고 간단한 테스트를 받았는데 우울증 지수가 심하다고 다면적 인성검사를 하재요. 한 500문항에 답하는. 그 결과도 우울증 정도가 심각하게 나왔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일상생활을 아예 못한다든지 자살 충동을 느낀다든지.. 그렇지는 않거든요. 무기력한 와중에도 제가 꼭 참석해야 하는 모임 같은 게 있으면 참석했고요.

병원에서는 그 검사가 신뢰도가 꽤 있는 거라고 약물 치료를 권하네요. 전 우울증이 아니라 제 의지박약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의사 선생님의 판단을 믿고 치료를 시작해야 할까요?
IP : 124.51.xxx.15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이
    '14.2.28 11:58 PM (59.14.xxx.172)

    원하는 질문이 아니라 너무 죄송한데
    전문가님이 보시고 답글달아주실것같아서
    저도 묻어가는 질문하려구요
    저도 심리치료센터에서 우울증이 심하다는 진단과
    힘들땐 우울증 약을 복용해보라고 조언을받았는데
    심리치료도 안다니고 약도 복용 안하고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은건지요?
    물론 항상 빨리 내 존재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과
    매일 매일이 우울하고 괴롭습니다만 직장도 나가고 일상생활도 잘합니다

  • 2. 도움
    '14.3.1 12:18 AM (175.197.xxx.212)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험자로 답 달아요
    저도 너무나 멀쩡하게 일상생활 잘해요
    항우울제 먹고 있어요.
    처음에 약간 불편감이 있긴한데, 곧 사라지구요
    약 복용전후 차이가 확실히 있어요. 머리속이 깔끔해지는... 잡생각 없어지고, 우울해지거나 그러지 않아요.
    전, 7년전에 많이 힘들었던 시절에 매일같이 살기싫다는 생각으로 무기력하게... 그때도 남들보기엔 좋은학교 나와서 좋은직장 잘다니는 참한 처자였어요. 그때 항우울제먹고, 상담도 받고.... 7-8개월지나고는 약을 끊고 잘 살았어요. 결혼하고 아이낳고, 여전히 직장다니구요.
    작년 가을부터 여러가지가 너무 힘들어져서, 도저히 제힘으로는 감당이 안되어 다시 병원을 찾았어요.
    5개월째구요, 많이 도움된다는거 느끼고 있어요.
    요즘은 한달에 한번씩가서 선생님이랑 근황토크(?)하고 30일치 약 받아옵니다.
    약 드셔보시길 권유합니다.

  • 3. 약 드세요
    '14.3.1 12:26 AM (1.126.xxx.231)

    우울증 증세 중에 자기는 우울증 아니라는 거 도 포함 된다던가..

    제 의사샘이 자기도 힘들땐 먹었다고 자기 믿고 복용권유 해서 전 효과봤었어요
    약 싫으시면 오메가3 많이 드셔도 같은 효과 봅니다

  • 4. 약 드세요
    '14.3.1 12:28 AM (1.126.xxx.231)

    항우울제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저도 한두가지는 안맞았고
    아주 약한 걸루 먹었었고요

    뇌에 불균형이라 오메가3 지방성분이 그 균형잡는 데 도움 준다고 하네요
    지금은 하루하루 바쁘게 최선 다해 살고 있고요, 전에는 늘어져 잠만 자고 그랬었지요

  • 5. 심플라이프
    '14.3.1 12:43 AM (175.223.xxx.120)

    대한민국의 정신과에 가면 심리검사 같은 간이검사만으로도 우울증 진단 나옵니다. 진단은 대학병원 같은 종합병원에서 제대로 된 심리검사를 받은 후 신뢰하셔도 됩니다.
    의사들마다 진단명 다르게 나오는 건 상당히 흔한 일이예요.
    우울증약 안 드셔도 살만 하신 분들 힘든 일 닥치면 바로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시련이나 가족 간의 극심한 갈등으로 참고 참다가 자살한 분도 많이 봤습니다. 주의하세요.

  • 6. 저 중증 우울증
    '14.3.1 12:50 AM (175.200.xxx.109)

    6년전에 님과 같은 검사 받고 1년간 약 복용하자는 걸 가벼이 넘겼더니 지금은 심해졌어요.
    이제는 길을 가면서도 눈물이 줄줄 흐릅니다.
    약 복용하세요.
    저두 이제서야 후회하고 약 찿을 정도에요.
    오늘은 제가 흥분이 되어 서랍속 우울증 약을 찿다 없어 동네를 돌아다니며 정신과를 찿았을 정도에요.
    그런데 정신과가 다른 과처럼 흔하게 있지를 않아서 결국 못먹었는데 오늘 하루 종일 미치겠더라구요.
    낼 병원 가서 구준히 약 복용하려구요.

  • 7. 저 중증 우울증
    '14.3.1 12:52 AM (175.200.xxx.109)

    오늘 너무 힘들어 은행 가서 볼일 보다 은행원에게 정신과 좀 찿아다랄고 하소연 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 은행원 왈 주변이 지인 두명이 잇는데 한명은 자살하고 한명은 약 구준히 복용해서 좋아졌대요.
    지금은 본인이 내가 왜 그랬나 하며 밝게 지낸다고 하면서 저에게도 치료를 권하기에
    저두 약을 믿고 함 가보려구요.

  • 8. 우울증 초기 증세
    '14.3.1 12:55 AM (175.200.xxx.109)

    맞으니 지금 치료하세요.
    저처럼 가볍게 생각하다 중증 되면 한달 내내 우울해요.
    특히나 게절 바뀔때 아주 심해져서 가족들이 힘들어 하네요. ㅜㅜ
    그런데 이게 제 의지대로 안된다는 게 더 슬퍼요.

  • 9. 우울증 맞아요.
    '14.3.1 12:57 AM (59.86.xxx.7)

    지금 바로 치료를 시작하세요.
    저도 그런 증세로 힘들어 정신과를 찾아서는 약 먹고는 한달만에 말짱해 지길래 치료를 중단했더니 2~3년 후에 더 심한 증상이 찾아와서 많이 힘들었어요.
    우울증을 단순한 의지의 문제로 생각하는 개똥철학자 혹은 서푼짜리 지식으로 아는척 하는 이웃이나 친구의 조언에 흔들리지 마세요.
    정신과 의사 자격증이 고스톱으로 그냥 따지는 게 아닙니다.

  • 10. 전문가
    '14.3.1 1:33 AM (121.134.xxx.114)

    퇴근 후 잠시 들어왔다가 글을 보게 되었네요
    우선, 간단한 검사라 하신것은 문항수가 적은 BDI(우울증검사)인듯 싶고, 나중에 하신검사는 567문항의 다면적인성검사2(MMPI)네요. 지금 글로만봐서는 종합심리검사를 받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보통3-4시간걸리고 일주일뒤에 피드백을 해줍니다)병원에서 왜 그렇게 검사를 했는지도 궁금하고요..경험이 오래된 상담사는 가족력이라든지 내담자 태도 등등을 보면 응급상황인지 만성적질환인지를 알 수 있어요. 글쓰신분 나이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약물에 의존하기보다는 심리상담을 꾸준히 받으셔서 해결하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참고로 우울증약은 6개월이상 꾸준히 먹어줘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우리몸이 건강하려면 밥을 먹고 배설을 해야하듯이 마음에도 여러가지 감정이 들어오는데 그때그때 배설을 아주 잘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묵은 감정(분노, 우울, 불안 등)을 ventilation 시켜주는 것이 중요해요. 아마 검사하셨던 mmpi에서 우울지수만 높게 나오진 않았을 듯 싶은데요..
    그리고 제시간에 자고 제시간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시고 가벼운 산책부터 시작하셔서 땀이 송글송글 날 정도로 운동을 하시기를 반드시 권합니다.또 중요한 것은 몇살의 여성이 아닌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감정들은 아이들에게도 전염이 되기 때문에 꼭 상담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인간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언젠가 반드시 터지게끔 신이 우리를 만들었기 떄문에 일찍 터트리는 것이 나머지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기도 합니다.울고 싶을 때 울고(아이들 없을때) 회피하던 내 모습에서 대응하는 자신있는 모습으로 변화를 경험해보세요. 글로 다 적지 못해 안타깝지만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11. 전문가
    '14.3.1 1:43 AM (121.134.xxx.114)

    질문하신 검사신뢰도에 대한 이야기를 안 적었네요.
    심리검사는 거짓말을 못합니다. 본인이 한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기질과 심리상태(자살싸인까지도), 가족과의 관계성 등등이 정확합니다. 피드백을 들으시고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는 것은 내담자 몫입니다. 피드백이 내가 생각한 나와 다르다고 느낄 경우 "왜 다른지"에 대한 고민을 하시면서 그것또한 상담자와 잘 풀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모습대로 살아야 세상을 당당하게 살 수 있습니다. 또한 물질적 환경적 부모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서적 역할이 가장 중요해요. 모두들 내자녀가 공부 잘하기를 원하실텐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입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아이는 언젠가 그 영향이 표출되게 됩니다. 정서적 안정은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니 꼭 명심하세요.
    아이가 어리거나 아직 태어나기 전이라면 부모가 심리검사를 받아보는 방법도 있고 중학교가기전 연령에 아이검사를 받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 12. 띵띵
    '14.3.1 7:57 AM (175.223.xxx.234)

    전 신뢰하시고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심각한 불안과 공황장애로 치료받을때 심리검사했든데 당연히 우울증도 나올꺼라 생각했거든요.
    그 당시에 너무 슬프고 우울하고 괴로워서 맨날 울고 그래스니까요. 근데 우울증은 안나왔어요. 일시적으로 힘들어서 슬펐던거죠.
    그냥 겉으로 슬프고 우울하다고 우울증이고 그런게 아닌것 같아요. 진단에서 나왔으면 치료받아보시길 권합니다

  • 13. 원글
    '14.3.1 8:12 AM (124.51.xxx.155)

    답변들 감사드립니다. 네.. 검사에서는 우울뿐 아니라 불안, 강박, 낮은 자존감,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 많은 척도들에서 높은 점수가 나왔어요. 의사 선생님은 약물 처방이랑 심리 상담도 권하시네요. 휴.. 치료를 시작해야겠죠.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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