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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들 더욱 단속해야겠습니다.

층간소음 조회수 : 1,801
작성일 : 2014-02-26 13:16:47

6살, 5살 두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지라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선 늘 나름대로 신경을 쓴다고 쓰고 살아왔는데 참 어렵네요. 82에서 층간 소음 관련 글도 자주 읽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평소에 아이들이 뛰지 못하게 많이 단속을 하는 편이고, 3년 전에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고 지금까지 아래층으로부터 층간 소음문제로 한번도  항의를 받은 적이 없어서 우리 아파트는 최근에 지어져 다행히도 층간 소음 문제가 심각하지 않구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퇴근 하고 엘리베이틀 탔는데, 같이 타셨던 남자분께서 먼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저도 같이 인사를 했는데, 제가 그 분보다 한층 위 버튼을 누르자 저를 보시더니 "***호 사세요?"하고 물으셨어요. 그렇다고 말씀드렸더니 "아이들 있으시지요?" 하시더군요.  순간, 놀라서 "아 네. 혹시 많이 시끄러우세요?" 하고 물었고요. 아저씨께서 "아이들이 좀 뛰는 것 같더라고요" 하기실래 바로 죄송하다고, 앞으로 더 주의를 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와서 생각해 보니, 아래층이 새로 이사오신 분이실 수도 있고(이전에 사셨던 분이 소리에 많이 덜 민감하신 분들이셨을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면 그 동안 층간 소음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으나 그냥 참아주고 계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퇴근 하는 남편에게 과일 한박스를 사오라고 해서, 남편 퇴근 후 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갔습니다. 벨을 누르고 위층에서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여성분께서(엘리베이트에서 뵌 아저씨의 부인이신 것 같았어요) 무슨 일이냐고 하셔서, 애를 뛰는 소리 때문에 힘드셨을 것 같아서 사과드리러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문을 열어 주셔서, 남편하고 같이 층간 소음 때문에 아래층에서 많이 힘드신 줄 잘 몰랐다, 더 신경 썼어야 하는데 죄송하다, 앞으로 더 단속하고 주의시키겟다고 말씀드렸어요.

남편이 가져간 과일상자를 현관 앞에 내려놓았는데, 아무말 없이 듣고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바로 필요없으니 가져가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남편도, 순간 무척 당황했어요. 제가 거듭 죄송한 마음을 담은 작은 성의라고 생각해 달라고 사과를 하고, 더 주의시키겠다고 여러번 말씀드렸더니 한참 있다가 알겠다고 잘 먹겠다고 하셨어요.

돌아서서 나오는데 참 마음이 불편하고 무거웠습니다. 얼마나 화가 나고 쌓이셨으면 저렇게 차가운 표정과 말투이실까 싶어서 죄송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속이 상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물론, 아이들 더 단속하고 주의시켜야겠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구요.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좀더 튼튼하게 지었음 좋겠다는 생각, 아이들이 후딱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IP : 210.223.xxx.8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26 1:20 PM (124.49.xxx.19) - 삭제된댓글

    저희집 읫층에도 남매가 살아요, 안방욕실에서 목욕하면서 노래불러서 안봐도 압니다,
    한번씩 유치원 안가는 날은 우당탕탕,,,한번도 말한적은 없습니다.
    그냥 빨리 커기만을 바랄뿐이죠, 맨날 그러는거 아니라 참을만하구요.
    주의를 좀 주세요, 아마 많이 참고 있을겁니다,

  • 2. ...
    '14.2.26 1:21 PM (175.207.xxx.80)

    과일 받으면 나중에 항의하기 뻘쭘해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죠.
    하지만 부모가 이렇게 바로 개념있게 행동하면 애들이 뛰어도 좀 덜 밉습니다.
    애들에게 실내화를 신기시면 어떨까요?
    실내화 신으면 발소리로 인한 소음은 훨씬 덜해요.
    그리고 애들이 장난감 가지고 놀면서 부딪히고 던질때 소리가 의외로 크더라구요.
    그래도 아래층이나 윗층이나 점잖으신 분들이네요.

  • 3. 그레이스앨리
    '14.2.26 1:22 PM (175.208.xxx.38)

    아 피해자도 가해자도 다 이해가 가요. 저흰 층간소음으로 유명한 아파트에 살아서 대낮에도 아래층 뷴이 수시로 올라오네여. 반면 저는 그렇게 아랫집시람이 올라가는게 얼마나 스트레스인가를 너무 잘 알기에 가운데 끼어서 그 고충이 장난 아니네요. 저흰 아이도 하나고 별로 집에 있는 시간도 없는데 그저 죄인처럼 살게 되여. 층간소음 생각하면 그냥 아파트를 떠나고 싶네요

  • 4. ㅇㄹ
    '14.2.26 1:25 PM (203.152.xxx.219)

    저는 윗층에서 뛰는 애는 없는데, 피아노 소리땜에 노이로제가 걸릴지경이에요..
    아파트 사는게 죄인건지 참.. 살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요.
    어떤 분들은 묶어놓고 키워야 하냐고 하는데, 묶어놓고라도 키워야지 어쩌겠어요.
    전 뭐 애들은 아니고 딸 하나 키웠고 그 아이가 이미 다 컸지만 집에선 항상 까치발 들게 했거든요.
    서너살 짜리 애들도 말하면 알아들어요.. 어른들 발소리도 무시 못해요. 저나 남편이나 걸어다닐때도
    늘 아랫층 분들 의식하고 되도록 살짝살짝 걸어다녀요. 아파트 사는 죄겠죠...

  • 5. 아이고~
    '14.2.26 1:47 PM (218.236.xxx.167)

    지방에서 단독주택에 살고있어요 저는..어릴때 너무너무 가난하게 살아서;
    크면서 소원이 아파트 한번 살아보는거였는데..이젠 아파트는 절대 못살거같네요~
    우리애도 6살인데 한번씩 숨바꼭질에 달리기에; 사촌들오면 이방.저방.뛰어다녀도
    누구 눈치보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싶네요~
    목욕할땐 어찌나 노래를 부르는지;;
    요즘 하도 말들이 많아서 다들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으실거 같네요~
    에긍..본인집에서 맘놓고 생활하지도 못하는거 보면 참 씁쓸해요 ㅠㅠ;

  • 6. 슈르르까
    '14.2.26 1:48 PM (183.98.xxx.208)

    그래도 과일 가져가신 건 잘하신 거예요. ^^;;
    저희 윗집 할머니께서 친손주, 외손주 합해서 3~7세 아동들 네 명을 봐주고 계세요.
    저희는 다행히 층간소음이 심하지 않게 지어진 아파트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상황이 어떤지는 대충 아시겠죠?
    김장 때 꼭 김치 한 포기, 명절 때 선물 셋트 애들 손에 들려 오시는데
    이딴 걸로 입막음하고 계속 뛰겠다는 건가 뭔가 싶어 더 화딱지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경우 없는 분들은 아니구나 싶어 화가 좀 누그러져요.
    엘리베이터에서도 만나면 미안하다고 어찌나 쩔쩔 매시는지..
    약오르면서도 화도 낼 수 없고 그러네요. ㅎ

  • 7. ^^
    '14.2.26 2:22 PM (175.123.xxx.121)

    제가 윗집에서준 딸기 받고서 황당한일 겪은적 있어요

    남매가 있는 윗집은 맨 윗층 살아서 그런지 아님 잘 몰라서 그런지 좀 심하게 쿵쾅거렸어요

    제아이도 비슷한 또래라 많이 참았지만 한두달에 한번 인터폰을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딸기 드렸잖아요 라는말을 듣는데 어이가 없어서 할말을 잃었어요

    한2년정도 고생하다 이사 나왔는데 주범은 아이들이 아니고 그집남편 이었고

    한번도 미안하단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었어요

    그집 남자는 일없이 앞으로 팔짱끼고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너무 시끄럽고 밟히는것 같은 기분에 항의하러 갔더니 애들이 잔다고 하는데

    그남자가 거실을 왔다갔다 왔다갔다 하더니 시공사에 항의하러 하더군요

    부부가 어쩌면 세트로 그런지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끼쳐요

  • 8. 원글이
    '14.2.26 2:52 PM (210.223.xxx.87)

    헐, "그래서 딸기 드렸잖아요"라니..정말 황당하셨겠어요. 정말 경우 없는 윗집이네요.
    답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이래저래 마음이 무거웠는데, 써주신 댓글 보고 애들 단속 더 잘하고, 공동주택 생활 더 예의 갖추어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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