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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떻게 사세요?

1234 조회수 : 1,476
작성일 : 2014-02-24 16:16:27

 

애들 하나나 둘 대학 보내고 이제 부부만 남은 분들 어떻게 사시나요?

애들하고 같이 살지 않고 애들이 서울로 올라 갔다거나 아니면 같은 서울이라도 집이 멀어서

기숙사 있거나 하여튼 이제 집에 부부만 남은 분들은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해요.

전 이제 인생이 아무 것도 안 남고 그저 매일 매일이 늙고 늙어서 죽을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무척 우울합니다.

아직 살아 계신 시어른들도 더 노쇠해지셨고 몸이 노쇠해지고 힘드니 그 전에 그렇게 총명을 자랑하던

것도 다 부질없고 잘 안 보이고 (눈이 유난히 나쁘세요) 잘 안보이니 활자중독처럼 읽으시던 것도 포기,

잘 안 들리니 듣는 것도 많이 줄이고 그렇게 사세요. 저 모습이 또 내가 얼마 후면 답습할 모습이라 생각하니

심난하고요 인생이 뭐 있나 싶어요.

돈이나 많으면 모르겠는데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아니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까 내친 김에 솔직하게 써 볼게요.

전 밖으로 보이는 제 모습과 내 스스로가 느끼는 내 모습이 괴리가 너무 많아서 괴롭고 내가

가면을 쓰고 있는게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니 아무 한테도 내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털어 놓을 수도

없고 그러니 더 외롭다고 느겨요.

남들이 보기엔 아주 아주 공부 잘한 자식이 있지요. 공부는 무척 잘했고 그런데 미성숙한 저의 잘못도

있고 아이 사춘기 때 집안이 어려운 일이 있어서 제가 잘 해주지 못한 점도 있어요. 내가 너무 힘들다 보니

애 사춘기 감정 이런건 전혀 돌보질 못했죠. 그래서 아이와 관계가 그렇게 좋지는 못해요.

저한테 있는 유일한 제일 좋은 패인데 사실상 이것도 내면을 들여다 보면 내 손에서 멀리 멀리

떨어져 나간 패지만

하지만 이런 건 자세히 밖에 말하지 않는 이상 남들이 모르죠. 그냥 밖으로 드러난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이런 것들로만 판단되니 전 무척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고

남편도 빛 좋은 개살구라 인물이나 학벌은 대한민국 최상위인데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것도 자세히 말하기 전까진 아무도 몰라요.

그냥 제가 안고 사는 거죠. 이것도 제가 내조를 못해서라고 한다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저도 남편의 어떤 면때문에 힘들었거든요. 지금 경제적인 것은  모두 제가 감당하고 삽니다.

제 친구나 동기들 주변은 모두 남편들이 한 자리씩 하고 있는데 저는 어쩐지 드는 불편함 때문에

지금은 남편이 한 자리씩 하는 친구들하고는 아무도 안 만나고 산지 꽤 됐어요.

그러다 보니 보는 사람들은 그냥 일 때문에 보는 피상적으로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 이죠.

실제 내 맘이나 애경사를 같이 할 정서적으로 의지하거나 공감을 나눌 사람은 한 명도

없는 채로 오랫동안 지내온거죠. 친정 쪽에 상이 났을 때도 그래서 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아서 제 쪽으로는 단 한 명도 안 왔을 정도입니다.

남편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있는데 이게 갱년기 증상인지 뭔지 요즘은

바쁠 때는 그냥 저냥 지내다가 좀 조용하게 누어 있거나 그럴 때 마음이 너무 가라 앉으면서

우울해지고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왜 사는가 싶고 좀 웃기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지금 안 죽고 있는 이유는

죽으면 지옥 간대서 지끔까지 여기서 산 것도 힘들었는데 죽어서까지 내가 지옥가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그래서 차마 죽지도 못하고 꾸역 꾸역 살고는 있는데 이게 소위

말하는 가면성 우울인건지 뭔지 모르겠어요.

바쁘면 그런 생각 안 난다 할지 모르지만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바쁘고요

가끔씩 아주 가끔씩 운동하다가 그 때 조금 쉬거나 할 때 마음이 가라 앉으면서

내 인생이 모두 후회스럽고 할 수만 있다면 다시 20대로 돌아가 결혼 하기 전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간절해지면 질수록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더 좌절하게 되고

괴로워요. 살아온 이 시간까지의 인생이 모두 후회스럽게 생각되니 무척 괴롭고

그걸 어떻게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더 화가 나서 인생이 유독 나한테만은 유족

가혹했다는 생각도 들고 힘들게 살아 온 끝이 이제 탄력도 떨어지고 건강도 떨어지고 해서

늙어 죽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뭔가 바라보고 살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먹고 살아야 하니 무슨 봉사 아런 거 나갈 시간적인 여유는 안되고

어쩌면 그래서 나이들어서 반려동물이라도 들이는 걸까요? 사람은 안되니까?

뭘 하고 살아야 좀 인생이 늙어감에도 희망이 있고 즐거울까요? 

여긴 익명의 방이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이게 우울증인건지

다른 분들은 어떻게 사시는지 다 행복하게 사시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IP : 175.193.xxx.11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d
    '14.2.24 5:25 PM (39.119.xxx.125)

    상황이 꼭 같은 것도 아닌데
    왜인지 원글님 맘이 제마음처럼 꼭 그렇게 와닿아서 마음이 울컥하네요
    어떤 마음일지, 왜 혼자있는 시간에 이런 저런 생각의 끝에 눈물이 나시는지
    다 알것같아 원글님에게도 제자신만큼 연민이 느껴지네요.
    그러면서도 저도 어떻게 위로나 해법을 드려야할지 몰라
    그냥 이렇게 중얼중얼 댓글 달아봐요.

  • 2. 흠 다 내려놓세요
    '14.2.24 6:17 PM (182.210.xxx.57)


    자존심이랄까? 이런 기대치가 너무 높게 책정되서 오히려 님 스스로를 피폐하게 하는 듯...
    행복지수가 높으려면 나를 털어놓을 친구 친지들이 많아야 한대요.

  • 3.
    '14.2.24 7:40 PM (175.118.xxx.248) - 삭제된댓글

    저도 비슷합니다.
    한명은 유학, 한명은 대학도 중퇴하고 빈둥거리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남편은 애쓰고는 있지만
    매번 실패하고, 거기다 개인주의입니다.
    요즘은 미래가 불투명해서 좌절속에 삽니다.
    예전에는 나이든 사람들
    자식 다 키워놓고 회의를 느낀다고 하면
    진짜 이해가 안됐는데 지금의 저 더 심합니다.

  • 4. 자연에감사
    '14.2.24 11:32 PM (175.208.xxx.239)

    안아드리고 싶네요,,,,

  • 5. 한번 보세요~
    '14.2.24 11:51 PM (115.136.xxx.165)

    http://m.navercast.naver.com/mobile_contents.nhn?rid=213&contents_id=47144&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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