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연아선수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분개한 사람이지만 서명은 하지 않았었습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연아선수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은퇴 전 마지막 혼신을 다한 연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시 논란의 한 가운데 서게된 연아 선수.... 너무 힘들게 할 것 같아 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제가 운영하는 학원의 초등아이들의 대화....
어차피 금메달 못 찾아와.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할 리가 없지. 어차피 우리나라는 지나가면 끝이야.......
지나가면 끝이야......
지나가면 끝이야......
지나가면 끝이야......
지나가면 끝이야......
제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던 한 마디였습니다.
제 아들 친구들도 똑같은 이야기들을 한답니다.
어차피 안돼.......우리나라는 원래 그래.......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국가주의보다 이런 패배주의 아닐까요?
꼭 금메달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잘 못 된일은 반드시 나중에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불합리한 상황에서는 목소리를 내야한다, 힘들고 어렵고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먼저 포기하지 말고 할 수있는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알까요?
그것이 진짜 교육이 아닐까요?
저도 88 올림픽때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86은 기억이 안나고, 월드컵은 비난 받을만한 경기가 뭐 였는지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우리가 이번 사태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절도 전과가 있는 사람은 자기 집이 털려도 신고하면 안됩니까?
이번 일은 홈어드밴티지를 넘어선 수준이고 해 먹어도 너무 해먹은 상황이라 생각 됩니다.
표창원 교수님 존경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래서 서명하고 왔습니다.
욕 먹을 각오 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