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선수 뿐 아니라 피겨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물론 김연아 선수 때문에 피겨에 입문했지만 완전히 피겨 팬이에요
김연아 선수의 어제 경기에 대해 얼마나 화나고 분하고 속상하고 억울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실테니.......그 억울하고 분함만큼이나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어요
그냥......피겨의 한 세대가 끝이 난 것 같아요 이제 다음 세대로 넘어가겠죠
피겨 팬으로서 그동안 아사다 마오와 일본이 피겨계를 얼마나 개판으로 만들어놨는지 알지만
어제 아사다 마오 프리 끝나고 우는데 울컥하더군요
일말의 동정심?측은지심?그런 거 조금도 없어요 전 여전히 아사다 마오 선수 참 싫습니다 그 나라는 증오하고요
아마 아사다 마오가 은퇴하기 직전까지 여전히 잽머니로 피겨계를 더럽히고 그 이후에도 아사다 마오의 대타를 찾아 또 그짓 할 거에요
(아마 당장 올해 3월에 열릴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아사다 마오 선수한테 포크레인 점수 퍼줄 거에요)
근데도 왜 울컥했냐면 그냥 이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로 설명되던 여자 피겨의 한 세대가 끝났기 때문이에요
물론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연아 퀸의 세대가 끝난 거죠
거의 10년 가까이 피겨 팬으로서 피겨계에 항상 귀 열고 관심 갖고 살아왔는데
늘 그 안에는 김연아가 있었고 아사다 마오도 있었고 코스트너도 있었고 조애니 로세트도 있었고
그 외에 레이첼 플랫 미라이 나가수 캐롤라인 장 등 정말 수 많은 반짝 스타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사라지길 반복하고
그럴 때에도 김연아의 존재감은 절대 흔들리지 않고 항상 저기 하늘 꼭대기에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제가 피겨 경기를 보고 피겨 뉴스를 볼 때 그 안에 김연아는 없고 김연아와 같은 세대를 살아간 피겨 선수들이 대부분 없다는 게 왠지 슬프네요
10년 가까이 김연아 선수의 편파판정에 억울해하고 부상 소식에 마음 졸이고 다른 나라에서 신예가 등장했다는 소식 듣고 영상 찾아 보고 아사다 마오와 일본 연맹 하는 짓에 매번 분노하고
하도 영상을 많이 봐서 점프만 봐도 무슨 점프인지 구분하고 엣지 롱엣지 회전수 등 피겨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분석하고
개정된 피겨 룰에 꼼꼼이 관심 가지고 김연아 선수가 벤쿠버 이후 잠시 국제 대회에 나오지 않던 시절에도 항상 주요 피겨 대회들은 꼭 챙겨보고 그랬는데
진짜 한 세대의 끝이네요
물론 다음 세대를 이끌 여자 피겨 선수는 단 한명도 보이지 않지만요
근데......피겨에 대한 애정도 이제 끊을려구요
현 월드 챔피언, 현 올림픽 챔피언, 현존하는 여자 피겨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 여자 피겨 사상 최초 200점 돌파를 이룬 선수, 선수로서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딴 전설적인 선수를
그렇게 피겨계에서 한순간에 내치는 걸 보고 더 이상 피겨를 볼 자신도 볼 마음도 없어졌네요
그냥....김연아 선수를 좋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로 그간 항상 관심 갖고 함께 했던 피겨도 이제 제 인생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서 슬퍼요
저 같은 분 계신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