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정말 심보 못돼고, 이기적인 사람인데요. 변하려고 노력중인데

하나 조회수 : 3,090
작성일 : 2014-02-21 13:12:14

 어려서부터 맏이라서 득을 많이 보고 자랐어요.

장녀로 태어났는데 그래서 친가에서 많이 미움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외가에서도 첫아이인데 장녀라서 차별 받으니, 부모님이랑 외조부님이랑 외가쪽 친척들은 딸이 귀해서 정말 예쁨 많이 받고 자랐는데 그 예쁨을 제가 타고난 본성이 못된건지 심보도 고약하고 이기적이게? 영악하게 받아들였어요.

 

아무튼 그래도 겉으로 보기엔 어른들한테 잘하고 친절한척 착한척 했지만 척일뿐이였고요.

실상은 내가 남보다 더 잘되야하고 남이 더 잘하면 그거 못봐서 질투하고 발동동 구르고 그랬죠.

 

그래도 밖에서 티는 덜냈어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 이웃집 어른들은 제가 예의바르고 수더분한 그런애로 아셨고요. 반대로 아무리 티를 안내려고 해도 티는 나잖아요? 그래서 대인관계가 수월한 편도 아니였고 종종 윗어른들과 마찰도 있었고요. 평가는 극과 극이였어요. 참 좋은 친구 vs. 완전 싸가지.

 

아무튼 그 욕심때문에 남들 놀때 공부하고 남들 잘때 공부해서 좋은 결과를 냈었지만

성인이 된 뒤부터는 제가 정말 잘못 살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친가의 사람들 모습에서 제 모습이 오버랩 되는걸 느끼면서 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한 충격이였고요.

 

 

친구가 나보다 시험을 잘보면 밤에 잠도 못 자고 공부를 하면서, 그 친구가 모르는거 물어봐도 입 싹 닫았던 나.

친구가 나보다 시험을 잘보거나 좋은 수행평가를 받으면 뒷담화를 했던 나.

나도 잘난거 하나 없는 공부만 좀 하는 찌질이 주제에 은근히 사람 가르던 나.

거기다가 제일 충격 받은건

남이 잘되는거에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에요.

 

 

그걸 깨닫고 엄청 노력했어요.

사람을 존중해주자. 질투하지 말고 순수히 그 노력과 결과를 축하해주자. 남을 까내리며 나를 올리려하지 말고 내 스스로를 업시키자. 차라리 손해를 보는게 마음이 편하다. 너무 내 욕심만 챙기고 사람을 대하지 말자 등등

늘 일기를 쓰면서 반성하고 생각을 했어요.

 

그게 삼년정도 되었는데

문득 문득 질투라는 감정이 튀어 나와요. 정말 못난 모습이죠.

그럴때마다 부끄럽고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정말 나는 원래 이렇게 인간 쓰레기인가 싶어서 좌절하게 되요.

아직 삼년뿐이 안되었으니까 그런거겠죠?

27년을 그런 모습으로 이기적으로 살아왔으니 앞으로 27년을 더 노력하면

저 남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줄 알고 남의 좋은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고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을 수 있겠죠?

 

오늘따라 나는 왜 이런 사람인가 싶어서 많이 힘드네요.

 

 

 

 

 

 

 

 

 

 

 

 

 

 

 

 

 

 

IP : 218.101.xxx.19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21 1:14 PM (110.70.xxx.140)

    27년을 살고 그런 결심을 한 자체가 대견하네요
    전 40년을 살고도 아직인데...
    화이팅입니다

  • 2. ...
    '14.2.21 1:19 PM (1.241.xxx.158)

    정말 못된 사람은 본인이 못됐는지도 몰라요. 너무 착해지려고 하지 마세요. 제가 아는 사람들중 남의 기쁜일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았어요. 열명에 한두명?? 그것도 넘 많은 수.
    그런데 그런 사람들속에서 본인만 너무 착해져서 뭐하시게요.
    제가 님처럼 그나이부터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정말 착해져서인지 나이 먹어서 참 사람들속에서 휘둘리며 살았어요. 남들도 다 나처럼 노력하고 사는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왜 굳이 그렇게 착해지려고 하고 본인혐오를 하시나요.
    그러지 마세요.
    님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에요. 글만 읽어도.
    그래도 사랑 많이 받은 사람이라 너무 티없이 세상을 보시는것 같아요.

  • 3. 저는
    '14.2.21 1:21 PM (121.160.xxx.196)

    저는 50이 다 되어도 마음속은 항상 폭풍입니다.

    질투를 넘어서는 가장 좋은 것은 '내 것이 최고로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이래요.
    이것은 소유보다는 존재에 가치를 둘 때 가능하대요.

    우리 화이팅!!

  • 4. @@
    '14.2.21 1:27 PM (122.35.xxx.135)

    원글이는 그래도 자기를 돌아볼줄 아니까 다행이네요.
    원글이 같이 행동하면서도 스스로 착한줄 알고있는 애들이 바로~~채린이같이 완전체녀 되는거죠.
    나는 옳고 바른데, 남들이 내말을 따라야 맞는건데~~나를 비난한다, 억울하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이럼서 울부짖는 여자 말이죠.

  • 5. 122
    '14.2.21 2:43 PM (211.181.xxx.31)

    님 저랑 비슷한 점이 많네요
    그래도 성격중에 좋은 점, 따뜻한 면도 많을 거에요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발전해 나가요 우리
    화이팅!!

  • 6. ,,,
    '14.2.21 4:35 PM (203.229.xxx.62)

    원글님 충분히 잘하고 계셔요.
    인간은 70%는 본질이 같아요.
    나머지 30%는 환경, 교육, 부모, 경제력에서 차이 나는거예요.
    너무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주위에서 호구로 알고 상대 하니 좀
    이기적으로 거절도 하고 내 마음도 표현하고 살아야겠다 생각해요.
    마음 닫는대로 스트레쓰 받지 말고 적당한 예의와 배려 지키며 살아 가세요.

  • 7. ....
    '14.2.21 8:48 PM (218.101.xxx.194)

    리플들 감사합니다. 많은 힘과 용기가 되었습니다..

  • 8. @@
    '14.2.21 10:14 PM (122.35.xxx.135)

    아무리 겉으로 안드러낸다~친절한척 한다~~그래도 상대방이 나를 적으로 대하나, 친구로 대하나?
    이거 아무리 못나고 맹한 사람이라도 모를수가 없거든요. 티가 안날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원글이가 누구나 알아주는 유명인사쯤 되는것도 아니고, 별거 없는 여자가 이유없이 거만하게 구니까
    대인관계에 트러블이 많겠죠. 그러니 원글이도 변하지 않음 안되겠다 싶어 변한거지~~안변함 왕따되겠다 싶으니까
    아무 사건없이 이유없이 자기 못된 심뽀를 반성한건 아닐껄요?

  • 9. 루린
    '14.2.21 11:15 PM (112.152.xxx.50)

    예전에 읽었던 책 글귀에 그런말이 있었어요...다른사람의 성공이 질투나는것은 예를 들어 하늘에 성공이라는 공이 하나라고 생각해서 그런거라고..

    하지만 사실...하늘에는 자신만의 공이 여러개 떠있고..그걸 그사람은 자기것을 잡았으니..이제 나는 내것을 잡으면 된다구요...

    그래서..그이후로는 부러운것은 있지만..시기질투는 안하게 되더군요..도움되는 말이 되었길 바래요..

    우리는 인간이니까..순간순간 스스로를 닦아가며 살아야하는것 같아요..불완전체이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6495 기초 수급자 대상자 아닌사람들도 신청해서 얌체짓하는 18 인생 2014/02/28 3,983
356494 알기쉬운 우주의 크기라네요 4 달에라도 가.. 2014/02/28 1,590
356493 시댁이랑 평생 인연끊고 사는 사례 있나요? 며느리가요... 18 궁금 2014/02/28 9,090
356492 스포츠가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 1 운동 2014/02/28 1,074
356491 개 산책할때 앞만 보고 걷는거 아니지요? 9 개산책 2014/02/28 1,269
356490 큰아빠가 뽀뽀를 좀 했기로서니 43 2014/02/28 13,043
356489 1.8L 되는 이런 식용유 어디다 옮겨담아 쓰세요? 6 대용량 식용.. 2014/02/28 1,087
356488 대학로 한정식집 2 궁금 2014/02/28 1,542
356487 윤은혜 원래 갈색피부아니었어요? 9 .. 2014/02/28 3,348
356486 아니 정덕희 이여자 tv에 나오네요~ 11 뻔뻔 2014/02/28 7,481
356485 지퍼 백으로 포장이 된 제품이 많았으면... 4 지퍼백 2014/02/28 881
356484 비비밤은 어떻게 사용하나요? 6 저. 2014/02/28 1,362
356483 유료결재 환불받았어요 카드사 2014/02/28 613
356482 자식이나 사위, 며느리가 회사에서 승진 했을때,,, 9 엄마 2014/02/28 3,209
356481 과일싫어하는사람 18 ... 2014/02/28 3,062
356480 휜다리 교정기 스타일렉스 써보셨나요 3 씽씽이 2014/02/28 3,116
356479 성당에 다니려고 합니다. 준비기간에 읽을 책 추천해주세요. 그리.. 5 예비신자 2014/02/28 860
356478 외국 여행준비할때 안타까운 경우 18 ........ 2014/02/28 4,526
356477 딸기는 큰 게 맛있나요? 12 2014/02/28 3,125
356476 요즘 오설록 차에 빠졌어요. 7 차 좋아해요.. 2014/02/28 2,093
356475 오래 놔둔 불린 미역 먹을수 있나요? 3 초보주부 2014/02/28 1,074
356474 FactTV가 (KBS/MBC/TV조선)을 고소했던 건 1 참맛 2014/02/28 494
356473 내일 서울가는데..옷을? 4 날씨요.. 2014/02/28 1,005
356472 오늘 제가 마신 커피 18 꿀과자 2014/02/28 2,915
356471 건보료. 지역가입자 질문좀요. 5 질문요 2014/02/28 1,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