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맏이라서 득을 많이 보고 자랐어요.
장녀로 태어났는데 그래서 친가에서 많이 미움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외가에서도 첫아이인데 장녀라서 차별 받으니, 부모님이랑 외조부님이랑 외가쪽 친척들은 딸이 귀해서 정말 예쁨 많이 받고 자랐는데 그 예쁨을 제가 타고난 본성이 못된건지 심보도 고약하고 이기적이게? 영악하게 받아들였어요.
아무튼 그래도 겉으로 보기엔 어른들한테 잘하고 친절한척 착한척 했지만 척일뿐이였고요.
실상은 내가 남보다 더 잘되야하고 남이 더 잘하면 그거 못봐서 질투하고 발동동 구르고 그랬죠.
그래도 밖에서 티는 덜냈어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 이웃집 어른들은 제가 예의바르고 수더분한 그런애로 아셨고요. 반대로 아무리 티를 안내려고 해도 티는 나잖아요? 그래서 대인관계가 수월한 편도 아니였고 종종 윗어른들과 마찰도 있었고요. 평가는 극과 극이였어요. 참 좋은 친구 vs. 완전 싸가지.
아무튼 그 욕심때문에 남들 놀때 공부하고 남들 잘때 공부해서 좋은 결과를 냈었지만
성인이 된 뒤부터는 제가 정말 잘못 살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친가의 사람들 모습에서 제 모습이 오버랩 되는걸 느끼면서 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한 충격이였고요.
친구가 나보다 시험을 잘보면 밤에 잠도 못 자고 공부를 하면서, 그 친구가 모르는거 물어봐도 입 싹 닫았던 나.
친구가 나보다 시험을 잘보거나 좋은 수행평가를 받으면 뒷담화를 했던 나.
나도 잘난거 하나 없는 공부만 좀 하는 찌질이 주제에 은근히 사람 가르던 나.
거기다가 제일 충격 받은건
남이 잘되는거에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에요.
그걸 깨닫고 엄청 노력했어요.
사람을 존중해주자. 질투하지 말고 순수히 그 노력과 결과를 축하해주자. 남을 까내리며 나를 올리려하지 말고 내 스스로를 업시키자. 차라리 손해를 보는게 마음이 편하다. 너무 내 욕심만 챙기고 사람을 대하지 말자 등등
늘 일기를 쓰면서 반성하고 생각을 했어요.
그게 삼년정도 되었는데
문득 문득 질투라는 감정이 튀어 나와요. 정말 못난 모습이죠.
그럴때마다 부끄럽고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정말 나는 원래 이렇게 인간 쓰레기인가 싶어서 좌절하게 되요.
아직 삼년뿐이 안되었으니까 그런거겠죠?
27년을 그런 모습으로 이기적으로 살아왔으니 앞으로 27년을 더 노력하면
저 남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줄 알고 남의 좋은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고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을 수 있겠죠?
오늘따라 나는 왜 이런 사람인가 싶어서 많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