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초 6졸업 저희 딸아이는 학원 다니는 걸 엄청 싫어한답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초등 1학년 때부터 공부방을 다니면서 숙제때문에 치이는 모습을 많이 봤대요..
쉬는 시간에도 학원 숙제하고, 집에 가서도 학원 숙제하고 하는 걸 보고는 자기는 절대로 학원에 안갈거라더군요.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도 다른 아이들이 학원 시험이나 학원 숙제를 하는 걸 보고는 옆에서 보는 자기가 질렸대요..
지금 영어학원 하나 다니는데, 거기는 문법 위주가 아니라 회화위주고 선생님이 외국인이라서 널널하게 시키는 편이에요..
시험도 부담없고, 숙제도 부담없고... 오히려 영어에 재미를 느끼고 팝송 찾아서 외우고.. 뭐, 공부라기 보다 즐기면서 하더라구요.. 발음은 좋습디다...ㅎㅎ
저희 아이 공부하는 스타일은 빡세게 밀어붙이면 오히려 안하는 것 같아요.. 초등 저학년때부터 '기적의 계산법'을 하루 한~두장 시켰는데, 엄청 스트레스 받길래 몇 권 풀게하고는 그만 뒀어요..
그래서 초등 고학년때는 자기가 알아서 공부한다고 과목별 문제집 한권씩만 풀더라구요. 공부시간은 자기가 알아서 책상에 앉아있기는 하는데, 귀에 이어폰 꽂고 문제를 풀긴 하더군요..(저도 그렇게 공부해왔으니까, 뭐라고 하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성적은 그냥그냥 중상위권은 유지하고 있어요.. 공부하는 시간에 비해서는 성적이 잘 나오는 것같아요..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더군요.
학교 방과후 수업때 기타를 잠깐씩 배우더니 두달전에 기타를 사고싶다고 슬쩍 이야기를 하더군요.
뭘 사달라는 소리를 잘 안하는 아이라서 졸업선물로 사줬습니다.
그때부터 배우고 싶은 연주를 인터넷 뒤져가며 악보 찾아서 혼자서 연습하더군요..
혼자 연습하는 것치고는 꽤 잘하는걸 보니 근성은 있는것 같은데,, 공부도 그렇게 아이만 믿고 맡겨놔도 될지 걱정입니다.
다른 애들은 밤늦게까지 학원 다니는데, 자기는 ebs만 열심히 할거래요..
지금도 중학교 선행은 하나도 안하고 있구요. 문제집도 아직 안 샀어요..
중학교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네요.. 선행금지법이 자기를 위해 만든 것 같다나요..
(뉴스에서는 이렇게 되면 사교육이 더 활성화 될거라고 하던데...T.T)
저도 5학년때쯤에는 공부 욕심이 나서 아이를 들들 볶기도 했는데, 그러다보니 성적은 별반 차이가 없는데 아이랑 사이만 나빠져서 제가 그냥 욕심을 버리고 아이한테 맡겨놓고있어요.. 가끔씩 '니가 알아서 잘해라..'라고 해줍니다.
덕분에 아이랑 사이는 좋구요.. 저희 애 성격도 좋은편이에요. 초등 6년동안 다른 아이랑 트러블 한번 없이 골고루 잘 지냈어요.. 지금까지는 저희 아이에게 대체로 만족하는 편인데, 그냥 아이한테 맡겨놓고 EBS교재만 사주면 되는건가요...
지금 저희 아이는 중학교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한국사능력평가 3급을 따고 싶다고 혼자 한국사공부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보면 만족스러운 아이인데,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많이 불안합니다.
아직 아이가 모르는 공부방법이 있다면 제가 먼저 알아보고 슬쩍 흘리듯이 이야기해주고 싶은데(제가 강요하면 더 안할것 같아요...), 정보가 전혀 없네요..
스스로 '나처럼 행복하게 초등학교 다닌 아이는 없을 거야..'라며 만족하는 아이..
이대로 놔두면 안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