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언제까지를 "젊음"이라는 이미지 안에 넣을 수 있을까
스무 살 갓 넘어서 겁두 없이 빨리 서른이 되기를 바라기도 했건만
막상 30 넘고 중반 치달으며 느끼는 이 묘한 상실감과 공포
생각해 보면 여자의 젊음을 가임 기간이라는 지극히 생물학적 범주에서 보면
50년 안팎인데...
자료나 통계가 그런 것일 뿐
알게 모르게 정해진 젊음의 유통기한은 말 안해도 안다
말로는 현재 신체 나이는 10년은 빼야 한다고들 하지만
잘 먹고 관리 잘 해서 그렇게 보일 수는 있어도 어차피 가는 길은 "노화" 아닌가
사는 만큼 보이는 세상이고 보니 그렇게들 동안에 집착하고 얼굴을 조립해대는 모양이다
어쩌다 늙음 자체를 혐오하고 부정하는 세상이 됐는지
이게 정상인지...
TV에 나오는 동안 비법을 보고 있노라면 저게 뭐하는 짓인가..싶고
70 다 된 할아버지의 체지방 제로에 가까운 근육을 보는 맘은 참 불편하다
할머니의 허리가 잘록하다고 환호를 질러대고
박수치고 그런 난리가 없다
곱게 건강하게 잘 늙는 건 없고
오로지 뺑뺑하게 표정을 알 수 없는 그런 얼굴들이 돌아다닌다
화장품만 해도 죄다들 안티, 안티, 안티...
늙어선 안 된다는 무의식적인 죄책감을 부추기는 사회
동안에 집착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늙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하철은 어떤가
노약자 지정석 부근에 무리지어 서있는 노인들
누가 몰지도 않았는데 대부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곳으로 꽁지 감추듯 한다
언젠가 연배가 상당하신 (70)분과 지하철을 탔다
젊은 친구가 자리를 양보해도 굳이 꼿꼿이 서 계신다
노약자석엔 죽어도 가기 싫다시며...
웬만큼이 아니면 늘그막이 추리해지는 건 자연의 이치다
기름기 쏙 빠진 모습이 현실인 거다
누구나 겪어야하는 일이고 순리인데 마치 나는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들 보면
끔찍하게 무섭고 ..우습다
광고부터 바꿔야 한다
노인 상대 광고는 죽어서두 자식한테 부담 줄 거냐며 겁주는
"상조 광고"...
죽기 전에 보험이나 들라는 광고를 24시간 틀어대는 나라...
그러니 한국의 노인들이 비루하고 추할밖에...
어느 과학자가 이런 얘길 했다
인간은 생식능력을 다하면 그 다음부턴 쓸모없는 존재란다
가끔 과학적 사고가 참 정나미 떨어지기도 하지만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아예 그들의 학설처럼 수컷이니 암컷이니 하며 떠드는 분석이
차라리 더 인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