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에 대한 실망과 분노..

싫다..정말.. 조회수 : 2,476
작성일 : 2014-02-19 11:35:43

전 많은 걸 가졌지만.. 아버지 복은 없습니다.

다들 시부모님에 대해 원망의 글을 쓰지만 저는 시어머니가 어떤 행동을 해도 저희 아버지와 비교 하면 훌륭한 분..이란

생각이 더 큽니다.

저희 아버지는 말그대로 유아적 사고를 가진 한량입니다. 옛날 분이라는 걸 감안해도.. 이해할 수 없는..

저희 어릴 때 사업하신다고 회사를 관두신 후 계속 말아먹으셨어요. 그 때 빚쟁이들이 많이 찾아왔었어요.

아버지가 안만나 주니까 초등생이었던 제 남동생네 학교로 찾아와 너네 아버지가 내 돈 떼먹었다. 얘가 사기꾼 아들이다.

하면서 망신주고. 집에 찾아와 며칠간 안나가고.

그 때 저희 아버지는 어디에서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집에 들어오지 않고 혼자 숨어계셨죠. 혼자 있으면서 여자도 부르고

했던 듯.. 빨래 더미를 일주일에 한번 집근처에 와서 주고 가는데 여자 스타킹이 들어있었죠.

저희 엄마 그거 보고 오열했었죠. 사실 위에 언급한 남동생도 배 다른 동생.. 그 여자와 살테니 엄마에게 나가라고 소리

지르곤 했다네요.(전 어려서 몰랐어요)

사춘기였던 전 하루종일 빚쟁이 독촉 전화를 받아야했고.. 아버지는 주말에 밥 한번씩 같이 먹곤 했어요.

그니까..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 본인은 수습하지 않고 피해있고 숨어서 편하게 있었던거죠. 그러면서 빚쟁이들이 나쁜

사람들이라고 욕하곤 했죠. (그 땐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ㅜㅜ)

그 후로 계속 사업 한다고 했다가 또 말아먹고 말아먹고.. 저희는 늘 돈 없어 피폐하게 지냈고.. 엄마가 그나마 어디서

구한 돈이나 식재료로 따뜻한 밥 매일 해주시고 사람 답게 살게 해주셨어요.

아 진짜 쓰려니 몇날 며칠 밤새도 다 못쓰겠네요. 살면서.. 일이란 일 하는 건 본적이 없고.. 자질구레한 집안일도..

엄마가 아파 쓰러져도 돕는 거 못봤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아니면 돈이 필요해서.. 등등 이사할 때도 엄마 혼자 짐

싸고 아버지가 돕는 거 한번도 못봤고..(저희 짐은 저희가 힘닿는대로 싸고요..)

폭력도 쓰셨죠. 저희 언니 초등학교 때 길에서 아버지에게 밟히며 맞았었어요. 도망다니며 남의 집 사는게 싫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가.. 저도 아버지 아픈 발 건드렸다고 욕 듣고 왜 욕하냐고 따지자 나무 도마 등으로 얻어 맞고..

그 후에도 사과 한마디 못들었죠. 니가 나빴다는 얘기밖에..

저희 엄마도 수없이 맞고요. 정말 세상에 없을 괴팍한 시어머니였던 할머니에게 말대꾸 했다며..

그 후 저희 성년 되기 전에 저희 명의로 대출 받게 해서 신용불량자 만들었고요.. 매일 돈 빌려달라 해서 아르바이트 한거

가져가기 일쑤고.. 남동생이 정말 힘들게 산업체 병역해서 모은 돈.. 안주면 호로자식 나쁜놈이라고 협박해서 가져가고..

저희 언니 직장 다닐 때 언니의 아이 돌봐주면서(돌보는 건 90% 친정엄마) 겨우 살고.. 저도 직장 들어가면서 일부 내놓고

그렇게 살았네요. 그런데도 툭하면 직장에 있는 저에게 전화해서 돈 좀 보내달라 하셨었죠.

그러다 성질 나면 니가 집에 한일이 뭐가 있어!!!!! 하면서 집 뒤집어 놓고.

제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는 제 아이 봐주시면서 저희집에서 같이 사시는데.. 참 보고 있기가 힘들어요..

엄마는 정말 너무너무 좋은데..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데.. 아버지는 계속 한량이네요.

하루종일 누워서 TV 보고.. 엄마가 해준 밥 드시고 궂은 일은 절대로 안하시고.. 하루 한두시간 아이 데리고 공원 가서

산책 시켜주시는게 다.. 엄마가 가끔 외출 하실 때 아이 돌보시고.. 그런 이유로 같이 있긴 한데..(가끔 엄마 숨통 트여주기)

볼수록 한심하고.. 짜증나고..

제가 직장을 그만두면 당장 엄마랑 같이 살 명분도 없어지고(집도 돈도 없으세요) 생활비도 못드리니 직장은 계속 다녀야

겠고.. 남편도 장모님이 매일 맛있는 음식 해주시고 아이 잘 돌봐주시니 감사해하고요..

근데.. 장인은.. 남편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네요. 심지어 아이까지 할아버지는 하는 일이 없다고..ㅠㅠ 

전.. 그런 아버지를 대접하지는 않아요. 필요한 얘기만 하고 차가운 딸이죠.

근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나중에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내가 이 모든 기억을 다 잊고 불쌍한 아버지한테 차갑게 군

나쁜 딸..이라는 기억 속에 살게 될까.. 하는거에요. 분노가 잊혀질까봐.. 스스로를 탓하게 될까봐..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나중에 분노가 잊혀질 때 다시 보고 일깨우려는 이유도 있네요.

사람 미워하는 것도 힘드네요.

IP : 203.229.xxx.25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14.2.19 11:40 AM (118.222.xxx.7)

    저도 전라도에서 올라온 아버지 생각이나는 글이네요
    저희 아버지도 전라도에서 두집살림 비슷하게 하며 왔다갔다 하시다가
    올라오셨는데 아무것도 할줄모르고 그냥 집에서 TV보며 정부, 나라욕만 하며 사세요
    아무것도 하는거없이 전형적인 한량이십니다 ㅠ

  • 2. .......
    '14.2.19 11:49 AM (180.68.xxx.105)

    전형적인 착한 마누라 컴플렉스 걸린 어머님과 착한 딸 컴플렉스 걸린 모녀간이네요.

    저런 쓰레기는 젊었을때 이혼을 하던가, 인연을 끊는게 저 인생 도와주는거예요.
    지속적으로 돈을 해주니 지 몸뚱이 고생시켜서 돈 벌 생각이 없는거지요.
    뭣하러 돈을 벌겠어요? 마누라하고 자식들 괴롭히면 바로 돈이 나오는데....

    아버지가 무서운데 어쩌냐구요???
    너죽고 나죽자 하고 달려들어보세요. 저런놈은 바로 꼬리 내립니다.
    미친년 소리 몇번 듣고, 경찰 한두번만 불러보세요. 알아서 설설 깁니다.
    행여나 지금 제 댓글이 읽기 불편하시다면 원글님과 어머님은 죽을때까지 피 빨리며
    살아간 팔자인겁니다. 원글님 형제들도 마찬가지구요.

    특히나 저런 사람들은 자기애가 강하고 자기몸뚱이를 엄청 아끼기 때문에 대부분 오래 삽니다.

  • 3. 아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
    '14.2.19 11:59 AM (61.98.xxx.145) - 삭제된댓글

    정말 그리고 그 미운사람에게서 내가 나왔다는것도 정말 슬프죠
    위로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 나중에 우려하는 마음이 안드려면요
    미움에서 불쌍한 사람 안된사람 참 철안들어서 본인도 슬프지 자기중심적이여서 대접도 못받는구나
    몸뚱이 하나 먹고 살지 몰라도 사랑 못받는걸로 벌 되는거구요

    미워 하는 맘에서 안되었다 하는 마음으로 바꾸세요 ~~~

  • 4. 원글
    '14.2.19 12:50 PM (203.229.xxx.253)

    위로의 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위로가 되네요.. 더 할말 없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꾸짖는 글도 감사합니다. 저 착한 딸 아니에요.. 저희 언니와 엄마가 심하게 착한거지요. 바보 같을 정도로.. 저는 말도 잘 안섞고 대화할 일 있을 때도 차갑게 합니다. 어디 아프다 어디 아프다.. 엄살 부리셔도 들은체도 안하고요. 근데.. 엄마가 아버질 챙기시네요. 이번생에 최선을 다하고 다음생에 안만나시겠답니다. 전생에 엄마가 아빠에게 무언가 큰 죄를 졌었나보다고.. 이번생에 다 갚겠다고.. 그리고 인연을 남기지 않겠다고..

  • 5. 어머님
    '14.2.19 1:48 PM (210.207.xxx.58)

    어머님 말씀이 너무 가슴아프네요.
    그 속이 오죽하셨을까요....

    어머님께 잘해드리세요..
    또한 아버님도 나이가 있으시니 예전만 못하시고 따님들 눈치 많이 보실껍니다.
    만일 그런 마음이 있으시다면,, 아버님께도 성의는 표하시고 사는게 님을 위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동안 애쓰셨어요...

  • 6. 원글
    '14.2.19 1:58 PM (203.229.xxx.253)

    감사합니다.. 엄마 생각하면 정말 짠..합니다. 위로와 조언..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8471 문창극 망언을 보면서 2 ㅇㅇㅇ 2014/06/12 1,404
388470 6.4 지방선거 경기-인천 패배가 안철수 탓? 반성없는 남탓 타.. 6 201404.. 2014/06/12 983
388469 문창극총리지지합니다 하루정도만 2014/06/12 1,649
388468 방문이 잠겨서 안열려요. 여는 방법 좀... 8 문따기 2014/06/12 2,365
388467 코스트코 물건도둑 39 그러지맙시다.. 2014/06/12 19,178
388466 문창극 버티기 "사과는 무슨 사과?" 18 .. 2014/06/12 4,005
388465 요즘 나에 대한 세간의 평가 2 오유펌 2014/06/12 1,650
388464 안희정지사 옆모습이 왜 12 ... 2014/06/12 4,159
388463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6/12am] 밀양은 어디로 가나? lowsim.. 2014/06/12 951
388462 새정치 초재선들 "지방선거, 사실상 졌다" 10 샬랄라 2014/06/12 1,536
388461 문참극같은 심리 상태를 혹시 스톡홀름 신드롬으로 볼 수 있나요?.. 1 ..... 2014/06/12 1,215
388460 치매 상태가 어느 정도면 요양원 가시나요?? 11 조언부탁드려.. 2014/06/12 4,132
388459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 어떻게 하나요 3 --- 2014/06/12 15,047
388458 서울대도 망조구만 5 대참극.. 2014/06/12 2,191
388457 코스트코가서 피자 치즈 살려고 하는데요. 짜다고 하는데... 5 은사시나무 2014/06/12 2,033
388456 문창극, 서울대 수업 중에 "위안부 문제, 일본 사과 .. 16 노덕술 못지.. 2014/06/12 3,244
388455 2014년 6월 12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4/06/12 1,362
388454 82왜이렇게 막말하는 사람들 많죠? 23 여기 2014/06/12 2,832
388453 벼락이 떨어져야할곳 많은데 ㅠㅠ ㅇㅇ 2014/06/12 914
388452 새누리 국회의원 해운비리 연루 포착 (세월호 대참사 관련 법안... 6 블루라군 2014/06/12 2,015
388451 술만 마시면 홈쇼핑을 질러요 ㅜ.ㅜ(에어쿠션 파.데관련) 3 아놔 2014/06/12 3,414
388450 소방직 국가직으로 이거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6 동글밤 2014/06/12 1,542
388449 충북 제천에 사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6 잊지말자 세.. 2014/06/12 3,320
388448 새누리당 사이버직원들은 참극에 대해선 댓글 안 다네요. 7 ..... 2014/06/12 1,875
388447 엄마가 음식을 잘 못넘기시고 등이 아프다 하시는데요 17 .. 2014/06/12 6,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