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에 대한 실망과 분노..

싫다..정말.. 조회수 : 2,069
작성일 : 2014-02-19 11:35:43

전 많은 걸 가졌지만.. 아버지 복은 없습니다.

다들 시부모님에 대해 원망의 글을 쓰지만 저는 시어머니가 어떤 행동을 해도 저희 아버지와 비교 하면 훌륭한 분..이란

생각이 더 큽니다.

저희 아버지는 말그대로 유아적 사고를 가진 한량입니다. 옛날 분이라는 걸 감안해도.. 이해할 수 없는..

저희 어릴 때 사업하신다고 회사를 관두신 후 계속 말아먹으셨어요. 그 때 빚쟁이들이 많이 찾아왔었어요.

아버지가 안만나 주니까 초등생이었던 제 남동생네 학교로 찾아와 너네 아버지가 내 돈 떼먹었다. 얘가 사기꾼 아들이다.

하면서 망신주고. 집에 찾아와 며칠간 안나가고.

그 때 저희 아버지는 어디에서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집에 들어오지 않고 혼자 숨어계셨죠. 혼자 있으면서 여자도 부르고

했던 듯.. 빨래 더미를 일주일에 한번 집근처에 와서 주고 가는데 여자 스타킹이 들어있었죠.

저희 엄마 그거 보고 오열했었죠. 사실 위에 언급한 남동생도 배 다른 동생.. 그 여자와 살테니 엄마에게 나가라고 소리

지르곤 했다네요.(전 어려서 몰랐어요)

사춘기였던 전 하루종일 빚쟁이 독촉 전화를 받아야했고.. 아버지는 주말에 밥 한번씩 같이 먹곤 했어요.

그니까..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 본인은 수습하지 않고 피해있고 숨어서 편하게 있었던거죠. 그러면서 빚쟁이들이 나쁜

사람들이라고 욕하곤 했죠. (그 땐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ㅜㅜ)

그 후로 계속 사업 한다고 했다가 또 말아먹고 말아먹고.. 저희는 늘 돈 없어 피폐하게 지냈고.. 엄마가 그나마 어디서

구한 돈이나 식재료로 따뜻한 밥 매일 해주시고 사람 답게 살게 해주셨어요.

아 진짜 쓰려니 몇날 며칠 밤새도 다 못쓰겠네요. 살면서.. 일이란 일 하는 건 본적이 없고.. 자질구레한 집안일도..

엄마가 아파 쓰러져도 돕는 거 못봤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아니면 돈이 필요해서.. 등등 이사할 때도 엄마 혼자 짐

싸고 아버지가 돕는 거 한번도 못봤고..(저희 짐은 저희가 힘닿는대로 싸고요..)

폭력도 쓰셨죠. 저희 언니 초등학교 때 길에서 아버지에게 밟히며 맞았었어요. 도망다니며 남의 집 사는게 싫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가.. 저도 아버지 아픈 발 건드렸다고 욕 듣고 왜 욕하냐고 따지자 나무 도마 등으로 얻어 맞고..

그 후에도 사과 한마디 못들었죠. 니가 나빴다는 얘기밖에..

저희 엄마도 수없이 맞고요. 정말 세상에 없을 괴팍한 시어머니였던 할머니에게 말대꾸 했다며..

그 후 저희 성년 되기 전에 저희 명의로 대출 받게 해서 신용불량자 만들었고요.. 매일 돈 빌려달라 해서 아르바이트 한거

가져가기 일쑤고.. 남동생이 정말 힘들게 산업체 병역해서 모은 돈.. 안주면 호로자식 나쁜놈이라고 협박해서 가져가고..

저희 언니 직장 다닐 때 언니의 아이 돌봐주면서(돌보는 건 90% 친정엄마) 겨우 살고.. 저도 직장 들어가면서 일부 내놓고

그렇게 살았네요. 그런데도 툭하면 직장에 있는 저에게 전화해서 돈 좀 보내달라 하셨었죠.

그러다 성질 나면 니가 집에 한일이 뭐가 있어!!!!! 하면서 집 뒤집어 놓고.

제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는 제 아이 봐주시면서 저희집에서 같이 사시는데.. 참 보고 있기가 힘들어요..

엄마는 정말 너무너무 좋은데..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데.. 아버지는 계속 한량이네요.

하루종일 누워서 TV 보고.. 엄마가 해준 밥 드시고 궂은 일은 절대로 안하시고.. 하루 한두시간 아이 데리고 공원 가서

산책 시켜주시는게 다.. 엄마가 가끔 외출 하실 때 아이 돌보시고.. 그런 이유로 같이 있긴 한데..(가끔 엄마 숨통 트여주기)

볼수록 한심하고.. 짜증나고..

제가 직장을 그만두면 당장 엄마랑 같이 살 명분도 없어지고(집도 돈도 없으세요) 생활비도 못드리니 직장은 계속 다녀야

겠고.. 남편도 장모님이 매일 맛있는 음식 해주시고 아이 잘 돌봐주시니 감사해하고요..

근데.. 장인은.. 남편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네요. 심지어 아이까지 할아버지는 하는 일이 없다고..ㅠㅠ 

전.. 그런 아버지를 대접하지는 않아요. 필요한 얘기만 하고 차가운 딸이죠.

근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나중에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내가 이 모든 기억을 다 잊고 불쌍한 아버지한테 차갑게 군

나쁜 딸..이라는 기억 속에 살게 될까.. 하는거에요. 분노가 잊혀질까봐.. 스스로를 탓하게 될까봐..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나중에 분노가 잊혀질 때 다시 보고 일깨우려는 이유도 있네요.

사람 미워하는 것도 힘드네요.

IP : 203.229.xxx.25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14.2.19 11:40 AM (118.222.xxx.7)

    저도 전라도에서 올라온 아버지 생각이나는 글이네요
    저희 아버지도 전라도에서 두집살림 비슷하게 하며 왔다갔다 하시다가
    올라오셨는데 아무것도 할줄모르고 그냥 집에서 TV보며 정부, 나라욕만 하며 사세요
    아무것도 하는거없이 전형적인 한량이십니다 ㅠ

  • 2. .......
    '14.2.19 11:49 AM (180.68.xxx.105)

    전형적인 착한 마누라 컴플렉스 걸린 어머님과 착한 딸 컴플렉스 걸린 모녀간이네요.

    저런 쓰레기는 젊었을때 이혼을 하던가, 인연을 끊는게 저 인생 도와주는거예요.
    지속적으로 돈을 해주니 지 몸뚱이 고생시켜서 돈 벌 생각이 없는거지요.
    뭣하러 돈을 벌겠어요? 마누라하고 자식들 괴롭히면 바로 돈이 나오는데....

    아버지가 무서운데 어쩌냐구요???
    너죽고 나죽자 하고 달려들어보세요. 저런놈은 바로 꼬리 내립니다.
    미친년 소리 몇번 듣고, 경찰 한두번만 불러보세요. 알아서 설설 깁니다.
    행여나 지금 제 댓글이 읽기 불편하시다면 원글님과 어머님은 죽을때까지 피 빨리며
    살아간 팔자인겁니다. 원글님 형제들도 마찬가지구요.

    특히나 저런 사람들은 자기애가 강하고 자기몸뚱이를 엄청 아끼기 때문에 대부분 오래 삽니다.

  • 3. 아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
    '14.2.19 11:59 AM (61.98.xxx.145) - 삭제된댓글

    정말 그리고 그 미운사람에게서 내가 나왔다는것도 정말 슬프죠
    위로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 나중에 우려하는 마음이 안드려면요
    미움에서 불쌍한 사람 안된사람 참 철안들어서 본인도 슬프지 자기중심적이여서 대접도 못받는구나
    몸뚱이 하나 먹고 살지 몰라도 사랑 못받는걸로 벌 되는거구요

    미워 하는 맘에서 안되었다 하는 마음으로 바꾸세요 ~~~

  • 4. 원글
    '14.2.19 12:50 PM (203.229.xxx.253)

    위로의 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위로가 되네요.. 더 할말 없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꾸짖는 글도 감사합니다. 저 착한 딸 아니에요.. 저희 언니와 엄마가 심하게 착한거지요. 바보 같을 정도로.. 저는 말도 잘 안섞고 대화할 일 있을 때도 차갑게 합니다. 어디 아프다 어디 아프다.. 엄살 부리셔도 들은체도 안하고요. 근데.. 엄마가 아버질 챙기시네요. 이번생에 최선을 다하고 다음생에 안만나시겠답니다. 전생에 엄마가 아빠에게 무언가 큰 죄를 졌었나보다고.. 이번생에 다 갚겠다고.. 그리고 인연을 남기지 않겠다고..

  • 5. 어머님
    '14.2.19 1:48 PM (210.207.xxx.58)

    어머님 말씀이 너무 가슴아프네요.
    그 속이 오죽하셨을까요....

    어머님께 잘해드리세요..
    또한 아버님도 나이가 있으시니 예전만 못하시고 따님들 눈치 많이 보실껍니다.
    만일 그런 마음이 있으시다면,, 아버님께도 성의는 표하시고 사는게 님을 위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동안 애쓰셨어요...

  • 6. 원글
    '14.2.19 1:58 PM (203.229.xxx.253)

    감사합니다.. 엄마 생각하면 정말 짠..합니다. 위로와 조언.. 감사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1169 지금 밀회 재방해요 5 .. 2014/03/18 1,498
361168 5학년 젖 몽우리 지고 얼마만에 생리 하나요? 1 웃자 2014/03/18 3,687
361167 사랑니 안좋게 난거 잘 뽑는 개인치과 있을까요? 3 오복 2014/03/18 1,031
361166 유우성 사건 물타기하던 <문화>, 결국 '대형 오보'.. 5 샬랄라 2014/03/18 703
361165 나이트에서는 무슨일이? 3 91학번 2014/03/18 1,427
361164 대구에 대형마트는, 이마트,이마트 트레이더스,홈플,코스트코 이게.. 1 쇼핑이나.... 2014/03/18 596
361163 결혼한 옛사랑한테 연락하는 거, 정말 찌질하지 않나요? 5 주절주절 2014/03/18 2,740
361162 담당헤어디자이너 퇴사, 적립금 환불될까요? 4 어휴 2014/03/18 1,653
361161 박근혜, 국정원의 위법행위 죄 물어야 light7.. 2014/03/18 221
361160 한국 초등학교 1개월 청강생 하려면 6 안개인가 미.. 2014/03/18 2,818
361159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 있으신가요 16 네모네모 2014/03/18 2,414
361158 싱가폴 래플즈 디자인학교 아시는분? 싱가폴 2014/03/18 705
361157 김 종찬의 '산다는 것은' 이 노래 어디서 다운받을 수 있을까요.. 9 알고싶어요 2014/03/18 856
361156 양념게장.이마트꺼 맛있을까요? 3 양념 2014/03/18 1,472
361155 남편이 새벽 출근하면서 전화했는데요..(결혼18년차) 21 .. 2014/03/18 13,466
361154 82수준 낮아진거같아요 20 .. 2014/03/18 2,316
361153 중딩 덜렁거리는성격 힘드네요. 4 어휴 2014/03/18 704
361152 가방 보관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2 고민 2014/03/18 929
361151 2014년 3월 18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1 세우실 2014/03/18 291
361150 제주도에 목욕탕이 붙어 있는 숙소 추천 부탁드립니다. ^^ 2014/03/18 444
361149 사십대 초반인데 흰머리 보이면 6 2014/03/18 3,428
361148 동해안. 3 여행가자~ 2014/03/18 373
361147 전 국민 누구든 신용불량자 만들 수 있다 1 참맛 2014/03/18 790
361146 껍질붙은 잣 요즘 파는데 잇나요? 2 ㅇㅇ 2014/03/18 336
361145 라면먹을 때 12 라면 2014/03/18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