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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어요.

스물여덟 조회수 : 1,019
작성일 : 2014-02-17 20:00:41

 

스물여덟,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본사는 지방에 있고, 이번에 새로 생긴 영업소에서 저포함 4명인 회사에서 영업지원으로 6개월째 일하고 있습니다.

취업에 대한 이해가 늦고, 성격도 좀 소심한 면이 있어서 작년에서야 겨우 첫 직장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수습 3개월만에 짤리고, 새롭게 일하게 된 곳이죠.

뭐, 말이 영업지원이니, 전표정리, 커피, 청소, 영어 서류 해석 하는 단순 업무가 저의 주 일이고

저 제외 모두 50대 남자분들이라 점심시간때도, 그외의 시간에도 개인적인 이야기가 없는 분위기입니다.

플랜트 쪽이라 공대쪽 지식과 흥미가 없어서 업무적으로도 크게 상사분들과 이야기 할 수 없고,

사수가 따로 없어서 때론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니면서 좀 더 어학점수도 올리고 자격증도 얻어서 1년뒤 좀 더 좋은 중소기업으로, 제 업무가 있는 곳으로 옮기는게 목적이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을 잡은 건, 나이는 저렇게 많은데 제대로된 사회경험이 없으니,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1년이라도 버티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오늘 영업소 사장님이 그만 두셨고, 서울영업소는 더 이상 운영할 지, 안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흘러나오네요. 본사가.. 좋은 회사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수시로 짤리고, 체계는 없고, 영업 기반이 잡힐 수 있을 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걸 못 기다리는 대표이사입니다. 저희 사장님 뿐만 아니라 본사의 다른 상무님도 짤리셨다고 하더라구요..

 

또 짤리게 되면, 이제 저는 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회사 상황을 듣고 좀 더 영어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얻어서 좀 더 좋은 곳으로 가자라는 다짐도 무너지는 거 같아요. 업무는 단순해서 경력도 안 쌓이고, 나이는 많고, 학벌, 스펙, 좋아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없는 저같은 무능한 인간을 누가 뽑아줄 가 싶기도 하구요.

부모님은 자꾸 공무원공부를 하라고 성화신데, 학창시절에도 인서울 끝자락에 있는 대학에 간 제가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스럽고 두려워요. 자꾸 안 좋은 미래만 생각나고, 부모님께 자기 몫을 다하는 어른스러운 딸이 되고 싶은데

항상 저는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나약해서 일까요. 남들은 다 잘하던데. 그냥 너무 부모님께 죄송하네요.

IP : 61.32.xxx.16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ㄹ
    '14.2.17 8:07 PM (203.152.xxx.219)

    그런 생각을 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신 자체가 착하고 훌륭한 딸입니다.
    그리고 본인은 그런 생각 못하시겠지만, 늦었다고만 생각하시겠지만...
    40대 중반을 향해가는 제가 보기엔 정말 가능성이 많은 어린 나이예요.
    지금부터도 늦지 않았어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사람들보다는 조금 늦었을진 몰라도 내년보단 빨라요.
    만회할 기회가 충분한 나이에요.
    희망을 가지세요.

  • 2. ㅇㅇ
    '14.2.17 8:10 PM (218.38.xxx.235)

    내가 원하는 인생과, 남이 원하는 인생, 그리고 내가 잘하는 것....그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보시고,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아보여도 사실은 아닐겁니다.
    그 어느 누구도 미래에 대해 자신만만할 수 없어요.

    지금 당장, 그리고 더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해보시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게...(너무 막연하죠?)

    그러나 그 어떤 상황도 스스로를 못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이 예쁜이라고 하는건 더 어렵다는 거죠. 내가 나를 빛나게 노력할 때 남들도 그 빛을 봐 줄 수 있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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