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어요.

스물여덟 조회수 : 988
작성일 : 2014-02-17 20:00:41

 

스물여덟,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본사는 지방에 있고, 이번에 새로 생긴 영업소에서 저포함 4명인 회사에서 영업지원으로 6개월째 일하고 있습니다.

취업에 대한 이해가 늦고, 성격도 좀 소심한 면이 있어서 작년에서야 겨우 첫 직장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수습 3개월만에 짤리고, 새롭게 일하게 된 곳이죠.

뭐, 말이 영업지원이니, 전표정리, 커피, 청소, 영어 서류 해석 하는 단순 업무가 저의 주 일이고

저 제외 모두 50대 남자분들이라 점심시간때도, 그외의 시간에도 개인적인 이야기가 없는 분위기입니다.

플랜트 쪽이라 공대쪽 지식과 흥미가 없어서 업무적으로도 크게 상사분들과 이야기 할 수 없고,

사수가 따로 없어서 때론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니면서 좀 더 어학점수도 올리고 자격증도 얻어서 1년뒤 좀 더 좋은 중소기업으로, 제 업무가 있는 곳으로 옮기는게 목적이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을 잡은 건, 나이는 저렇게 많은데 제대로된 사회경험이 없으니,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1년이라도 버티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오늘 영업소 사장님이 그만 두셨고, 서울영업소는 더 이상 운영할 지, 안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흘러나오네요. 본사가.. 좋은 회사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수시로 짤리고, 체계는 없고, 영업 기반이 잡힐 수 있을 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걸 못 기다리는 대표이사입니다. 저희 사장님 뿐만 아니라 본사의 다른 상무님도 짤리셨다고 하더라구요..

 

또 짤리게 되면, 이제 저는 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회사 상황을 듣고 좀 더 영어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얻어서 좀 더 좋은 곳으로 가자라는 다짐도 무너지는 거 같아요. 업무는 단순해서 경력도 안 쌓이고, 나이는 많고, 학벌, 스펙, 좋아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없는 저같은 무능한 인간을 누가 뽑아줄 가 싶기도 하구요.

부모님은 자꾸 공무원공부를 하라고 성화신데, 학창시절에도 인서울 끝자락에 있는 대학에 간 제가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스럽고 두려워요. 자꾸 안 좋은 미래만 생각나고, 부모님께 자기 몫을 다하는 어른스러운 딸이 되고 싶은데

항상 저는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나약해서 일까요. 남들은 다 잘하던데. 그냥 너무 부모님께 죄송하네요.

IP : 61.32.xxx.16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ㄹ
    '14.2.17 8:07 PM (203.152.xxx.219)

    그런 생각을 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신 자체가 착하고 훌륭한 딸입니다.
    그리고 본인은 그런 생각 못하시겠지만, 늦었다고만 생각하시겠지만...
    40대 중반을 향해가는 제가 보기엔 정말 가능성이 많은 어린 나이예요.
    지금부터도 늦지 않았어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사람들보다는 조금 늦었을진 몰라도 내년보단 빨라요.
    만회할 기회가 충분한 나이에요.
    희망을 가지세요.

  • 2. ㅇㅇ
    '14.2.17 8:10 PM (218.38.xxx.235)

    내가 원하는 인생과, 남이 원하는 인생, 그리고 내가 잘하는 것....그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보시고,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아보여도 사실은 아닐겁니다.
    그 어느 누구도 미래에 대해 자신만만할 수 없어요.

    지금 당장, 그리고 더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해보시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게...(너무 막연하죠?)

    그러나 그 어떤 상황도 스스로를 못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이 예쁜이라고 하는건 더 어렵다는 거죠. 내가 나를 빛나게 노력할 때 남들도 그 빛을 봐 줄 수 있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1691 독일어 공부하는데 독일방송 들을 수 있는방법 3 독일 방송 2014/02/18 1,712
351690 한국 페널티 4번 받은 날,, 그거 더티한 게임이었다고 여기서 .. 3 쇼트 스케이.. 2014/02/18 1,789
351689 혹시 이런 경험 있으세요? 3 나는야 2014/02/18 545
351688 정보 플리즈~~스펜인 이민 2 Endtns.. 2014/02/18 1,040
351687 건미역 보관법은.. 3 초보 2014/02/18 6,553
351686 여자 피코트(pea coat) 브랜드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5 mikki 2014/02/18 2,011
351685 고등학교 공립, 사립 어떤 차이가 있나요? 3 학교분위기 2014/02/18 9,251
351684 오리발정권이 꼭 김영샘때와 비스므리하게 가네요. 4 참맛 2014/02/18 558
351683 김희선도 이젠 후덕한 맛이 나네요 39 111 2014/02/18 23,139
351682 학원수업시간에 잡담하는 선생님 어쩜 좋을까요?^^ 1 잡담 2014/02/18 701
351681 혹시 고사리전 이라고 아세요? 1 혹시 고사리.. 2014/02/18 908
351680 도자기 (토비) 2 도자기 2014/02/18 548
351679 김어준의 "나는국정원이다" (이거 예고편인가.. 1 우리는 2014/02/18 1,606
351678 속옷 안삶죠???? 14 2014/02/18 3,506
351677 아프신 친정아버지 생신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5 생신 2014/02/18 716
351676 이건 어디서 사야되나요? 3 딸맘 2014/02/18 671
351675 대백프라자 건너편에 낡은집 하나 있는데 개발 될까요? 4 40년된집 2014/02/18 1,195
351674 구로구 과잉진료 없는 치과 추천 부탁드려요. 5 썩은니 2014/02/18 2,244
351673 애들 크고 나면 언제 쯤 집 정리하세요? 1 티비도없어요.. 2014/02/18 980
351672 토욜 선릉역에서 구리까지 길 엄청 막힐까요? 1 . . 2014/02/18 392
351671 조정래님 한강. 아리랑 중 아리랑부터 읽어야 맛일까요 6 .. 2014/02/18 1,019
351670 불륜 상대자의 가족과 내 가족을 알면서 결혼 시킬 수 있나요? 7 따뜻한 말 .. 2014/02/18 2,882
351669 남편이 제가 시어머니한테 테러당한 이유가 곰과여서래요 11 원세상에 2014/02/18 4,212
351668 고등학교에서 영 수 수준별 수업 한다는데... 2 .. 2014/02/18 903
351667 거창 사건 추모 공원...한 가지 알아둘 일 손전등 2014/02/18 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