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18
작성일 : 2014-02-17 07:45:12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왼손잡이였다
갯벌을 옆걸음질 치는 게처럼
숟가락을 쥘 때도 연필을 쥘 때도
흙장난을 할 때도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나는 형을 제키고
아버지를 제키고 싶었다
형과 이리처럼 뒹굴며 씩씩거렸다
어쩌다 형이 코피가 터지는 날엔
아버지께 뺨을 얻어맞았다

사람이 슬픈 까닭은
사람의 천적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에 없는
그릇 하나 빚어내고 싶었다
흙을 주물러 맨 처음 빗살무늬를
그려 넣던 사람처럼
그런 그릇 하나 빚어내는 기쁨으로
내 서글픈 강을 초연히
건너가고 싶었다

나는 날마다 그릇을 깨뜨렸다
바람이 부는 날엔 내 안에서
하루종일 그릇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런 날엔 죄인처럼 뺨을 쥐고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햇살 환한 운동장에서
음악에 맞춰 율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팔딱팔딱 이리저리 발맞추는
아이들을 보면
덜컥 겁이 날 때가 있다
저 푸른 벽 뒤에 전능한 누군가가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아
교회에 뛰어 들어가
무릎 끓고 싶을 때가 있다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고 싶을때가 있다

거북이는 단 한 번도
저 밀려오는 검은 파도가
무섭지 않았을까


                 - 조은길, ≪거북이는 그때 바다로 갔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2월 1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4389.html

2014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2/h2014021619435175870.htm

 


국뽕과 자학의 경계...

 

 

―――――――――――――――――――――――――――――――――――――――――――――――――――――――――――――――――――――――――――――――――――――

”세상에서 무서운 것 세 가지가 있소 그려.
산에 범이 무섭고 미친 놈 칼자루 잡은 것이 또한 무섭고
무식한 놈 돈 가진 것은 더더욱 무섭거든.”

                 - 황석영 "장길산"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0875 남편이 시아버지의 비서 같아요 64 .... 2014/06/20 11,930
    390874 고등학교 동창밴드 3 ㅠㅠ 2014/06/20 2,172
    390873 애 취학 전까지 돈이 많이 드나요? 7 갸릉 2014/06/20 1,841
    390872 집에서 가볍게 입을 앞부분만 브라 박음질된 나시나 티셔츠 없을까.. 15 여름 2014/06/20 3,533
    390871 봉사활동 신청했다가 못가는경우요... 2 중1 2014/06/20 1,869
    390870 어린아이 악기배울때 피아노먼저? 바이올린먼저? 12 악기 2014/06/20 5,143
    390869 치질~병원 갔다온 후기예요. 13 2014/06/20 4,955
    390868 대학 입시가 뭐라고... 제가 수시에 붙었데요...(꿈에) 4 고3맘 2014/06/20 2,607
    390867 음식 먹고 목에 가래 끼는거... 외국 음식도 그런가요? 1 한식 2014/06/20 3,792
    390866 이혼상담 7 이혼 2014/06/20 2,867
    390865 "얼굴에 돈 던지고 먹던 수박 먹여도"..마트.. 4 입장바꿔생각.. 2014/06/20 2,812
    390864 제가 찾는 지갑의 조건.. 6 ㅂㅂ 2014/06/20 2,454
    390863 에스티로더 갈색병 느낌이 어떤가요? 19 2014/06/20 5,155
    390862 안전거래는 어떻게 하나요 2 .. 2014/06/20 1,362
    390861 해외로밍 무제한테이타 말고 무제한통화는 없나요? 9 ... 2014/06/20 2,088
    390860 세탁기로 팍팍 빨 수 있는 차렵이불 소재는 뭘 사야하나요 6 힘좋은 2014/06/20 2,273
    390859 진짜 생리전 증후군은 답 없나요? 20 ㅠㅠㅠㅠ 2014/06/20 13,682
    390858 외롭고 웃긴 가게 - '간략 기독교' 1 지나다가 2014/06/20 1,563
    390857 권은희 과장님 이번 보궐에 출마하도록 합시다.. 5 .. 2014/06/20 1,678
    390856 마트고객센터업무 어떤가요? 고객센터 2014/06/20 1,492
    390855 정총리 "완벽한 사람없어…국민눈높이 낮춰줬으면".. 15 마니또 2014/06/20 3,223
    390854 청와대(박근혜)가 문창극을 사퇴시키면 박근혜의 지지를 접습니다 11 길벗1 2014/06/20 2,677
    390853 중학생 실로폰, 소고 사용여부 질문합니다 3 .. 2014/06/20 1,733
    390852 강아지가 예방접종후 구토했어요 7 수박 2014/06/20 9,339
    390851 남편 직원 조모상.. 7 새옹 2014/06/20 5,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