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 갔다왔습니다.
저가 여행사고 요즘 한창 뜨는 곳이에요.
저가여행이고 서유럽등이 아니라 패키지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었을테죠.
저도 그렇고요.
구정껴서 가는 거라 가족 팀이 많았어요.
예전에 보면 불륜커플도 가끔씩 끼어 있었는데
이 팀엔 없었던 거 같아요. 불륜이니 좀 비싼 여행으로 갔을라나요?
여행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패키지 다이나믹 관찰하는 것도 흥미진진하지요.
중2짜리 우리 애도 다른 가족들 지내는 것 보고
"엄마 남매가 저렇게 다정할 수도 있구나."
"다른 가족들은 참 다정하다. 우리 식구들은 쿨한데."
그러더라고요.
그런 소리 들으며 좀 반성도 했어요.
각설하고
첫날 장년부부커플이 갑자기 숙소에 가방을 두고 왔다고 하는거에요.
아저씨가 이야기하는데 성격 엄청 급하고 다혈질이고 저러다 아내 패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이 아저씨가 패키지 여행에서 분위기를 휩쓰는데 좋은 면은 가이드한테 적당히 견제가 되는거고
(예정에 없던 쇼핑 간다고 하면 잘라주기 등)
안 좋은 면은 분위기를 점차 몰고 가는거에요.
첨엔 아저씨 아내가 불쌍했는데 좀 지나서 이 아저씨가 팀 내의 대장 노릇을 하니까
다른 팀들은 아저씨가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안쓰는데 혼자 온 분들이 아무리도 부응을 해 주더라고요
아주머니가 뭐라도 된 듯이 구는거에요.
혼자 온 아주머니한테
"&&씨 물 좀."
"&&씨 뭐 어디 있지?"
이러면서..
그 다이내믹이 남편한텐 쥐죽은듯 살며 남편이 집단을 장악하면 그 집단 내 여자들한테
여왕 노릇을 하는 거지요.
여행 막바지엔 식당에 내려갔더니 그 팀(아저씨가 대장 노릇하는 몇몇)
에서 컴라면에 김치를 먹는거에요.
그 팀이 아닌 저같은 사람은 왕따분위기고요.
호텔 직원이 혀를 끌끌차며 가더라고요.
아저씨는 대장노릇하고 아주머니는 신났고..
여행이 좀 길어졌으면 팀내 파워다이나믹이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저도 세 가족 관찰하면서
한 가족은 아저씨가 참 다정하고 좋은 분이다라고요. 아주머니도 품이 넓고 애들도 다 좋고요
한 가족은 여행내내 부부가 토론을 해요. 조곤조곤 창밖보며 저긴 왜 저럴까 이러면서
한 가족은 아저씨가 사진이 취미라 좀 튀는데 아주머니가 다 받아주더라고요.
다들 좋은 분들이어서 패키지 분위가는 좋았어요.
어떤 경우는 막 먼저 내려서 화장실 빨리가려고 하고 식사 좋은 자리 차지하려고 하고 그러는데
서로 양보하고.. 기다려주고
제가 좀 배탈이 나서 속이 안 좋았더니 다들 물어봐 주시고 집에서 가져온 아메리키노 티백도 우려다 주시고
참 고마왔어요.
여행에서 배운 것도 많지만, 팀들 관찰하면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딸하고는 나중에 넌 어떤 사람으로 어떤 관계를 가지며 살래 하는
이야기 하면서 배운 것도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