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은 아니구요.
몇년전 살던 아파트에서 아이가 놀이터에서 반지를 하나 주워왔어요.
반지는 그냥 18k 링에 루비가 박혔고 주위엔 인조다이아몬드 작게..
느낌에 십몇년전 결혼예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 말로는 모레 갖고 노는데 그 속에서 나왔고 예뻐서 엄마 주려고 가져왔다고 -.-;;
전 그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때라 그 반지 주인을 찿아줘야 한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노력은 안했어요.
당장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이 반지가 과연 우리 아파트 주민의 것인지 아니면 놀이터에 놀러 온 여자가 옛연인거라
버리고 갔는지 알수가 없으니..
아.. 제가 전혀 노력을 안한 건 아니네요.
보석을 부동산 중개인 (당시 동네 아는 사람이 그분밖에 없었어요)에게 보여드리면서
반지의 습득 과정을 말씀 드리고 어떻게 하면 주인 찿겠냐고 의논을 드렸죠.
그 부동산을 나오면서 동네에 나이 좀 드신
아주머니께서 지나가실길래 그분께도 보여드렸구요.
그런데 이 아주머니가 그 반지를 보시곤 욕심이 나셨느지
제 손에서 아주 뺏다시피 가져가서는 돌려 줄 생각을 안하는거에요.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욕심많은 인상.
뭐 제꺼도 아니지만 순간 이 여자 나쁜여자구나 싶어 얼릉 손가락을 억지로 펴서
다시 가져오긴 했는데 그 아주머니 일로 누구도 믿을수가 없겠더라구요.
관리사무소에 가져다 주고 주인 찿으라고 방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아줌마 때문에 결국 관리사무소 사람들도 믿을수가 없어 그냥 그렇게
어찌 하지도 못하고 지금껏 가지고 있어요.
전 지금껏 목걸이 반지 하나 없이 살 정도로 보석에 전혀 관심 없고
또 그 반지가 현물로 욕심이 나는것도 전혀 아니고..
다만 제 서랍에 지금껏 있기는 한데 이걸 볼때마다 어찌해야 좋은지 모르겠어요.
당시 집에 프린터기만 있어서도 반지 소유하고 있으니 찿으러 오라고
아파트 각 라인마다 공고를 했을텐데 집에 그것도 없고 또 말씀 드렸다시피
제가 심한 우울증으로 술을 가까이 해서 술병으로 입원까지 하던 때라 이런 걸 신경 쓸 맘의 여유가 없더라구요.
버리고 싶어도 누구에겐 소중한 물건일수도 있겠다 싶어 함부러 버리지도 못하겠고..
벌써 3~4년전의 일인데 님들이라면 이 반지를 어찌 하시겠어요?
연말에 구세군 자선남비에 넣을까 하다가도 행여나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고 이제는 세월이 가니 반지 볼때마다 한숨이 나고
그때나 지금이나 아들이 이걸 왜 주워와서 내 머리를 아프게 하는지 그 생각밖에 안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