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인가 30년대인가
주인집 남자가 얻어온 서양개에 우유를 사서 먹이는걸 보고 뭔 호들갑이냐고 생각했던 행랑어멈
우유가 얼마나 비싼지 몰라서 그런가보다 하다가
이제 이밥과 고깃국을 먹이는걸 보고
사람도 못 먹는 이밥에 고깃국을 개를 먹이다니 주인내외가 미쳤나보다 생각하죠.
그런데 강아지가 이밥에 고깃국을 거들떠 보지도 않으니 그 개밥을 챙겨서 집에서 혼자 기다리는 어린딸에게 먹여요.
어린딸은 그동안의 영양보충이라도 하듯 달게 받아먹고.
근데 강아지도 시위 며칠하다 결국 배고픔에 이밥과 고깃국을 먹게 되고
더이상 딸 가져다 줄 개밥이 안남게 되요.
딸은 한번 맛본 음식을 잊을수가 없어서 다시 가져다 달라고 보채지만
엄마의 매타작만 받아요.
그러다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딸이 이밥에 고깃국 좀 먹었으면 하길래
죽을때 죽더라도 니가 소원하는 거라도 먹어보고 죽으라는 심정으로
주인여자에게 쌀좀 꾸어달라 하지만 몇달씩 앓아누운 아이가 쌀밥을 어떻게 넘기냐고 죽이나 쒀주라고 쌀을 한줌 쥐어주지만
아이가 이게 니팝이가? 하면서 고개를 돌려버리죠.
죽어가는 자식앞에서 눈이 돌아버린 행랑어멈이 마침 부엌간에 있던 개밥을 보고 그거라도 가져가려하니
그새 사냥개로 훌쩍 큰 개가 자기밥을 뺐기지 않으려고 어멈을 공격하고
어멈도 죽어가는 자식을 둔 말그대로 어미가 되어서
그개를 물어 뜯고 싸워요.
피투성이가 된채로.
그리고 얼어붙은 고깃국과 이밥을 가져다 아이에게 주지만 아이는 이미 죽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주인여자는 행랑어멈이 실성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자기 남편한테 전화해서 행랑어멈을 새로 구해달라고 하고 끝나요.
중학생때 읽었던 소설인데 참 인상깊었던 소설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