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십대 후반인데 제가 너무 미성숙하다고 느낍니다

... 조회수 : 1,310
작성일 : 2014-02-08 22:16:47
특히나 부모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러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별 다를 거 없이 나이가 차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해서 직장을 다닙니다
오히려 친구들과 동료들 사이에선 쿨하고 독립적인 성격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대학시절 2년간의 자취경험이 있었고, 학비와 방값과 생활비를 포함한 자취비용 일체를 저 혼자의 힘으로 부담했습니다
그러니 또래에 비해서 크게 의존적인 성격은 아니지요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애교와는 거리가 먼 딸이었고 그건 지금도 여전해서 어찌보면 참 키우는 재미 없는 딸이지만 제딴엔 부모님과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중이고 저희 부모님도 자식사랑 지극하신 평범하게 좋은 분들이라 무난하게 잘 지냅니다
그런데 이십대 중반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왜 이렇게 저는 부모님 생각만 하면 지나치게 불안하고 우울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차서 짝이 생기고 결혼을 하게 되면 독립을 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은 당연한 것일진데 
저는 이 과정이 너무 버겁고 어렵고 슬프게만 느껴집니다
연세도 이젠 할머니, 할아버지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가시고 나도 지금 당장 결혼해도 이상할게 없는 나이라는 것이 너무도 비현실적이기만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자식들이 결혼하고 독립하게 되면서 부모님 생각하면 눈물나고 짠한 감정 느끼는 거야 당연하지요
근데 저는 그 불안의 정도가 남들보다 심한 거 같고 이걸 단순히 효심이라 보기엔 무리인 것 같습니다

서른 중반정도 되는 직장 선배에게 어느날 진지하게 상담한 적이 있는데 그분이 말씀하시길 자기도 마찬가지고 다들 비슷할거라며 성인이 되면서 지게 되는 많은 심적 고통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노쇠해가는 부모에 대한 슬프고 복잡한 감정이라고 다들 그걸 어깨에 지고 살아가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누구나... 누구나 이렇게 큰 짐을 지고 살아가는 건가요? 저는 몇년째 숨이 막히는데 정말 다들 이걸 지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나요? 저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요

제 나름대로 여러모로 나는 왜 이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일단은 그저 효심에서 나오는 애잔함도 있을테고, 혹은 부모님에 대한 부양부담이 지금같은 불안으로 발현될 수도 있을 거 같고, 그냥 제가 지금 우울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어린 시절 부모님 속을 썩혔던 기억이(크게 비행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사춘기를 좀 호되게 앓았어요) 죄책감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고...

저렴하게 상담받을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정말 상담이라도 받아보고 싶은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현재 남자친구과 결혼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데 요샌 심지어 겁나기까지 해요 얘가 결혼하자고 할까봐
웃긴게 결혼을 해야한다면 당연히 지금 남자친구와 하고 싶고 결혼생활 자체는 기대가 되는데 
이상하게 부모님만 생각하면 마음에 돌덩이를 올려놓은것처럼 숨쉬기도 힘들어져요
눈물만 나오구요


IP : 207.244.xxx.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생판 남한테
    '14.2.8 10:49 PM (175.124.xxx.168)

    부모님에 대해 얘기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일이 떠오르나요? 그런 걸 자세히 써보세요.

    도서관에서 시험 공부하듯

    어떤 감정인지, 부모님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서운했던 건 뭔지, 나한테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생각나는대로 쭉 쓰다보면 감이 잡혀요.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도 중요해요.

    억눌린 뭔가가 있을 거예요.

    육아 서적, 아동 심리 책도 아무 거나 집어

    읽어보세요. 원인을 정확하게 모르니까

    천천히 이것저것 알아보는 수밖에요.

    누구나 부담이 있다지만 본인이 그렇게 괴롭다면

    방치하지 말아야 해요. 자신부터 돌아보세요.

  • 2. 소치
    '14.2.8 11:33 PM (221.139.xxx.10)

    우리가 지금 마음에서 느끼는 감정들의 대부분은 어렸을 적에 교육받은 것이나
    경험들이 주를 이룹니다. 님이 불안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이 이유일 겁니다.
    우리를 키워주신 부모님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본인들도 모르게 자식을 볼모로 삼습니다.
    건강한 가족은 자식이 독립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이것이 진짜 자식 사랑입니다.
    그러니 너무 불안한 마음을 갖지 말기를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9425 해독주스 휴롬으로 만들어도 될까요? 8 궁금 2014/02/10 6,309
349424 추가합격이 되었어요... 10 무식한 엄마.. 2014/02/10 4,919
349423 천주교 정평위, 박근혜사퇴 시국미사 8 손전등 2014/02/10 874
349422 초등2학년 까지는 10칸 노트 쓰나요? 3 초등2학년 2014/02/10 1,629
349421 인고의 시간이 다시 왔어요...진짜 각설이 죽지도않고 또왔어요... 4 배 고파.... 2014/02/10 1,757
349420 이 후라이팬 쓰고 계신분 계세요? 그리고 후라이팬 얼마나 오래 .. 1 혹시 2014/02/10 1,297
349419 한국은 이번에 김연아 은퇴하고 나면 3 피겨 2014/02/10 8,059
349418 코메디언 이규혁씨는 지금 뭐하실까요?^^;; 6 .. 2014/02/10 14,148
349417 내 집앞 내 아내를 강간한 범인에.. 겨우 2년? 4 참맛 2014/02/10 2,663
349416 MIT 교수가 말하는 올바른 공부 습관 10가지 36 공부하자 2014/02/10 8,211
349415 로필 3 보시는분 계세요? 5 ---- 2014/02/10 1,833
349414 그냥 보기에 평범한데 외모칭찬 자주하시나요? 5 아리랑 2014/02/10 1,496
349413 아이폰 도와 주세요 4 폰치 2014/02/10 940
349412 대학병원 병원비가 다른 병원에 비해 저렴한가요? 9 궁금 2014/02/10 2,324
349411 강호동이 왜 해설을 하죠? 22 @@ 2014/02/10 4,809
349410 체험학습기간이 최대 1주일인가요? 2 뭔지 2014/02/10 1,218
349409 기적의 한글 학습 어떻게 가르치나요? 5 기적 2014/02/10 2,850
349408 늘 인긴관계가 1년이면 끝나요... 8 .... 2014/02/10 2,809
349407 대학병원에서 임플란트 시술비가 400이라는데요. 12 치과 2014/02/10 11,152
349406 생물학 잘 아시는 분? 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오랑오탄 4 하늘땅 2014/02/10 731
349405 핸드폰 월 남은 시간 확인법 5 ᆞ^^ 2014/02/10 1,745
349404 레진 치료 중 치위생사의 권한 소피아87 2014/02/10 1,469
349403 일박이일 다시보기로 봤어요 2 연시공주 2014/02/10 1,881
349402 수백향 드라마 오늘 안했나요? 6 좀보자 2014/02/10 1,012
349401 이제 시상식에서는 국가 안틀어주나봐요? 소치 2014/02/10 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