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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오만 년쯤 걸어 왔다며
내 앞에 우뚝 선 사람이 있다면 어쩔테냐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년쯤 살자고 조른다면 어쩔테냐
후다닥 짐 싸들고 큰 산 밑으로 가 아웅다웅 살테냐
소리소문 없이 만난 빈 손의 인연으로
실개천가에 뿌연 쌀뜨물 흘리며 남 몰라라 살테냐
그렇게 살다 그 사람이 걸어왔다는 오만 년이
오만 년 세월을 지켜 온 나무와 무덤과 이파리와 별과 짐승의 꼬리로도
다 가릴 수 없는 넓이와 기럭지라면
그때 문득 죄지은 생각으로
오만 년을 거슬러 혼자 걸어 갈 수 있겠느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오만 개의 밥상을 차려
오만 년을 노래 부르고 산 하나를 파내어
오만 개의 돌로 집을 짓자 애교 부리면
오만 년을 다 헤아려 빚을 갚겠느냐
미치지 않고는 배겨날 수 없는 봄 날
마알간 얼굴을 들이밀면서
그늘지게 그늘지게 사랑하며
살자고 슬쩍 슬쩍 건드려 온다면 어쩔테냐
지친 오만 년 끝에 몸 풀어헤친 그 사람 인기척이 코앞인데
살겠느냐, 말겠느냐.
- 이병률, ≪인기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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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7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2월 7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2월 7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3049.html
2014년 2월 7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2/h2014020620522975870.htm
진짜 별 거 아니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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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모든 사물에 새로운 모양새를 부여한다.”
- 램프 월드 에머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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