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집 애완견이 명절때 무지개 다리를 건너 갔네요..

좋은곳으로 갔기를.. 조회수 : 2,218
작성일 : 2014-02-04 02:28:41

친정집 반려견이 설 당일날 온 가족이 모두 보는 앞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올해 14-15살....2002년 친정아빠가 길에서 데리고 오셨어요..어떤 아주머니가 이사 가면서 그 동네 슈퍼 아저씨에게 주고 가는걸 친정 아빠가 데리고 오셨어요....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른 상태로 데리고 와서 10년이 넘는 세월을 같이 가족으로 지냈어요.....

 

 

첨에는 데려다 줘라 누가 키우냐고 아빠를 엄청나게 구박 했는데 그게 1년 2년 지나니 우리집 식구가 되어 있더군요...

성질이 욱~~하는게 있긴 했지만 착하고 애교 많고 까탈스럽고..페키니즈들이 좀 그렇잖아요...^^;;;;

그렇게 저희 곁에 있었어요...재작년인가 담석이 생겨서 수술도 받았어요...당시에 생존 확률이 30%밖에 안된다고 했다는데 수술 잘 되고 경과도 좋아서 그 후로 건강하게 저희 곁에 있어 주었어요...

그러다 명절 일주일 전쯤에 감기를 앓았다고 하네요.... 저는 결혼하고 좀 떨어진곳에 살아서 그 소식을 알지도 못했어요..

명절에 집에가니 많이 아프고 힘들어 하더라구요....엄마에게 '얘 오늘밤 못넘길것같아..'라고 했었는데....

그게 진짜였나봐요....이것저것 다 줘봐도 안먹고 고개를 돌리더니 물.우유는 좀 먹길래 괜찮은줄 알았는데...

저녁먹고 과일깍는데 심하게 숨을 몰아 쉬더니 모든 식구들(엄마.아빠 남동생 언니네 식구.저희 식구)보는 앞에서 남동생이 품에 안은 상태로 숨을 거뒀습니다....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모든 가족이 모여 지켜보는 앞에서 그렇게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 갔습니다....

슬프다고 해야할지 허탈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요...아파서 갔다면 많이 아프고 서운 했을텐데 노환인듯싶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기도 했어요....

얼굴 못보고 갔으면 제가 얼마나 서운하고 섭섭했을지..그래도 온가족이 마지막을 지켜줘서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좋은곳으로 갔으면 좋겠어요...다음 세상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 좋은 음식 많이 먹고 좋은것 많이 보고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 갔으면 좋겠어요.....

IP : 121.172.xxx.8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2.4 2:38 AM (61.253.xxx.7)

    저두 8살 페키 두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공감하며 글을 읽었네요. 그래도 보고팠을 가족들 모두 보고 아이가 떠날수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될것같아요.. 첫 가족에게 버려지고 어떻게 살아갈지 모를 아이에게 글쓴분 가족들이 오랫동안 행복한 삶 선사해주셔서 많이 고마워하고 갔을거에요.. 이제 아픔없는 곳에서 건강하게 즐겁게 뛰놀았으면..^^

  • 2. ㅠㅠ
    '14.2.4 2:45 AM (78.225.xxx.51)

    ㅠㅠ 가족들 얼굴 다 보고 싶어서 명절까지 기다렸나 봐요. 눈물 나네요...

  • 3. 주옥같은댓글
    '14.2.4 3:07 AM (118.33.xxx.128)

    이 새벽에 이 글을 읽고 제가 키우는 한살된 강아지와 15년후의 헤어짐을 생각하게 되네요... 어릴적 마당에서 키우던 강아지말고 처음으로 방에서 같이 먹고 같이 자는 반려견을 키운 일년이라 그 추억이란게.. 돌이켜 생각하니 지난일년 강아지가 거의 우리 가족의 삶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네요. 그 헤어짐을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못견디게 먹먹해 집니다. 원글님 가족분들의 이별의 슬픔에 충분히 공감하며 같이 부대끼고 살아갈때 더 많은 추억 만들고 많이 이뻐해줘야 겠단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 4. ...
    '14.2.4 5:05 AM (125.178.xxx.145)

    아...울집 유기견 데려다가 6년키우고있어요. 이 녀석없으면 집이 얼마나 썰~렁할지요! 그래서그런지 님의글이 참 가슴에 와닿네요. 좀 더있다갔으면 좋았겠지만 모두 보고 편안히간것같아 다행인것같아요. 아마 좋은곳으로갔을거예요. 복받으실거구요~

  • 5. 더위사냥
    '14.2.4 7:37 AM (24.56.xxx.184)

    아버님덕분에 자칫 천덕꾸러기가 되었을지도 모를 강아지가 새가족만나 오래 행복하다가
    온가족 다 보고 무지개다리 건넜네요..ㅠㅠ
    마음아프시고 한동안 힘드실거에요...그렇지만 10년넘게 사랑받았고 그래서 가는날도 온가족 다 모이는 날로 정해
    온가족 다 만나보고 갔으니 복받은 녀석이네요.
    부모님께서 힘드시겠어요..ㅠㅠ

  • 6. .....
    '14.2.4 8:18 AM (112.150.xxx.35)

    아버님이 정말 좋은일 하셨군요 그러기 쉽지않았을텐데.. 강아지 키우는게 언젠간 헤어져야 하니 그게 너무 힘들거같아요 위로드릴게요

  • 7. 아랑짱
    '14.2.4 8:47 AM (223.62.xxx.70)

    천덕꾸러기가 될수 있었는데 아버님 덕분에 많이 사랑받고 가족분들 다 지켜보는 가운데 무지개 다리 건넘군요.가족얼굴 모두 보고 가려고 명절까지 견딘거 같네요.복받은 아이네요..좋은곳으로 가서 원글님가족들 잊지않고 행복할듯해요.다음 생애에는 사람으로 태어나 원글님 가족과 다른인연으로 만날지도^^
    아침에 훈훈한글로 인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8. 슬프지만
    '14.2.4 4:07 PM (14.39.xxx.215)

    사랑 많이 받고 온 가족 배웅을 받았으니 행복하게 떠났을거 같아요.
    많이 서운하고 슬프시겠지만 힘내세요.

  • 9. 고든콜
    '14.2.4 6:07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그래도 행복하게 갔겠네요..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1795 키보드 치는 소리/클릭 하는 소리가 갑자기 너무 커진것만 같은 .. 1 ... 2014/03/20 415
361794 설저기후 물기제거 하세요? 한다면 어떻게요? 5 설거지후 2014/03/20 4,237
361793 40대후반이 걱정되네요... 56 어찌사나 2014/03/20 17,356
361792 스페인, 고성 리모델한 호텔? 13 ..... 2014/03/20 1,899
361791 대형마트 케샤 어찌 알아보나요 4 soso 2014/03/20 1,899
361790 애니팡2 열쇠가 필요해요. 3 시작 2014/03/20 1,263
361789 방풍나물 된장,초고추장 뭘로무치나요? 13 ... 2014/03/20 1,714
361788 자동차 고르기 6 밥퍼 2014/03/20 1,128
361787 이 정도는 문제가 안될까요? 4 이사 2014/03/20 618
361786 벽지에 물샌 자국. 곰팡이 자국 지울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1 .... 2014/03/20 2,041
361785 오래된 주택청약 부금 어떻게 할까요? 1 ㅁㅁㅁ 2014/03/20 2,085
361784 코스트코 양평점 상봉점 4월1일부터 영업시간변경되네요.. 2 111 2014/03/20 2,389
361783 삼성비판광고, 일간지 거절당해 3 샬랄라 2014/03/20 630
361782 어린이집 옮기려는데....제 고민좀 들어주세요ㅠ 3 고민고민 2014/03/20 638
361781 아이 공부에 대한 미련... 어떻게 극복할까요(조언) 3 유학갈까 2014/03/20 1,436
361780 영화보면 마약인지 아닌지 찍어먹어 보잖아요.. 9 마약 2014/03/20 3,696
361779 중학교 성적날 때.... 표준편차 2 알려주세요 .. 2014/03/20 5,144
361778 오늘 분당 새벽에 천둥소리였나요? 9 늦잠잤네 2014/03/20 1,954
361777 중학생 수학 학원 샘에게 우리애 앞으로 수업 계획 물어도 될까요.. 2 학원 상담 2014/03/20 895
361776 화장실 쓰고 비누로 손 씻는 게 그렇게 귀찮은 일인가요? 5 하아 2014/03/20 1,309
361775 카톡 안되는 같은반 아이엄마 어떠세요? 싫으세요? 87 학부모 2014/03/20 15,731
361774 4월 중순 동유럽 날씨는 어떨까요?? 4 동유럽 2014/03/20 12,159
361773 햄버거를 어찌 먹나요??? 이런 말을... 7 치킨버거 2014/03/20 1,866
361772 경제에 관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 2 채리엄마 2014/03/20 491
361771 [JTBC] 국정원 김 과장, 위조문서 대가로 1050만원 건네.. 1 세우실 2014/03/20 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