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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잘 모르겠음

나쁜 아내? 조회수 : 2,039
작성일 : 2014-02-01 14:00:50

제 시어머니는 막장 시어머니는 아니지만 지난번 어느 분이 여기에 쓰셨던 것처럼 포인트 카드 적립하듯

조금씩 꾸준히 교묘하게 저를 미워하시며 구박하시는 분이에요.

확 대놓고 대들기에는 증거가 없으나 저는 충분히 느낄 정도로 저를 미워하시며 시어머니 노릇을 하세요.

물론 아들과 손주들이 있을 때는 제게 아주 잘해주시는 척 하시구요.

남편은 원래가 착하고 바른 사람이라 제게 아주 잘해줘서 결혼초부터 제 마음을 잘 이해해 줬어요.

그런데 남편은 제가 시어머니께 느끼는 감정들, 이를테면 이중성, 비인간적인 품성, 진실하지 못함 등등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본인의 어머니를 위대하고 불쌍하게만 생각해요.

그러니까 제가 시어머니께 당한? 이야기를 하면 그 내용에 공감해서 저를 위로해주고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제가 어머니를 오해해서 기분이 나쁜 거고, 자기는 저를 사랑하니까 기분 풀어주려고 잘해준다는 거죠.

이번 설을 예를 들면 저희 가족이 설 이틀 전 오후에 어머니께 내려갔어요. 다른 형제들 가족은 아무도 안왔구요.

매 해 이렇게 해요. 남편이 장남이고, 연휴에는 꼬박꼬박 쉬는 직업이라 일찍 내려가요.

어머니 집에 도착했더니 집이 완전히 쓰레기장이에요. 평생을 깔끔하게 사셨던 분인데 요즘 제게 군기를

잡으려고 그러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녁 먹을 것도 없고, 집은 너무 춥고 드러워 당장 치우지 않으면 밥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해서 남편이 나가서 먹자고 했더니 어머니가 그냥 집에서 먹자고 하셨어요.

추운 부엌에서 제게 저녁하라고 하시는 거죠.

어머니와 남편이 실랑이 끝에, 애들도 나가서 먹자고 조르고 하니 마지못해 나가서 먹고 왔어요.

어머니는 화가 나셔서 드시지도 않고, 남편은 어머니 좀 드시라고 자꾸 권하고, 어수선하게 저녁을 먹고

들어왔어요.

집에 오자마자 남편이 저와 아이들 모두 따뜻한 방 하나에 모두 앉아 있으라고 하고 혼자 고무장갑 끼고

거실, 주방 다 치우고, 보일러 돌리고, 목욕탕 청소를 해요. 목욕탕까지더 완전 난장판.

어머니는 안전부절 못하고 왔다갔다 하시고, 방에 앉아 있는 저도 가시방석이라 같이 도우려고 나가면

남편이 추워서 안된다고 저를 막 힘으로 방으로 다시 들여보내요.

1~2번 이러다 저도 그냥 방에서 애들이랑 텔레비전 보며 있었어요.  물론 어머니는 계속 좌불안석 이시고요.

어머니 댁에 가면 항상 이런 양상이에요.

어머니는 저를 힘들게 하시려고 뭔가 일을 만들어 놓시고, 그 뒤치닥거리는 남편이 하고.

그럼 "제가 남편에게 어머니는 나를 겨냥해서 그러시는 거니 내가 힘들게 일을 해야 만족하신다. 자꾸 당신이

내 대신 하니까 어머니가 다양한 품목으로 강도를 더 세게 하신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이 하면 더 화가 나셔서

내게 더 심하게 하신다"라고 말하면 남편은 아니라는 거에요.

어머니께서 그때그때 마다 핑계 대시는 - 몸이 아프다, 힘이 없다, 잠을 못잤다....- 등등의 이유를 진짜라고

생각하는 거죠.

남편은 엄마도 많이 사랑하고, 저도 많이 사랑하는 거죠.

저는 남편이 어머니를 더 사랑해도 좋은데 제가 어머니께 힘들어 하는 부분을 공감해 줬으면 하는 거구요.

남편은 명절만 다가오면 집안 일도 더 열심히 도와주고, 내려가는 날은 애들은 집에 놔두고 저만 데리고 나가

브런치 하고, 집에와서 애들 좋아하는 찌개 끓이고 밥도 해서 먹이고 내려가고, 가는 길에 꼭 카페에 들려

커피 마시고(제가 카페 가는거 좋아해서), 시댁에서도 연휴내내 어머니의 눈치와 방해 공작을 묵묵히 이겨내며

팔 걷어부치고 도와주고, 저녁에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주선해서 친구 부부들과 술 한잔 하게 해주고

제사만 지내면 바로 짐싸서 나와 친정 가는 길에 또 카페 들려 커피 마시자고 해요.

제가 그냥 빨리 친정 가자고 하면 명절동안 수고했으니 좋은 카페 가서 커피 한잔 하고 가라고 끌고가요.

이번 설에는 어머니께서 거의 매달리다시피 점심 먹고 가라고 하셨는데 남편이 단호히 처가에 가야 한다고

나왔어요. 차에서 제가 그냥 점심 먹고 가자고 하고, 아이들도 할머니가 불쌍해 보였던지 점심만 빨리

먹고 가자고 해도 남편이 아니라고 엄마도 이제 쉬고 외가에는 안가냐고 하며 그냥 왔어요.

이렇게 좋은 남편 이지만 절대 어머니에 대한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서 그러는게 아니에요.

어디까지나 어머니는 정말로 몸이 안 좋으셔서 제게 그러시는 건데, 어쨌든 저도 착한 며느리이고, 무엇보다

자기가 나를 사랑해서 잘해주는 거죠.

제가 바라는건 남편이 자기 어머니의 본심을 정확히 봤으면 하는 거구요.

저는 어머니 때문에 화병이 걸릴 지경인데 남편은 그건 오해라고 생각하니 제게 아무리 잘해줘도 해갈이

안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알아요. 한국 남자들 대부분이 본인 어머니를 잘 모르고, 오히려 부인들에게 뭐라고 하기만 하고,

잘 해주지도 못한다는 걸요.

제 남편 정도면 제가 고마워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을 하는데, 남편이 제게 "에이 우리 엄마가 그래서

그러신게 아니야. 니가 오해한거야. 진짜 몸이 안 좋으셔서 그래"라고 하면 남편에게 화가 나요.

이 정도 남편이면 더 바라지 말고 고마워하며 살아야겠죠? ㅠㅠ

  

 

IP : 211.177.xxx.125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1 2:07 PM (112.155.xxx.92)

    욕심이 많으시네요. 꼭 그렇게 편가르며 남편이 님편을 들어야 속이 시원하시겠어요. 저 정도로 중간에서 힘들게 조율하며 남편 입장도 좀 헤아려보세요.

  • 2. 됐어요
    '14.2.1 2:10 PM (183.96.xxx.227)

    그만 하면 됐으니 적당히 하세요.

  • 3. 좋은남편
    '14.2.1 2:10 PM (61.73.xxx.109)

    좋은 남편이네요 남편이 할수 있는 모든걸 하고있고 그정도 하는 남편 별로 없을걸요 시어머니 당신도 자기자신의 본심이 그렇다고 생각안하실텐데 남자가 그것도 자식이 자기 엄마를 안좋게 말하긴 어렵죠 시어머니 흉보는건 다른 사람이랑 하세요 여기 게시판도 이용하시구요

  • 4. ..
    '14.2.1 2:18 PM (116.121.xxx.197)

    제 생각에는요 남편도 자기 엄마의 본심을 알지만 자존심 때문에 님에게는 아니라고 자꾸 우기는거 같아요.
    부부간에도 진실을 감추고 싶은 부분이 있으니까요.
    어쩌면 남편분은 엄마의 속좁은 그 행동이 가장 자존심 상하고 스스로도 속상한걸지도 몰라요.
    그냥 한쪽 눈 감고 남편이 잘해주는걸로 만족하고 넘어가면 안될까요?
    꼭 그게 아니라... 하고 후벼파서 진실을 남편에게 다시 일깨우고 싶으세요?
    정말 진실을 일깨우고 싶다면 나쁜 아내 맞아요.

  • 5. 자식이
    '14.2.1 2:20 PM (61.73.xxx.109)

    부부가 제1순위긴 해도 자식이면.....우리 엄마에 대해 같이 나쁘게 얘기하고 엄마 나쁘다 마냥 맞장구만 치고 있기란 참 어렵죠 엄마가 이러이러해서 그런걸꺼야 내가 더 잘할게 이정도는 할수밖에 없어요
    원글님도 자식이니까....입장 바꿔서 생각을 해주세요

  • 6.
    '14.2.1 2:21 PM (223.62.xxx.70)

    저희 시어머니랑 비슷하신데 남편은 완전 딴판입니다 제가 만약 원글님 남편 같이 눈치 있게 구는 남편 있다면 전 시집살이 하나도 힘들지않았다고 단언했을겁니다
    원글님 남편은 꼭 찝어서 입으로 이해한다고 한건 아니지만 행동으로 이미 다 말씀하신건데 윗님 말씀 하신대로 욕심이 과하신듯 합니다

  • 7. ㅡㅡㅡㅡ
    '14.2.1 2:33 PM (112.159.xxx.4) - 삭제된댓글

    모친이 설령그런심사라해도 그걸 인정해버리긴 아들로서
    자존심문제예요

    만점짜리남편 나쁜남자로 만들지마세요

  • 8. 아.. 흠
    '14.2.1 3:25 PM (220.255.xxx.173)

    바라는게, 남편이 어머니의 본심을 정확히 보는거다....
    첫번째는 그 어머니의 본심이라는게, 님이 그렇게 느낀다.. 하는 것 뿐이지.
    정확치가 않네요.
    두번째는 님이 느끼는게 맞다고 치고 남편분이 본심이라는걸 정확히 보고
    그래 우리어머니가 너한테 그런걸 바라시나보다. 그럼 니가 원하는걸 해드려라.. 라고 하고
    본인은 손하나 까딱 안하고 님이 그 일을 다 해내야 한다면... 만족하실까요?
    남편이 본심을 알았으니까. 그 명제 하나만 충족하면 만족하시는거... 아니잖아요.
    마지막으로 본심을 알아서, 어떤 변화를 기대하시나요.
    함께 어머니 흉을 보는거? 화들짝 놀라서, 지금 님한테 하는거 보다도 더 바짝 니 앞에 엎드리는거?
    아니면 정말 정이 확 떨어져서 아예 본인 본가와 등지는거? 그래서 아예 발걸음을 끊는거?

    제가 이렇게 쓰면 시어머니 자리가 쓰네 어쩌네 이런말 나올까 미리 말씀드리면
    그냥 저도 며느리자리에 있는 사람인데요.
    솔직히 님 남편분 같이 중간에 잘하고 계신 분도 드뭅니다.
    님도 님 남편을 사랑하신다면, 시어머니의 흉은 저 정도에서 멈추시고 시어머니를 더 끌어내리려 하지 마세요
    시어머니께서 진짜 나쁜 사람이라도 남편한테는 엄마예요.
    본인 엄마를 배우자가 막 흉으로 까발린다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더구나 딱히 님이 뭘 하고 계신것도 아니고, 남편분이 그걸 다 해내고 계신거면
    그 정도에서 눈감고 평화롭게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네요.

  • 9. ..............
    '14.2.1 3:45 PM (76.113.xxx.172) - 삭제된댓글

    시어머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요?
    정말 연로하셔서 몸이 힘들어서일 수도 있어요.
    저도 아직 40대이지만 집안일이 힘에 부칠 때가 있는데,
    노인분들이야 오죽할까요.
    혹시라도 며느리가 오해하는 거라면,
    그리고 그 속마음을 시어머니가 알게 되시면
    아마 속으로 그러실 겁니다 -- 야, 너도 늙어봐라.
    그리고 아들과 손주들이 있을 때는 아주 잘해주시는 척 하신다면서요.
    그렇다면 아들 보는 앞에서 청소를 시키고 싶어서 일부러 어질렀을 거 같지는 않은데요.
    그렇게 잔머리 쓰는 교활한 인물이라면 정말 안보이는데서 꼬집겠죠.

  • 10. ㅠㅠ
    '14.2.1 4:19 PM (175.195.xxx.27)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요?제가 이렇게 느끼는데 원글님.남편분은 더하시겠죠?

  • 11. 시어머니
    '14.2.1 4:30 PM (14.39.xxx.238)

    진심이 시집살이인지 정말 상황이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남편이 다 커버하는는데
    남편말이 맞다 해주면 안되나요?
    설사 시집살이 시키려고 수쓰는거라해도
    남편이 저리 애쓰면 덮고 모르는 척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요.
    글쓰신분 못됐어요..

  • 12. ..,
    '14.2.1 4:34 PM (58.234.xxx.161) - 삭제된댓글

    진짜 욕심많네~~ ㅉㅉㅉ

  • 13. ..
    '14.2.1 4:46 PM (180.71.xxx.53)

    편가르지 마세요
    원글님 지금 스트레스주는 시모에게
    당신 잘난아들은 내거다 소유권주장하고 싶은거 그 이상도이하도 아니에요
    남편은 시모아들이니 그리 믿고 살게두세요
    처신도 잘하고있는 남편에게 못할짓하는거에요
    욕심이 과하시네요 진짜

  • 14. for퓨처
    '14.2.1 4:53 PM (223.62.xxx.234)

    에구..
    저도 이 글 읽으면서 남편에게 시어머니 안좋은 얘기하지말아야겠다 돌아보게되네요
    저도 가끔 원글같은 행동할때있는데 그럴땐 몰랐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니 그때마다 남편맘이 아팠겠다.. 자존심 상당히 상하겠다는게 절실히 느꺼지네요
    원글님도 적당히하세요.. 님이 사랑하는 남편의 엄마잖아요

  • 15. ....
    '14.2.1 7:25 PM (1.241.xxx.158)

    확실히 확인사살해서 남편의 마음을 완전히 가지고 싶거나..혹은 의절시키고 싶은 것으로 보이네요.
    남편이 다 커버해주면 전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어리석은 여자에게도 저렇게 사랑해주는 남편이 있다는게.. 팔자는 존재하는것인가 생각하게 되네요.

    뭘 더 원하는건가요?
    어머님의 본심을 인정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지금 솔직히 인정하고 있는거에요. 그러니 열심히 몸으로 커버해주는거에요.
    그럼에도 말로 확실하게 인정하고 자존심을 개박살 내달라고 말하는건가요?

    정말 어리석은 여자네요.
    남편의 자존심을 박살내고 싶은..
    남편은 그 어머니의 아들이에요.
    어리석은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잖아요.

  • 16. 아놩
    '14.2.1 7:36 PM (115.136.xxx.24)

    참 저희 시어머니랑 비슷하신데 남편은 완전 딴판입니다 제가 만약 원글님 남편 같이 눈치 있게 구는 남편 있다면 전 시집살이 하나도 힘들지않았다고 단언했을겁니다 2222222222222

    원글님 남편이 너무 잘해는 분이어서 질투가 나네요 ㅋ

  • 17. 모르는척
    '14.2.1 8:00 PM (223.33.xxx.56)

    이 세상이 꼭 다 흑백이 명확해야 할까요?
    때론 모르는게 약이다란 말이 어울리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냥저냥 1년에 며칠 안되니 억울한 마음도 화나는 마음도 그냥 넘어가세요
    눈에 빤히 보이는 아이들 거짓말도 어떤때는 적당히 속아주기도 하지 않나요?
    결혼하고 어느정도 되면 어른들 세계에는 알지만 콕 찝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더 많다는걸 깨달을 시기도 되지 않았을까요?

  • 18.
    '14.2.1 9:02 PM (223.62.xxx.48)

    정말 바르고 성인군자같은 남편이네요
    아내분 자꾸 그러면 오히려 돌아설것 같아요
    고만하시고 그렇게 좋은 남편 잘 사세요 스트레스주시마시고~~

  • 19. 진심
    '14.2.1 9:54 PM (39.7.xxx.181)

    좋은 남편도 평생 좋은게 아닙니다. 돌아설수 있어요.

    어머니가 혹시 결혼초에는 좀 치우셨다가 이제 귀찮아서 원래대로 사시는건 아닐까요? 남편께서는 대충 아시구요.
    그랬든어쨌든 담에 갈 때 바로 밥 먹을 수 있는 거 싸가지고 가셔요. 그리고 아직 살림 만지는거 부끄러워서 그러실수 있어요. 좀 기다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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