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남편도 겉에서 보기에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자랐어요.
그러나 한번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아본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둘다 자격지심에 시달렸고 많이 예민했죠.
시댁에 가도 친정에 가도 늘상 모자란 사람 취급이었어요.
평범하고 작은 회사에서 직장생활하는 저희 부부를 보면서 늘상 시부모님들은
"누구누구네 아들은 사법고시 패쓰했다는데..."
"누구누구네는 이번에 교사며느리 본대잖아."
이런얘기를 달고 사시면서 대놓고 위아래로 훑어보곤 했어요.
집안에 큰행사 있어도 저희부부에게 따로 연락 안하셨어요.
시누이,시동생 상견례할때도 연락 없었고 저희 빼고 진행하곤 했어요.
결혼식같은 큰 행사때 큰아들네가 빠지면 남들 이목 무섭다면서 그때나 참석하라고 했죠.
결혼생활 10년 넘어가면서
'이게 뭔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참고 참았지만 앙금은 깊어만 갔어요.
시누네도 시동생네도 조금씩 조금씩 함부로 말하고 하대하는 것도 눈에 띄기 시작했구요.
너무너무 화가 많이 났지만 지난 시간은 지난거고 앞으로는 멀리하기로 했어요.
조금씩 행사때 빠지기도 했고 조금씩 시댁을 멀리했어요.
그랬더니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천하에 몹쓸 아들,며느리가 되었더라구요.
본인들이 사람취급도 안하고 대놓고 무시했던 행동에 대해서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식이었고
저희 부부가 점점 시댁을 멀리한 건 불효막심한 일이랍니다.
올해가 결혼 14년입니다.
올해부터 시댁 안가겠다고 연락드렸더니 절더러 미쳤다면서 이혼하려고 그러냐고 합니다.
허...
시부모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이혼소리가 시댁에서 먼저 나오네요.
이혼시키고 맘에 드는 새며느리 보시라고까지 했어요.
그동안 내가 부족해서 그런 대접 받았다고 생각하고 더 노력하고 더 노력했던 시간이 억울해요.
그대신 올 명절은 정말 홀가분합니다.
간단한 음식 장만하고 오후에 가족끼리 오붓하게 나가서 영화보고 외식하고 왔어요.
명절이 이렇게 좋은 날이었나요?
앞으로 편하게 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