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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를 잘 키우려고 노력했는데 제 노력이 다 소용없는것 같아요.

엄마 조회수 : 2,174
작성일 : 2014-01-28 11:27:04
책 읽는 습관 들여주려고 티비도 안 보고 책 읽어주고,
좋아하는 책 사주고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중3올라가는 지금의 저희 아이를
보면 제 노력이 다 헛짓거리였단 회의거 들어요.

도대체 내가 어디서 뭘 잘못한걸까.
게임땜에 아이가 저러는걸까? 왜 공부에 관심이 없는걸까.
초등때 공부 습관 제대로 안 잡아주고 동기부여도 안해주고
다 내탓인걸까.

그나마 공부를 좀 할땐 성적이 나왔는데 그거 보고
내가 공부 욕심을 내서 애가 질린걸까?
내가 뭘 그렇게 욕심부리고 잔소리했다고...

3개월 다닌 학원.
지가 보내달라서 보내줬는데 성실함이 부족해서
3개월 지켜보다 끊어버렸어요.
돈도 아깝고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후 아이가 아빠랑 오랜시간 얘기 끝에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길래
인강과 과외 학원 중 과외는 싫다고 하고
인강은 뒤쳐진 공부를 따라잡긴 시간이 모자르고해서
소수정예로 운영하는 학원에 보내줬어요.
숙제가 많았지만 잘 해갔어요.
헌데 중간중간 학원가가 싫다, 숙제하기 귀찮다,
오늘만 쉬었으면 좋겠다라고 해도 꼭 가야함을 강조했고
이제는힘들다고 그 상황을 회피하려기 보다는 잘 헤쳐나가야할
나이라고 토닥이고 야단도 치며 겨우 한달을 채워가나
했는데 설 명절을 앞두고 일주일만 쉬고 그 다음부터는
학원 빠진단 얘기 안할테니 일주일만 쉬게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너무 화가나서 제 입장에서 화가나는 마음을 마구
퍼부었어요.
너는 집중이 안된다고 하면서 그 상황을 피하기만 하지
노력을 하지 않는다. 너는 그런애다. 공부를 안하는애다.
차라리 그럴거면 고등학교 졸업하고 일이나 해라.
뭐하러 돈 낭비 시간낭비 하냐. 니가 그런식으로 하기때문에
엄마는 학원을 보내줄 수 없다.
공부를 하고 싶으면 너 알아서 해라.

이러니 아이는 그러면 인강이라도 시켜달라고
사정사정을 하고 인강으로 자기가 해보겠다고
하는데 애한테 너무 화가나서 돈들여 니 공부 시켜주는건
이제 못하겠다.
니가 공부하고 싶으면 무료인강이든 뭐든 니 알아서
찾아서 공부해라.

이러고 어제 이후로 지금까지 저는 화가 나 있는 상태에요.

애한테 실망스러워서 화나고 공부머리 있는거 썩히는게 그게 너무 아깝고 속상하고, 나중에 공부 안해서
내 주변 누구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 하게 될까봐 걱정되서
어제는 저녁도 못 먹고 밤새 잠을 못 잤어요.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이 와중에 하루에 하던
게임도 챙겨서 하고 지 방에 들어가서 책만 읽네요.

마음이 너무 괴로워요.
이러다 애까지 영영 미워질까봐 겁나요.
공부 안해도 잘 살 수 있을거라고 마음 속으로
저를 달래주지만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땅으로 푹 꺼지는
기분이에요.
좋은 소리도 안 나와서 눈도 못 마주치겠어요.

글이 어무 길어졌네요.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쓰다보이 이렇게 길어졌네요.
나쁜 소리는 안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괴로운데 더 힘들어져서요.
그냥 누가 옆에서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그러면
좀 나아질까요.
모르겠네요 지금은 ㅠㅠ

IP : 121.190.xxx.24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4.1.28 11:30 AM (118.43.xxx.142)

    누구의 잘못도 아니예요
    원글님은 원글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신거고 아이는 아이대로 그 나이의 열정을 게임으로 풀고있는거예요..
    다 한때예요.. 이러면서 엄마도 아이도 배워가는거니 너무 속상해하지마세요
    저러다가도 자기 하고 싶은 공부나 일이 있으면 또 확 바뀌는게 아이들이잖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 엄마
    '14.1.28 11:37 AM (121.190.xxx.241)

    정말 좋은 부모들은 자식들 다 잘 키우고도
    본인은 아무것도 한게 없고 아이들이 알아서 잘 자라주었다고 하는데
    난 혹시 내 노력을 아이 공부로 보상 받으려고 그러는걸까.
    난 엄마 자격이 없는걸까.
    이런 생각으로까지 나가네요.
    어제까지는 눈물이 좀 나다 말았는데 오늘은 글을 올리고
    달아주신 댓글을 보니 눈물이 주체가 안되네요.

  • 3. 아이고
    '14.1.28 11:39 AM (221.147.xxx.186)

    제 아들도 딱그렇습니다
    40에낳은 늦둥이라 금이야옥이야키웠는데..
    내가이녀석을 미워할수있다는게 놀라워요
    이제 아빠한테 애일임시켰어요
    일단 공부하란소리일체안하니 관계가 많이좋아졌어요
    물론 속은문드러지죠
    아빠도움받아요
    넘노는거같으면 살짝 카톡보내서 애랑통화하라고해요
    내욕심내려놓고요
    그냥 이사춘기만 잘지나고나면 예전의 사랑스런 아들로돌아오겠지 고대하고있어요
    원글님 우리 파이팅해요

  • 4. ..
    '14.1.28 11:44 AM (123.212.xxx.158)

    사춘기 청소녀의 뇌는 상대를 인지할때 적군 아니면 아군으로 인식한대요.
    그렇기때문에 사춘기가 되기전에 부모는 무조건 내편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이시기에 아이들이 친구들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이유래요.

    이미 적군으로 인식된 부모는 아무리 자식의 인생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등..)을 해도 부모가 적이기때문에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반발하게 된다고 해요.

  • 5. 나무
    '14.1.28 11:46 AM (222.235.xxx.35)

    예비중2학년인 저희 아들 때문에 저도 요즘 너무 힘들어서 공감이 가네요. 방학중인데도 영수학원 두개 다니는 게 그렇게나 힘든가봐요. 하루종일 힘들다.. 학원가기 싫다.. 중얼대구요. 저희 아들도 공부에 소질 없으면 맘편하게 포기라도 하겠건만 그래도 아직은 어느정도 하는데 맘 놓기도 쉽지가 않네요.
    저는 일단 숙제하란 소리도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숙제를 못 해 가건 단어 안 외워서 시험을 못 보던 일단 좀 놔둬 보려고 합니다. 요즘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아주 난리에요. 엄마노릇이 참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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