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이 드니까 남자 마음 얻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되더라구요.

ori 조회수 : 5,462
작성일 : 2014-01-28 10:31:41
20대 전반.. 30대 초반에 걸쳐 연애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남자에 대해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드니 남자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구요.

어릴땐 중증 공주병에 걸려 남자가 절 선택 해주길 바랐었고 아무런 노력 없이 온갖 로맨틱 드라마들의 메뉴얼처럼 여자인 저는 도도함을 무기라 착각하며 저에게 헌신적인 남자들만을 만나 왔었는데 나이 먹고 나니 그 남자들도 저와 다를바 없는 힘들고 지친 영혼들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걸 깨닫게 된 계기는 지금의 제 남편을 알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총각 시절 제 남편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졌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였는데 유독 여자들에겐 인심이 박했어요.

저나 다른 여자들이 아무리 앞에서 알짱 거려도 쳐다봐 주지 않았고 애만 태우더라구요.

"그래, 저렇게 대단한 남자가 나같이 평범한 여자를 쳐다 봐줄리 없지."

그리고 저보다 더 어리고 예쁘고 대단한 집안 여자들의 호의에도 칼같이 구는 그를 보면서 나는 영원히 안되겠구나. 느꼈고 종국에는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기회는 쉽게 다가 왔습니다.

당시 남편이 술 취해서 아는 형에게 전화를 건다는게 저에게 잘 못 걸어 자기 하소연을 한 일이 있었는데 저는 솔직히 놀랐어요.

아무것도 아쉬울거 없어 보이는 저런 남자도 아무도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외로움과 상처가 있는 거구나. 하고~

잠결이였지만 어떤 말이라도 해서 위로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를 해줬는데 그 위로가 사랑의 불씨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씨를 처음 본 게 어디 어디에서였는데 그때도 ..씨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어. 비록 머리도 부스스 했고 세수도 안한 얼굴 같았지만 누구보다 빛 났어. 정말 별 거 아닌 한마디죠.

물론 그때 저는 남자가 이런 말에 넘어 올거라는 계산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들떠서 전화 끊고 잠을 다시 못 이룬 것 같습니다.

남편은 그 날 이후 저에게 가슴이 뛰었다고 하네요.

결혼 생활 몇년 지나다 보니 그때 감정들도 많이 무뎌졌지만 이렇게 돌이켜 보면 잘난 남자들도 결국 저와 같이 힘 없고 외로운 인간이라는걸 그땐 왜 몰랐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20대 아가씨들은 그때의 저보다 현명하겠지만 혹시라도 그때의 저같은 아가씨들이 있다면 그래서 남녀 관계를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 글이 조금이라도 참고 되었으면 하네요. 보잘 것 없지만...
IP : 211.36.xxx.7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463687
    '14.1.28 10:35 AM (125.181.xxx.208)

    남자,여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보편적인 이야기네요.

  • 2. 그냥
    '14.1.28 10:40 AM (180.65.xxx.29)

    두분이 마음 통했던거지 저런 위로 한다고 다 마음을 얻고 연인이 되는건 아니에요

  • 3. ...
    '14.1.28 10:54 AM (211.222.xxx.83)

    맞아요... 저도 몰랐는데.. 남자들은 이쁘고 조건 좋은것도 찾겠지만.. 일단 자기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여자
    에게 맘이 가는것 같아요.. 칭찬 격려받으면 좋아하고 더군다나 이쁜 여자가 그러면 정말 들었다놨다라는게
    되기도하죠...팅기기만 하는게 능사가 아니더라구..

  • 4. 편안하게
    '14.1.28 11:13 AM (112.169.xxx.227)

    해주는 사람이 좋은것같아요
    자기에게 맞는 편안함

  • 5. 그래도
    '14.1.28 11:32 AM (223.62.xxx.230)

    너무 도움되는 글이네요
    나이가 들었는데도
    그저 남자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고
    헌신적으로 대해주고 떠받들어주길 바라고
    그러면서 한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철없는 노처녀들 많거든요
    (제 이야기여요.. ㅠ)

  • 6. ...
    '14.2.16 2:07 AM (117.53.xxx.111)

    이글 강추합니다. 남자 마음 얻는 법.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8031 중고나라에서찾던중학생찾았나요? 19 .. 2014/02/04 4,495
348030 한살림에서 아미쿡 냄비 주문하신 분 계신가요? 22 .... 2014/02/04 12,050
348029 초딩여아때문에요 2 둘맘 2014/02/04 1,098
348028 두피지압 받을수 있는곳이 어딘가요 4 ... 2014/02/04 1,303
348027 이것저것 하는 아들... 1 아들맘 2014/02/04 719
348026 습진/한포진 - 손 세정제 추천해주세요 6 ㄷㄷㄷ 2014/02/04 2,598
348025 코치 가죽 중지갑 이가격이면 ... 2 .. 2014/02/04 1,246
348024 시부모님과 공인인증서를 공유하는 것에 대하여 15 아 답답해 2014/02/04 2,517
348023 농협 피싱 주의하세요(당할 뻔) 3 장미엄마 2014/02/04 11,350
348022 영문법 고수님, 한 번 봐주세요... 급합니다. 과제 제출해야... 2 길영맘 2014/02/04 714
348021 개콘 끝사랑 재밌지않으세요? 23 ........ 2014/02/04 4,713
348020 핸드폰 저장 동영상 복원가능? 2 ㅠㅠ 2014/02/04 1,658
348019 예비중 영어공부 어떻게 시키나요 5 영어고수님 2014/02/04 1,761
348018 남자 중학생들 교복 작아져서 새로 사기도 하나요? 동복이라 비.. 5 ??? 2014/02/04 1,408
348017 돈 못모았다고 남편이 한심해하네요 19 돈. 2014/02/04 5,047
348016 공무원채용신체검사는 동네 내과에서 해주나요? 4 ... 2014/02/04 1,514
348015 태권도, 합기도, 우슈 어떤게 좋을까요? 5 초등여학생 2014/02/04 1,828
348014 이영애 봄날은 간다 에서 3 갠적으로 2014/02/04 2,491
348013 철학박사 강신주의 상담 스타일 39 ㅁㅁㅁㅁ 2014/02/04 11,028
348012 요즘 대학생들에게 노트북은 필수품인가요? 9 노트북 2014/02/04 5,274
348011 여수 기름 유출 석유업체 허위·축소 신고 '화' 키웠다 세우실 2014/02/04 687
348010 어제 먹은 보쌈 추천이요 으하하 2014/02/04 813
348009 개똥이네서 중고로 살려는데 감이.. 안오네요..^^;; 2 탄탄키즈클래.. 2014/02/04 1,328
348008 교육부, ‘독도 오류’ 교학사 또 감싸주기 1 샬랄라 2014/02/04 513
348007 예비중 수학 인강 추천 부탁드려요 2 2014/02/04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