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어간 회사에서 한 여자 직장 상사가 있었어요.
그때 그 상사가 어찌나 멋져보이던지.
무심한 듯 세련된 옷차림, 퐁퐁 솟는 포스,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도 잡고
지식 상식 넘치고
직장 상사가 너무 좋더라구요.
그런데 그 직장 상사가 좀 속물이었어요.
사람보면 학벌, 재력부터 살펴보고, 지방에서 올라오거나 좀 촌스러우면 비웃고, 사람 이용해 먹고,
약간 자기애성 성격 장애자같은 특성이 있었어요. 사람들의 칭송을 원하고.
처음엔 무조건 좋다 좋다 하다, 나중에 세월 좀 지나고 나니 사람의 인격이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상사와 닮아있더라구요.
그런데 전 헷갈리는 게
나도 모르게 그 상사에게 영향을 받은 건지
아님 내 안에 그런 속성이 있는 걸 본 건데 내가 상사탓을 하는 건지 그게 정말 궁금해요.
후자겠죠?
인간에게 겉모습이 아닌 인격이 얼마나 세월이 지날 수록 가치를 발하게 해주는지
그건 배웠어요. 지금은 더 이상 멋져 보이지 않거든요.
알랭 드 보통이 그랬나요? 누가 말한 건지는 모르지만...
속물은 자신도 괴롭히고 남도 괴롭힌다는 것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