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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년의 가슴앓이 언제 지나갈까요..

진짜 주사. 조회수 : 3,744
작성일 : 2014-01-26 14:36:01
미국에 사는 72년생 90학번 아짐이예요. 와인은 안 한국사람들 하고 마셨는데, 여운이 남아... 이렇게 청춘인체 하는 마음은 언제쯤 지나갈까요. 남편은 자고, 아직 술은 남았고, 음악은 김광석, 90년의 푸르던 하늘과, MT가기전의 설레이던 그 마음과, 모든게 그대로 남아, 가슴이 지릿지릿합니다. (네 한국 낮이죠, 분위기 못타죠, 그죠?) 

신촌에서 열차를 타고, 달려가던 그 젋은 마음, 기타를 어깨에 매고 있던 오빠들을 보던 설레임. 내 몸은 늙었고.. 세월은 흘러갔는데도, 김광석의 목소리는 여전히 설레이고, 독수리 다방의 메모를 보러 달러가던 마음, 모닝빵에 사과잼을 찍어먹던 마음, 초이스를 시킬까 가끔은 맥심이라도 시켜볼까 설레이던 마음, 미티한 그 남자에게 순두부찌개를 먹자할까, 경양식을 먹자할까 하던 그마음, 파르페를 시키면 싫어하던 상대방 과팅의 남자아이들....

쓰고보니 평범한데, 그보다도 무엇보다도 사실 내게는 7년을 좋아하고도 그 사람의 마음이 뭔지도 모른채, 어느날 그사람에게 온 모든편지를 버린 그날에 대한 후회.. 그 편지를 가지고 왔으면, 그래도 내 젊은 날의 조각 조그만 조각 가끔은 뒤젹여볼수는 있었을텐데...

세상에 좋아서 정말로 많이 좋아했던,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아주 가끔씩 인터넷으로 들여다봐요. 연락처도 정말 너무 쉽게 알수 있더군요. 저는 너무나 먼 외국에 살지만, 가끔 그 사람이 사는 모습 볼수 있는 세상에 살수 있어서 감사해요. 연락처를 알면서도 아마 평생을 연락하지 못할것이고, 그저 이렇게 가끔 82덕에 술주정이나 하겠지만, 어느날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 가능성의 거의 없겠죠, 저는 외국이니 - 정말 행복하라고, 하지만 너 왜 나 헷갈리게 했냐고, 한번만 물어보고 싶어요..  아 ^^ 그리워요. 90년, 청량리역, 푸른하늘의 음악, 대학교의 축제, 최루탄의 냄새, 건전가요와 민중가요, 이대앞 민주 떡볶기, 그 무엇보다도 젋던 나의 마음과 무식하지만 용갑했던 나의 청춘...




IP : 128.59.xxx.18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26 2:49 PM (223.62.xxx.91)

    저는 학번은 훨씬 위지만 그마음 이해해요.
    원글님보다 훨씬 나이도 많지만 젊어서 모르는것투성이고 미래조차 불안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너무나 아련했던 젊은날, 아픔이 많아서 다시 돌아가라면 다시는 돌아가고싶지도 않건만
    마음은 그대로고 몸만 저만치 달아나버린 이느낌..
    가끔 불쑥 불쑥 슬픈노랠 들으면 길가다가도 눈물이 맺히는걸보면 나이가 들긴 들었나봅니다.
    그래도 원글님은 충분히 젊어요
    지금의 저는 그나이도 그립답니다.
    후회없이 충분히 행복을 찾아 누리셔요.

  • 2. 독다방..
    '14.1.26 2:54 PM (58.236.xxx.74)

    거기 빵맛 괜찮았죠 ?
    그래도 님같은 아련한 추억 없는 분들 보단 낫잖아요.
    전 제가 그런 향주머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버리지 않을 거고.

  • 3. 전 81학번
    '14.1.26 3:07 PM (223.62.xxx.172)

    저도 윗분처럼 원글님 나이때가 부럽네요.
    사십대엔 이젠 추억만 곱씹을 늙은 나이라고 이삼십대와 비교하며 나이먹은걸 한탄 비스므레 했었는데 십년여가 지나고 보니 사십댄 또다른 청춘이었더군요.
    육십되기전에 전 이 젊음을 더 누리려구요 ㅎㅎ
    육칠십에 추억할수 있도록요~~~

  • 4. ㅇㄷ
    '14.1.26 3:13 PM (203.152.xxx.219)

    원글님 부러워요..
    원글님하고 같은 나이 같은 학번이예요. 전 미국가서 살아보고 싶네요 ㅠㅠ
    그리고 그런 감정이 좀 있어봤음 좋겠어요.... 제 감성은 나이드는데 원글님 감성은 여전히 청춘인듯...

  • 5. 저두요..
    '14.1.26 4:04 PM (222.152.xxx.244)

    전 88학번. 언젠가 우연히라도 만나게 될까요?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 그만큼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던거 같아요. 그래서 더 그리운게 아닐는지..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너를 다시 만났었지~~

  • 6. 저도 81학번
    '14.1.26 4:15 PM (77.1.xxx.253)

    10년 이라는 갭만 빼놓곤 원글님과 정말 똑같은 과거를 지닌 가슴앟이하는 중년 여기 또 하나 있네요.
    첫사랑과 몇년 동안 주고받았던 편지, 그를 생각하며 만들었던 시집.. 도 다 버리고 외국으로 왔는데 정말 그게 제일 아깝네요..

  • 7. ...
    '14.1.26 4:41 PM (118.38.xxx.53)

    가슴이 쎄해지는 느낌
    아련하고 슬프고 그립고

  • 8. 전85
    '14.1.26 4:50 PM (1.229.xxx.83)

    늘 그립고 아쉽고 안타깝죠
    가끔씩 왜 사랑은 식는걸까 궁금해져요

  • 9. ㅇㅇ
    '14.1.27 10:17 AM (1.245.xxx.104)

    별다른 추억이 없는데도 같은 시대를 공유했다는 이유 때문인지 마음 한켠이 아릿해지네요.

  • 10. 공감가요..
    '14.1.27 4:45 PM (125.177.xxx.190)

    저도 문득문득 옛추억속의 누군가를 자주 생각하며 산답니다.
    만나서 차 한잔 하고 싶다.. 혼잣말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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