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복불복

갱스브르 조회수 : 387
작성일 : 2014-01-24 10:14:21

미신이 뭔지 점이 뭔지를 알기 훨씬 전부터

불가사의한 존재에 대한 맹신이 있었던 듯하다

꿈이 안 좋으면 외출도 삼가고

이사 가거나 심지어 강아지 한 마리 들여올 때도

손?없는 날 따져 무슨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신중하셨던 외할머니와 엄마

그 때문인지 그냥 자연스레 해 바뀌면 운세 보고 좋아라하거나 조심하거나 했고

삼재 때면 꼬박꼬박 부적도 챙기고

나중에야 그놈의 삼재가 끝이 없는 복불복의 확률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됐지만

살다 맞닥뜨리는 답답함에 습관적으로 철학관, 무당집, 타로 등등에 기대

속는 셈 치고 이번만 보자 하며 질질 거렸다

과거를 잘 맞춘다, 미래를 내다 본다 하는 통찰은 그들이 아니라

지금껏 살아온 내 얼굴과 말씨 그리고 매무새에서 힌트가 나가고 있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게다가 그들이 누군가...

택시기사 분들도 몇 년 지나면 손님이 문을 여는 행동거지만 봐도 그 "감"이라는 게 본능적으로 들어와

순식간에 데이터가 쫙 나온다는데...

내리 사람 속 후비고 들고 파는 점사들의 기술을 당해낼 재간은 없다

그곳을 찾기까지 당사자의 마음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절망감이니

그 의존하고 싶은 무게가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를 담보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늦은 나이에 심각하게 결혼을 고민하는 친구가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다

일요일마다 주님 만나 은혜 입는다고 감사가 충만한 친구...

갓 신내린 무당을 만나 흥분이 가시지 않는단다...

지금 만나는 남자를 맞췄다며

부적만 있으면 백년해로 하고 조상 구염 받아 보살핌 받으라고

상당한 돈을 지불한 눈치다

한껏 들뜬 친구의 눈동자가 생각난다

분명 신이 서린 무당은 그 열감을 감지했을 테고

갑자기 예전 기억이 새롭다

극단적으로 단정 짓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확실한 긍정으로

어찌나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던지...

분명 내 행복이었는데 무당의 신끼에 감사했던 어처구니 없던 나를

요상한 게 심리라

나쁜 말을 하면 그 자체를 피해야 한다면서도

은근 기다린다...

의심을 갖는 순간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지는 것처럼

갖다 맞추면 다 그럴싸한 "그림"이 된다

행복도

불행도

IP : 115.161.xxx.20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5184 저렴하지만 좋은 스텐냄비 추천 부탁드립니다. 9 3중? 5중.. 2014/01/27 7,396
    345183 왕가네 대본 보고 게거품 물었음 ㅠㅠ 31 이로 2014/01/27 11,071
    345182 골목길주차된 제차가 긁혔을때 저도 보험접수해야해요? 1 땅지맘 2014/01/27 2,028
    345181 집착 갱스브르 2014/01/27 537
    345180 장애인증명서 5 .. 2014/01/27 1,112
    345179 건강을 위해 실내에서 운동화를 신으세요. 11 현수기 2014/01/27 4,266
    345178 명절에 푹.. 빠져서 읽을 책들 좀 추천해주세요. 1 2014/01/27 700
    345177 무선 공유기에 대해서 여쭤 봅니다. 2 .. 2014/01/27 929
    345176 11번가 얘네 웃기네요 6 기도안차 2014/01/27 1,934
    345175 잊히지 않는다.. 이런 표현 원래 있었나요? 4 국어 2014/01/27 1,903
    345174 영화 올란도를 봤는데, 뭐를 말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어요.. 8 어제 2014/01/27 1,886
    345173 시모 용돈에 대한 답글들 보고 놀랬네요 49 믿을 건 나.. 2014/01/27 9,001
    345172 시댁에 가져갈 요리 뭐가 좋을까요? 6 2014/01/27 1,379
    345171 위안부 피해 황금자 할머니 별세..생존자 55명 1 세우실 2014/01/27 851
    345170 전지현도 얼굴살이 하나도 없네요 13 전지현 2014/01/27 7,145
    345169 대학병원에서 진료기록을 떼면 담당의사가 알게되나요? 4 ㅜㅜ 2014/01/27 1,901
    345168 미국에서 겨울동안 학교 다니는것 어떻게 하는건가요? 4 여행과 공부.. 2014/01/27 1,047
    345167 이과 논술 준비 질문요 5 .. 2014/01/27 1,190
    345166 영화 ‘변호인’ 죽은 노무현을 소환하다. 1 light7.. 2014/01/27 860
    345165 어금니 많이 썩었는데.. 교정가능한가요? 3 교정 2014/01/27 1,172
    345164 중고등자녀 학교가 멀어서 이사하신분들 있죠? 1 아녜스 2014/01/27 609
    345163 어릴때 만난 남자와 사랑 하나만으로 결혼하신 분들 3 궁금 2014/01/27 1,424
    345162 아이허브 구매달인님들 ~ 도와주세요. 11 아이허브초보.. 2014/01/27 3,423
    345161 별다른 증세 없이도 폐경되나봐요 4 이상합니다 2014/01/27 3,175
    345160 신발 잃어버리는 꿈 10 아세요 2014/01/27 4,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