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방한한 회장·사무총장 기자회견
"세계교육포럼 개최지 변경 요청"
교육장관 국제회의 참석 저지뜻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외노조화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기구의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됐다.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이하 연맹)의 수전 호프굿 회장과 프레트 판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철회하지 않으면, 2015년 서울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세계교육포럼' 개최지를 변경해달라고 주최 쪽인 유네스코(UNESCO)와 세계은행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세계교육포럼은 전세계 164개 나라에서 온 1100여명의 교육계 인사들을 비롯해 유엔 사무총장,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 행사다.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겠다는 한국 정부와는 같이 회의석상에 앉아 교육에 관한 국제 기준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한한 호프굿 회장과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그동안 국회와 전교조, 전국공무원노조 등을 방문해 전교조 법외노조화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노동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교사들의 표현의 자유와 단결권 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 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를 중단하라"며 교원의 표현의 자유와 단결권을 보장한 국제기구의 기준을 지키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호프굿 회장은 "한국이 1991년 국제연합,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면서 교사의 단결권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정부는 국제 기준에 맞춰 국내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교사가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명하지 못하는 정도로 따진다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다. 교사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걸 보고 자란 학생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강한 어조로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호프굿 회장은 이번 방한 때 박근혜 대통령과 고용노동부·교육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에 이어 또다시 거절당했다. 호프굿 회장은 "대부분 정부는 면담에 응해왔는데 한국에서 유독 두번이나 거절당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세계교육포럼 개최지 변경 요청"
교육장관 국제회의 참석 저지뜻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외노조화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기구의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됐다.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이하 연맹)의 수전 호프굿 회장과 프레트 판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철회하지 않으면, 2015년 서울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세계교육포럼' 개최지를 변경해달라고 주최 쪽인 유네스코(UNESCO)와 세계은행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세계교육포럼은 전세계 164개 나라에서 온 1100여명의 교육계 인사들을 비롯해 유엔 사무총장,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 행사다.
이들은 또 내년 3월 연맹과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함께 뉴질랜드에서 여는 세계교직정상회의에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국제적인 행동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교직정상회의에는 오이시디 회원국의 교육부 장관과 교원노조·교원단체 대표 등이 참석해 교육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에 앞서 오는 12월 오이시디 회의와 내년 3월 국제노동기구 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 탄압을 의제화하고 항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겠다는 한국 정부와는 같이 회의석상에 앉아 교육에 관한 국제 기준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한한 호프굿 회장과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그동안 국회와 전교조, 전국공무원노조 등을 방문해 전교조 법외노조화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노동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교사들의 표현의 자유와 단결권 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 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를 중단하라"며 교원의 표현의 자유와 단결권을 보장한 국제기구의 기준을 지키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호프굿 회장은 "한국이 1991년 국제연합,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면서 교사의 단결권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정부는 국제 기준에 맞춰 국내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우언 사무총장은 "교사가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명하지 못하는 정도로 따진다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다. 교사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걸 보고 자란 학생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강한 어조로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호프굿 회장은 이번 방한 때 박근혜 대통령과 고용노동부·교육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에 이어 또다시 거절당했다. 호프굿 회장은 "대부분 정부는 면담에 응해왔는데 한국에서 유독 두번이나 거절당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