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사이버사령관 재직 때 매일 보고받고 작전 지시
사령관 지시로 작성된 글, 공소장에서만 3천여건 확인
군 조사본부는 무혐의 처리…‘꼬리 자르기 수사’ 의혹
연제욱(사진)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군 사이버사령관 재직 시절인 2012년 사이버사
심리전단장한테서 매일 대선 개입 활동을 보고받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군 사이버사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한 군 조사본부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
연 비서관을 사실상 무혐의 처분해 ‘윗선’ 보호를 위해 축소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짙어 지고 있다.
<한겨레>가 20일 전해철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이아무개 전 사이버사
심리전단장의 공소장을 보면, 연 비서관은 사령관으로 재직하던 2012년 이 전 단장한테서
전날 인터넷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주요 이슈에 대해 매일 아침 보고를 받고
심리전단의 대응 여부와 방향 등을 ‘결심’(지시)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연 당시 사령관의 결심과 이 전 단장의 지시로 작성된 글은 이 공소장에서만
트위트 2867건, 인터넷 블로그 글 183회 등이다.
이런 공소장 내용은 연 전 사령관이 2012년 대선과 총선 당시 사이버사 심리전단의
정치 개입 작전을 사실상 지휘했다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다. 그러나 군 조사본부와
군 검찰은 연 전 사령관을 단 한 차례 참고인으로 조사한 뒤 현재까지 형사처벌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고 있다.
후임자인 옥도경 현 사령관에 대해서도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연 전 사령관은 대선과 총선 기간이 대부분 포함된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사령관으로 재직했고, 옥도경 현 사령관은 2012년 10월 이후 사령관직을 맡고 있다.
두 사령관의 혐의와 관련해 조사본부는 지난해 12월19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때
“북방한계선(NLL) 등 특정 사안에 대해 심리전 대응 작전 결과 보고시 정치 관련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었으나, 이를 간과했다”고 짤막하게 언급한 것이 전부다.
조사본부는 결국 두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작전을 벌인 이 전 단장과 10명의 사이버사
대원들만 정치관여와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 단장의 공소장에는 심리전단의 구체적인 대선 개입 활동 방식도 드러나 있다.
이 전 단장이 사령관의 결심(지시)을 받아 현안별로 3~4개씩 대응 지침을 작전팀
요원들에게 지시하면, 요원들이 작전 문구를 만들어 전용 인터넷 카페에
올려놓고 활용했다. 작전 문구는 주로 민주당, 통합진보당 등 야권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문구뿐 아니라, 웹툰이나 동영상, 포스터, 홍보글 등을 직접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조직적인 증거인멸 또한 공소장에서 확인됐다. 이 전 단장은 <한겨레> 보도로
군 사이버사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20일, 530단의 데이터베이스·
전자결재 서버 4대를 초기화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530단 자체 운용 중인
총 6대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자료가 삭제됐다. 이 전 단장은 같은 달 18일
북한·해외팀의 사이버심리전 대응작전용 노트북 9대도 초기화하도록 지시했고,
며칠 뒤인 25일에는 아예 심리전단 요원들의 작전용 노트북 전체인 60대를
모두 초기화할 것을 지시해 자료를 삭제하기도 했다.
또 케이티(KT)에 연락해 530단이 사용중인 인터넷 아이피(IP) 대역을 변경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기존에 기록돼 있던 530단의 아이피 주소에 대한 수사를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했다.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40121082007719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대선 댓글로 승승장구한 이유는?
http://www.ajunews.com/view/20140121132408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