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회사에서 성수기 콘도 추첨에 당첨돼서 대천가다가
서해안 고속도로 에서 남편이 운전하던 차가 2차로를 달리던 중 1차선으로 차선변경 하려다가
앞서가던 트럭 뒷쪽을 들이받고 차가 한바퀴 돌면서 중앙분리대를 몇번에 걸쳐 들이받는 사고가 났습니다
정말 정신이 아찔 하더군요. 차가 우당탕탕 부디치며 한바퀴 도는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차 앞바퀴 나가고 앞부분 거의 다 찌그러져서 폐차 하기로 했습니다. 차 상태에 비하면 우리 네가족 정말
하나도 다치지 않은게 기적 같아요
정신 수습하고 여기 적는 이유는 여기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 저로써 여러분께 조심하라고 알려드리고
또 여쭤보고 싶은 것도 있어서에요
먼저, 꼭 안전벨트 매세요. 저희 네명 모두 안전벨트를 매서 그랬는지 폐차 상태의 차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았어요
콘도에 같이 놀러가기로 한 언니네가 저희 사고 난걸 보면서 지나갔는데(저희 차인줄 모르고)
차가 저정도면 사람들은 얼마나 다쳤을까 싶더래요. 나중에 저희인걸 알고 기절할뻔 했지만...
그리고, 저는 차가 한바퀴 돌아서 섰을때, 하행선 차들이 저희를 보면서 오고 있는 상태에서
빨리 그 자리를 떠야 한다는 생각을 못해서 멍하니 시간을 지체했는데 경찰이나 견인하는 기사분 얘기로
그렇게 있으면 안된다고, 2차 추돌에서 많이 다친다고 하네요. 저도 생각해보니 저희 뒤에 오던 차가
저희 차를 박았으면 정말 아찔했겠다 싶었어요. 혹시 모두들 안전운전 하시겠지만 사고가 나면 빨리 거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거 알아두세요...
사고가 나니 별 생각이 다 났어요. 왜 하필 성수기 콘도에서 당첨은 돼가지고는 ....
남편이 그날 회사 당직이였는데, 그것까지 다른 사람과 변경해서 갔는데 차라리 바꾸지 말것을
집에서 출발할때 둘째가 그 전날부터 열이 나고 아파서 상태보고 늦게 출발하려고 했는데 웬걸 애가 아침부터
일찎 일어나길래 괜찮나 보다 출발는데 그러지 말걸 싶고, 기름을 집근처에서 넣고 가자 했다가 에이 가다가 넣지
이렇고 왔는데 기름 넣고 왔으면 그 트럭이랑 안 부딪쳤을텐데 등등 별 생각이 다 나더라구요
저희 큰아들애가 6학년 올라가는데 워낙 평소에도 겁이 많고 불안이 많은 애인데 이번에 많이 놀랐나봐요
큰애와 정반대 성향의 둘째 아들은 사고났을떄 울고는 오히려 괜찮아 졌는데
큰애가 그래요. 엄마 왜 우리만 운없게 사고가 났냐고... 제가 그랬죠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날 수 있고
우리가 몰라서 그렇치 많다고. 그래도 우리는 다행이라고. 큰 사고 났지만 온가족 건강하지 않냐고 감사해야 한다고
하늘이 도우셨다,(저희가 성당 다니니) 하느님이 보살피셨다고 했더니 큰애가 운이 좋으려면 사고 자체가 안나야 하는거 아니냐고... 그말에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자기 전에 자꾸 생각이 난다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다고 하고
큰애에게 뭐라 말해야 좀더 안정이 될지 지혜를 주세요
하나 얻은 거라면 보험이라면 질색인 남편. 종신보험, 암보험 해약하라고 난리치고(그래봤자 온가족 다해서
보험료 33만원 정도) 저랑 많이 싸웠어요.
자동차 보험도 자차를 빼고 가입하더니 이번에 보험에 관한 한 더이상 말 안하겠다네요
결국 자차를 빼고 가입했으니 폐차해도 보상도 못받게 됐지요...
그리고 다시는 운전 못할것 같다네요. 애들과 저에게 미안하다고(남편 과실이 컸거든요...)
미안해 하는 남편은 또 어떻게 다독여 줘야 할지...
하루하루 매일 쳇바퀴 도는듯한 생활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감사한 일인지 토요일 사고를 겪고 나서 느꼈어요
여러분들도 모두 조심운전하시고 안전벨트 꼭 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