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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사 선생님께 전화받고 펑펑 울었어요

... 조회수 : 18,689
작성일 : 2014-01-17 19:07:31
십여년 전에 수술을 받았어요.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였고 심야에 실려가 응급수술을 받았답니다.
아주 나중에 알았는데 그 선생님 아니였으면 저는 죽은 목숨이였더라구요. 다른 분 같았으면 돌려보냈을거래요.
어린 아가씨라고 흉터까지 신경써주셔서 다른 분들 수술 자리보면 기찻길인데 전 실금만 남았답니다.
수술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 선생님은 교환교수로 외국으로 떠나셨고 ....그렇게 세월이 흘렀어요.
후유증이 없는게 아니라서 가끔 다른 병원도 드나들며 살았죠.
그 중 한군데서 그 선생님 제자분이신 의사분을 만났고 그 분께 저를 수술해주신 선생님 얘길 들었어요.
환자를, 생명을 너무도 귀하게 여기시는 분이라고 그래서 외면하지않으셨을꺼라고 어느 병원이든 가면 제 수술자리보고 놀란답니다.
요즘 몸이 좀 안좋아서 병원을 알아보다 은인이신 선생님이 생각나서 검색을 했더니 한국에 오셨더라구요.
이미 유명하셔서 예약도 힘든 분이 되셨더군요.
그래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보실꺼라 생각도 못했죠 .
그게 한달전이예요.
그사이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고 다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좀전에 전화가 온거예요.
***입니다 ***씨죠?
제가 메일을 너무 늦게봤어요.
괜찮으신가요? 미안합니다.

저를 기억하시더라구요.
증상을 물어보셨고 다독여주셨고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고생많았다 하셨어요.
엉엉 울었습니다.
그냥 다 치료받는 느낌이였어요.
지난 10년을 알아주시는것 같아서 또 고마워서

글을 쓰는 이유는
얼마전에 봤던 소위 명문대 출신 의사선생님을 찾던 글이 생각나서예요.
검색하면서 알았는데 그 선생님 그런 학교안나오셨더라구요.
엘리트코스도 아니였고 그냥 사람을 생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이셨던거죠.
병원들 전전하며 차갑고 사무적인 분들 많이 뵈었습니다.
피식 웃던 사람도 있었어요.
학벌말고 사람도 보세요.
그게 다가 아닙니다.
IP : 117.111.xxx.50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17 7:10 PM (124.49.xxx.75)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씨앗이 되어 세상을 따듯하게 해주는거같아요.
    좋은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2. 궁금
    '14.1.17 7:13 PM (175.209.xxx.46)

    어느 병원에 근무하시는 누구실까? 궁금해하면 안되는데....

  • 3. ....
    '14.1.17 7:16 PM (180.228.xxx.117)

    병원 많이 다니다 보면 별 의사, 아니 별 넘 꼴 다 보게 돼죠.
    정말 저런 인격으로 어찌 의사를 할쏘냐 하는 사람도 있어요.

  • 4. ...
    '14.1.17 7:19 PM (117.111.xxx.50)

    책으론 안보여요.
    사랑해야 소중해야 보이는게 있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 5. ㅁㅁ
    '14.1.17 7:38 PM (183.103.xxx.107)

    생각나는 교수님은...골든타임 최인혁 교수님... ㅠ 죄송

  • 6. 그ㅎㅎ
    '14.1.17 7:38 PM (218.54.xxx.95)

    의사는 제 생각엔 머리로만은 아니고..손재주랄까 그런것도 필요해요.
    부자된 의사는 경영마인드도....
    이상 외과의사 마누라였어요.

  • 7. ...
    '14.1.17 7:41 PM (175.207.xxx.77)

    최근에 치과 진료 받으면서 손길이 점잖고
    부드러운데다 최소한의 치료만 하고
    제 이를 살려야 한다는 의사 덕분에
    치과 진료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 8. ㅇㄹㄶ
    '14.1.17 7:47 PM (211.228.xxx.251)

    원글님이 천운이 있으셨네요.
    그런분이랑 만나고..

  • 9. 우와
    '14.1.17 7:48 PM (223.62.xxx.33)

    감동이네요

  • 10. 이런분은
    '14.1.17 7:50 PM (210.94.xxx.89)

    소문 내주셨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건강하세요~~

  • 11. 저두
    '14.1.17 8:06 PM (119.64.xxx.154)

    고맙던 의사샘 생각나요..
    천안단대병원요..디스크수술 무섭고.떨렸는데
    걱정말라며 기도해줄테니 푹자라고 수술전날
    다독여주시던 모습에 인간적으로 푸근함을
    느꼈었어요..

    의술보다 인술이 훌륭한분들은 많지않지요..

  • 12. ----
    '14.1.17 8:08 PM (217.84.xxx.244)

    정말 병원 한 곳만 가보면 안 되요. 두 서너 곳.....의사마다 다 다르더라구요. 외국도 마찬가지였어요. 한군데만 안 갑니다.

  • 13. ..
    '14.1.17 8:09 PM (121.166.xxx.219)

    아.. 따뜻하다..

  • 14. 저도
    '14.1.17 8:12 PM (120.144.xxx.241)

    외국 사는데, 한국서 수술해주셨던 선생님 아직도 기억해요.

    애엄마인 저한테 반말을 하시는데, 그게 어린아이 다루시듯하는 말투셨어요.

    얼마나 꼼꼼하신지, 금식을 하도 오래 시키셔서 죽는줄 알았답니다.

    그래도 지나고 보니, 고마우신 분이세요.

  • 15. 마음도 치료하는
    '14.1.17 8:49 PM (121.88.xxx.128)

    심의를 만나셨군요.

  • 16. 엉뚱한 나
    '14.1.17 10:45 PM (71.206.xxx.163)

    이 글 읽고 뜬금없이 눈물이 납니다요. ㅠ ㅠ;;

    건강하세요, 원글님!

  • 17. 건강하세요~
    '14.1.17 11:40 PM (119.202.xxx.205)

    제 남편이 그런 진짜 의사가 되길 바라며...
    원글님 앞으로 쭉 건강하게 사세요 ^^

  • 18. ...
    '14.1.18 12:48 AM (220.78.xxx.99)

    고대병원 성형외과 한승규교수님..
    저는 이 분이 참 좋아요. 거기 오는 환자들 창상환자라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닌데 늘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사소한 것 하나 지나치지 않으시구요.

  • 19. 아..진짜...
    '14.1.18 1:03 AM (182.209.xxx.106)

    서울대학병원 다니며 느끼는건..여기 병원은 환자를 귀찮아한다는걸 자주 느껴요. 그래서 깨달은게 의사는 기본적으로 인간성이 돼야하고 손재주도 좋아야한다는걸 느꼈어요. 공부머리가 다가 아닌듯..서울대병원 실망스러워서..ㅉㅉ

  • 20. 며칠전에
    '14.1.18 1:04 AM (66.234.xxx.185)

    굿닥터라는 드라마 20회를 이틀에 걸쳐서 몰아서 보면서 눈물을 쏟았는데
    이 글을 보니 다시 눈물이 나네요.
    세상엔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도 많고 선한 사람이 많듯이
    의사도 그래요.
    한 사람이 비추는 빛이 점점 어둠을 몰아내는 그런 세상을 다시금 꿈꾸어 봅니다.
    좋은 사람에게 받은 좋은 영향을 우리 또한 또다른 누군가에게 비춰주면서 그렇게들 살아봅시다.

  • 21. ....
    '14.1.18 1:19 AM (58.124.xxx.155)

    어느 선생님이신지 너무 궁금해요... 실례가 안된다면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 22.
    '14.1.18 1:33 AM (39.7.xxx.156)

    서울대병원 의사들중 불친절한 의사도 있지만 다들 쉬는 주말에 나와서 에이즈환자들 수술하는 박모교수님과 의료팀분들도 계세요.

  • 23. 나무
    '14.1.18 4:06 AM (121.168.xxx.52)

    원글님 글에 저도 치료 받은 거 같습니다.

  • 24. 제가 다 감사하네요
    '14.1.18 4:53 AM (115.93.xxx.59)

    그럼요
    학벌이 다가 아니죠
    고3때 시험문제 잘 맞춘 의사가 아니라

    저도 정말 환자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원글님 말대로
    사람을 위하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의사선생님을 원해요

  • 25. 셋째
    '14.1.18 11:14 AM (223.62.xxx.49)

    서울대병원...차가운 분만 계시진 않아요.
    저희 아버님이 위암과 간경화로 투병하실때
    위암 수술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담당의들의 의견이 엇갈려 가족들끼리 심사숙고 끝에 수술결정을 내렸어요.
    수술 전날.. 가족 모두 이 결정이 옳은 것인지 불안해하며 잠못 이루고 병상을 지키는데, 그 밤에 수술 집도하시는 선생님이 일본 출장갔다가 한국 도착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와 가족들 다 불러 모으고 이 수술이 어찌 진행될것이며 무엇을 기대할수 있는지.. 정말 소상히 설명해 주셨어요. 그리고 말씀대로 수술 후 잘 회복 되셨구요.
    아버님의 오랜 투병 끝에 가장 생각나는 선생님이시네요.

  • 26. ...
    '14.1.18 11:47 AM (61.79.xxx.108)

    의사들에 학벌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지방대 의대도 다 수재들이 입학하는 곳이예요. 수능 몇점 차로 학교가 갈리는데요 뭐..

  • 27. 글 읽는 내내
    '14.1.18 12:05 PM (1.225.xxx.5)

    미세먼지도 사라진 아침에 한바탕 환기한 느낌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 읽다보니 저 위 고대 한승규 교수님....저도 그 분 좀 아는데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
    인술을 의술만큼 중요하게 가르치고 받아들이고 실천하시는 선생님들로 넘쳐 나길 기원해봅니다.

  • 28. 감동입니다.
    '14.1.18 12:16 PM (59.187.xxx.13)

    넘 귀해서,
    아직 단 한 분도 만나보지 못 했는데
    원글님께서는 만나셨군요.
    천운이세요.

  • 29. ...
    '14.1.18 12:52 PM (118.38.xxx.249)

    가슴이 따듯해 지네요...

  • 30. ...
    '14.1.18 1:04 PM (123.213.xxx.157)

    귀한 은인같은 분을 만나셨군요
    가슴 뭉클한 글이네요^^

    경험상 정말 의사이기전에 인간부터 되어라 말해주고 싶은 의사들도 있던데요
    의대나오면 아주 대단한 별종인줄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 31. 의외로
    '14.1.18 1:25 PM (221.138.xxx.21)

    좋은 의사선생님도 많아요.
    오랫동안 저희 친정 아버지 주치의 선생님이시던 강동 성심병원 여의사 선생님...항상 저희 아버지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 진심을 다해 따뜻하게 대해 주셨고 환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도 섬심껏 대답해 주셨죠~
    올초에 아버지께서 숙환으로 돌아 가셨지만...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후에 제 동생이 인사차 찾아뵈었는데 그선생님께서 그동안 병간호 하느라 고생했다면서 따뜻하게 안아주시고 함께 눈물도 흘렸다고 하네요. 저도 동생말을 듣고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지금도 그렇구요.

  • 32. 한없이
    '14.1.18 2:22 PM (14.52.xxx.59)

    거만한 의사들 보면 매일 환자보는거 지겹겠지만 그래도 사람 살리는 일에 보람이 하나도 없을까 싶어요
    서울대가 자꾸 언급되는데 저도 서울대 병원에서 시부모님 보내드려서...
    그때 참 의사들한테 상처 받았습니다
    이번에 집에 환자 생기면서 별별 연줄 다 동원해서 국내 최고라는 교수한테 가려다가
    그냥 빨리 진료되는 곳 한군데 먼저 봤는데
    어찌나 친절하고 환자 마음 잘 알아주는지 감동 먹었네요
    치료도 잘되고 결과도 좋아서 그 교수를 명의로 만들어줄 환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가 좋으면 치료결과도 좋다고 합니다

  • 33. 가슴이 뭉클
    '14.1.18 3:11 PM (219.250.xxx.77)

    오랜만에 들어왔어요~~ 감동이 느껴집니다. 위급한 수술에 실자리 정도만 보이는 정말로 정성을 다한 수술을 하셨다니.. 그리고 10년이 지났음에도 원글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는게 참 보기 좋습니다.
    원글님 건강 잘 유지하셔요~^^

  • 34. 정말
    '14.1.18 5:53 PM (121.138.xxx.176)

    로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옛날저희 아이 4살때 배아프다고해서 세세하며 문질러주고 있는데 아무래도 계속 아파하는게 이상해서 새벽에 응급실갔더니 의사샘 주무시다가말고 나오셔서 수술해주셨어요. 맹장~ 조금만 늦었어도 터졌을거라며 맹장보여주셨는데 .. 그 때 얼마나 감사한지.. 의사선생님 정말로 감사드려요, 그 아이 지금 대학교2학년올라갑니다.

  • 35. 와비
    '14.1.18 6:10 PM (118.37.xxx.217)

    원글님의 진솔한 마음의 표현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저도 10년전 뇌수술을 받고 힘든 시기를 보냈기에 절절하게 와 닿아요.

    진정 살아있는 성자를 만나신 원글님 내내 건강하시구요~

    뵙지는 못하지만...

    마음이 따뜻하신 의사선생님의 건강도 영원하시기를 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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