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훌륭한 부모도 학부모도 못되는 사람입니다.
직장생활 하느라 시간에 쫒겨 살구요,
무신경한 남편에 대한 불만이 아이한테 슬쩍 슬쩍 전가되고 있다는 것도 자각합니다.
아이 공부 봐주다가 폭발해서 아이한테 소리도 지르구요,
아이가 자기 할일 잘해주고 눈치도 좀 보는 그런 아이이면 제가 좀 미안하기도 할텐데
산만꾸러기에다, 머리는 영리하지만 진득히 뭘 하는 건 싫어하는 남자아이..
직장생활하다보니 그런 산만한 애한테 시간에 대한 지나친 강조하게되서 애가 강박이 있는 거 사실이죠..
마음으로 알고 있는 사실들이죠.
근데 아이 친구 엄마를 모임에서 만났는데 그러는거예요.
저에게 아이한테 너무 엄한거 같다며, 애가 애정결핍증상이 보인다는 거죠.
너무 뜨악했어요.
저, 그 정도는 아니예요.
그러더니 몇 달 후에는 우리 아이가 시간 강박이 보인다며 참 불안해보이더라.. 그러더라구요.
눈물이 쏟아질 거 같더라구요, 그 얘길 듣는데.
전업이신 분들 보기엔 그렇게 보실 수 있어요,
그 분 훌륭한 엄마예요. 그 집 아이 공부 정말 잘하고 전교, 아니 전국권 수상도 하는 그런 아이죠.
엄마, 아빠 모두 아이에게 올인하는 그런 집인것도 알구요,
그 집 아이 인성이나 학습 모두 최최최상위권인것도 알구요..
너무 속상하고 아파서, 우리 애가 어느 순간 반전을 보여줬으면 하는 경쟁심도 생기긴 했지만,,
아시잖아요. 인생에 그런 반전 없는거.
여전히 그 훌륭한 부모네 아이는 잘 나갑니다.
저희집 아니는 여전히 산만하고 허술하고 그저그렇습니다..
하지만, 남의 일, 특히 남의 자식일 함부러 얘기하지 마세요.
엄마로서 정말 잊을 수 없는 상처예요.
가끔씩 그 훌륭한 엄마의 말들이 떠올라요.
나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의식하는 부분들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남의 화살같은 비난이 들어왔을 때... 그건 정말 한 사람 죽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