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아이들 자랑해도 될까요?

소소한행복 조회수 : 2,184
작성일 : 2014-01-12 16:28:27

어린이집 만 1세반 교사에요.

 

내일 수업 준비하는데 갑자기 순수하고 귀여운 우리 반 아이들이 생각나

금요일에 있었던 웃긴? 이야기해드리려고 잠시 들어왔어요.

 

모든 어린이집 교사들이 그렇듯 저도 출근하면 늘 정신없이 바쁘고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아무리 목이 말라도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시는데,

 

엊그제는 오전 수업 중 바쁜 와중에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 거예요.

 

사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잠시만 눈을 돌려도 친구 얼굴을 긁어놓거나

깨물거나 위험요소들이 너무 많아 대부분 볼일을 참거나 옆 반에 부탁하거나

낮잠 시간이 되어야 겨우 화장실을 갈 수 있답니다.

 

그날은 옆 반 선생님도 수업 중인 것 같아 차마 우리 반 아이들 봐달라는 말도 못하고

참는 게 너무 힘들어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랑 숨바꼭질하자고 하며 제가 술래를 했답니다.

 

선생님 숨을 테니까 친구들이 선생님 찾아요~라고 하며 문을 조금 열어두고

급하게 화장실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데

 

선생님 여깄네~ 하며 한 친구가 문을 빼꼼 열고 쳐다보다가

선생님 물 꺼! 하는 거예요.-_-;;;

(너무 참았다 소변봐서 물 틀어놓은 줄 알았나 봐요ㅜㅜ)

 

아이들이라지만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얼굴에 철판 깔고 교실에 들어와

선생님 배가 너무 아파요ㅠㅠ 라며 울상을 지어 보이자

우리 반 아이들이 모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선생님 아야 해?” “응가 해도 아야 해?” 하며 입으로 “호~” 하고 불어주고

고사리 손으로 이마도 만져주고, 감기 걸려 콧물 줄줄 흐르는 얼굴을

제 얼굴에 비비며 울먹거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얼마나 울컥하던 지요.

 

그것 아시나요?

아이들이 웃으면 내 행복은 배가 되지만

아이들이 걱정해주면 내 가슴은 터진다는 것을......

 

할 일은 태산 같은데 내일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 상상하며

잠시나마 이곳에 들어와 마음이 너무 예쁘고 순수한 천사들 자랑하고 갑니다.

IP : 180.227.xxx.9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12 4:31 PM (39.120.xxx.193)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예요.
    선생님이 예쁜 사랑을 주니 아이들이 보고 배운거지요.
    좋은 분이세요.
    복받으세요♡♡♡♡

  • 2. ㅎㅎ
    '14.1.12 4:32 PM (115.126.xxx.122)

    상상이 가네여...ㅎㅎㅎ
    울 조카들 어렸을때를 생각해보니...

    예쁜 것들...ㅎㅎㅎ

  • 3. aaaa
    '14.1.12 4:33 PM (175.118.xxx.248)

    상상만 해도 미소가 생기네요
    그리고
    좋은 선생님인 것 같아 너무 좋네요
    감사드려요

  • 4. 감사
    '14.1.12 4:55 PM (183.107.xxx.151)

    댓글쓰려고로긴했어요~모처럼따스해요. 선생님이건강하시고행복하길바랍니다. 애들얼추다키운 오십대엄마인데 그저 고마운마음이샘솟네요~

  • 5. ㅇㅇㅇ
    '14.1.12 6:05 PM (121.130.xxx.145)

    자랑하면 안 돼욧!! 댓글 달아주러 들어왔는데
    이런 이쁜 아기들같으니라궁 ㅋㅋㅋ

    아기들도 천사 같고
    천가 같은 아기들 사랑해주는 선생님은 더 천사같아요.
    아기들과 늘 행복하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4734 서형숙이란미친여자 서화숙기자언니에요? 29 .. 2014/05/29 10,481
384733 [오마이포토] '박원순 OUT' 피켓 든 정몽준 후보 27 세우실 2014/05/29 4,081
384732 20대분들 꼭 좀 보시라고 올립니다 2 아이엄마 2014/05/29 1,236
384731 한 번 목표했던 분야와 업종의 중심에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2 괴롭다 2014/05/29 989
384730 붉은악마측..거리응원 10 .. 2014/05/29 2,828
384729 콜롬보 82님들 이 경음악(?)도 아실수 있을까요~? 5 설마.. 2014/05/29 854
384728 예전 고민글 중복 알바 의심 2014/05/29 840
384727 영어로 숫자 읽는법 알고 싶어요 ㅠㅠ 5 ddd 2014/05/29 3,509
384726 24년 사교육 종사자입니다. 106 사교육자 2014/05/29 22,570
384725 안산은 어떻습니까 7 시장선거 2014/05/29 1,407
384724 정봉주의 전국구 특별판 - 와타나베 교수와의 대담 22 유채꽃 2014/05/29 1,529
384723 사람들.. 인복이 없는건가 참 멘붕옵니다.. 10 참.. 2014/05/29 4,121
384722 안녕하세요, 서울시 교육감후보 조희연입니다 25 서울시 교육.. 2014/05/29 3,894
384721 [일상글] 본인명의로 적은 소득이 발생하는 분들께 여쭈어요 4 짜응 2014/05/29 1,042
384720 5·18희생자 조롱 일베 대학생 회원 징역 1년 구형(종합) 5 샬랄라 2014/05/29 1,275
384719 박지원 "윤장현 후보 지지는 DJ 유지" 6 탱자 2014/05/29 1,527
384718 에르메스 저지스카프가 두장 있는데 어떻게 해야 예쁠까요.. 1 에르미스 2014/05/29 1,536
384717 조언 - 전세금 돌려받는 법 13 ... 2014/05/29 2,726
384716 치즈케이크 만들때 생크림대신 우유 넣으면 안되겠죠? 3 .. 2014/05/29 4,578
384715 조희연 펀드 질문 드려요 2 ... 2014/05/29 833
384714 경기도 교육감 9 궁금 2014/05/29 2,141
384713 울산 송정동 가구점, 중앙대 기숙사 공사장 화재 발생 7 오늘 2014/05/29 1,608
384712 용아~보고싶다. 1 용아~ 2014/05/29 923
384711 박원순 부부, 함께 사전투표 나선다.. '잠적논란 일축' 2 우리는 2014/05/29 1,724
384710 광주광역시 비하 경상도 대구일베회원 징역 1년구형 16 ㄷㄷㄷ 2014/05/29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