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증상이 단순히 갱년기일까요?

씁쓸 조회수 : 1,939
작성일 : 2014-01-09 21:38:56

올해로 마흔 다섯 된 아줌마입니다.

남편과는 결혼한 지 18년 되었네요. 중3 아들 녀석 한 명.

남편은 대기업, 저는 작은 기업 다니다가 프리랜스로 일하고 있어요.

밥은 먹고 삽니다.

아니 솔직히 밖에서 보면 너무 잘 살게 보여요^^ 저도 그런 자부심 같은 게 있었고요.

그런데 3년 전 제가 많이 아프고 난 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어요.

저는 정말 엄청 성실하고 일 중심적인 사람이었는데

건강을 잃으니 정말 너무 허무하더군요. 남편, 자식 다 소용없음은 물론이고요.

일을 줄이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제 인생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네요.

참 통속적이게도 그동안 믿고 있었던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아니 지속적으로 조금씩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것 같아요.

가령 아무리 싸우고 사이가 벌어져도 남편이 나를 사랑하고 나 역시 그렇다고

굳게 믿었는데 그냥 어느 날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저를 알게 되었어요.

겉으로는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그 속은 아주 다릅니다.

웃긴 게 남편은 지금도 저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거짓말은 아닐 거라는 것은 알지만 뭐랄까, 남편도 어떤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요.

워낙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 자존심 강한 스타일이라

같이 사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스스로 못견디는...

좀 있으면 아이가 귀가하고 남편도 오겠지요. 혼자 있는 이 시간 자잘한 실금이 잔뜩 간 제 인생이

불현듯 너무 후회되고 슬프고 그럽니다.

제 20대에도 82와 같은 언니들이 있었으면 제 욕망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날마다 가면 쓰고 사는 것 같아 참 힘드네요.

IP : 61.254.xxx.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개나리1
    '14.1.9 9:48 PM (211.36.xxx.211)

    뜬금 없는 소리지만 남편들은 사랑한다 라고 밖에 말 못 할것 같아요. 얼마나 들들 볶이고 꼬투리잡히겠어요.
    부인을 사랑하니 아니 별로 깊게 생각 안하고ㅈ살듯

    안사랑한다면 저녁밥상이 없어지니..

  • 2. 다들 그러고 살아요
    '14.1.9 9:49 PM (110.47.xxx.81)

    그게 인생인 것을요.
    단순한 갱년기든 새삼스레 자아를 성찰하려는 욕심이든 너무 깊게 생각마시고 대충 행복하다 믿으며 살도록 하세요.
    더 깊이 파봐야 인생 거기서 거기예요.
    김어준이 그럽디다.
    인생, 졸라 짧다고...

  • 3. 자유인
    '14.1.9 9:52 PM (175.213.xxx.188)

    갱년기거나 사추기 아닐까요 이또한 지나가고 평상심으로 돌아올꺼예요...
    이럴때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고싶겠지만...나중 에 후회하는일이 또 생깁니다.
    종교를 갖어 보세요..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 4. 사람들
    '14.1.10 4:44 AM (99.226.xxx.84)

    모두 완벽할 수 없습니다.
    어떤 취미나 동호회 혹은 새로운 지식(학교나..)을 아주 새로운 것으로 시작하시면서
    마음을 그 곳에 두어 보세요. 그러다보면 다시 마음을 되잡으실 수 있을겁니다.
    쓰지 않던 근육과 관심을 쓰세요.

  • 5. 사랑하니까
    '14.1.10 10:48 AM (65.188.xxx.29)

    사랑한다 하겠지요. 차라리 솔직하게 싸워보시면 좋을까요?

    많이 가지셨는데 잘 모르시는게 아닐지. 솔직하게 싸워보세요 생각의 다른 국면이 있을 수 있죠. 원글님 속으로 벽을 쌓고 단정하고 그런게 느껴져요. 저도 건강이 없는데 풍족한 원글님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1346 음식 먹고 목에 가래 끼는거... 외국 음식도 그런가요? 1 한식 2014/06/20 3,798
391345 이혼상담 7 이혼 2014/06/20 2,870
391344 "얼굴에 돈 던지고 먹던 수박 먹여도"..마트.. 4 입장바꿔생각.. 2014/06/20 2,813
391343 제가 찾는 지갑의 조건.. 6 ㅂㅂ 2014/06/20 2,456
391342 에스티로더 갈색병 느낌이 어떤가요? 19 2014/06/20 5,160
391341 안전거래는 어떻게 하나요 2 .. 2014/06/20 1,364
391340 해외로밍 무제한테이타 말고 무제한통화는 없나요? 9 ... 2014/06/20 2,091
391339 세탁기로 팍팍 빨 수 있는 차렵이불 소재는 뭘 사야하나요 6 힘좋은 2014/06/20 2,276
391338 진짜 생리전 증후군은 답 없나요? 20 ㅠㅠㅠㅠ 2014/06/20 13,695
391337 외롭고 웃긴 가게 - '간략 기독교' 1 지나다가 2014/06/20 1,567
391336 권은희 과장님 이번 보궐에 출마하도록 합시다.. 5 .. 2014/06/20 1,682
391335 마트고객센터업무 어떤가요? 고객센터 2014/06/20 1,508
391334 정총리 "완벽한 사람없어…국민눈높이 낮춰줬으면".. 15 마니또 2014/06/20 3,224
391333 청와대(박근혜)가 문창극을 사퇴시키면 박근혜의 지지를 접습니다 11 길벗1 2014/06/20 2,680
391332 중학생 실로폰, 소고 사용여부 질문합니다 3 .. 2014/06/20 1,745
391331 강아지가 예방접종후 구토했어요 7 수박 2014/06/20 9,405
391330 남편 직원 조모상.. 7 새옹 2014/06/20 5,794
391329 2-3년?정도 미국서 지낼수있다면 어디가 좋을까요?(뉴욕, 샌프.. 11 흐흐 2014/06/20 2,907
391328 도둑 침입 방지용 베란다 창문락? (문 열고 자고 싶은데요) 6 뭐라고 검색.. 2014/06/20 2,992
391327 아이가 3개월 가고 영어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네요... 31 영유고민 2014/06/20 5,685
391326 새눌당 법외정당이다.. 3 세눌당 법외.. 2014/06/20 1,349
391325 野 "퇴선명령 시간·장비 충분…다 살릴수 있었다&quo.. 7 마니또 2014/06/20 1,888
391324 대상포진 19 구름 2014/06/20 4,252
391323 말린 생강/대추를 꿀에 재워도 되나요? 1 넹넹 2014/06/20 3,150
391322 양파효소 담았는데 위에 하얀 곰팡이가 폈어요... 2 .. 2014/06/20 3,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