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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느티나무를,
용서하듯 쳐다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얼마나 행복한 것이냐
저녁이 되자 비는 그치고
그 젖은 나무에도 불이 들어온다
내가 마른 의자를 찾아 앉으면
허튼 바람에도 펼쳐진 책이 펄럭이고
몇 개의 문장들은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러면
길 위에 떨어진 활자들 서둘러 주울 때
느닷없이 다가와 말을 거는
수많은 어둠들
저 느티나무 밑을 지나는 오래된 귀가도
결국 어느 가지 끝에서 버스를 기다릴 테지
정류장에서 맞이하는 미래처럼
서로 닮은 가지들의 깜박거리는 불빛 속마다
조금씩 다른 내가, 조금씩 다른 표정으로
앉아 있을 테지, 벗겨도 벗겨도 끝내
속내를 보여 주지 않는 오늘들
그런 것이다
생의 비밀을 훔쳐본 듯
내게로 온 투명한 하루가, 서서히
그러나 불치병처럼 벗겨지는 풍경을
홀로 지켜보는 일에 대하여, 단지
우리는 조금 쓸쓸해지면 그만이다
- 심재휘, ≪오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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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8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1월 8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1월 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8826.html
2014년 1월 8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1/h2014010520383875870.htm
평소 올리는 만평 중에서 한국일보는 상대적으로 좀 밍숭맹숭하게 봤었는데
오늘은 저 "처음이라..."라는 말이 좀 섬뜩하게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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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두려워 하는 자는 자신의 현재를 망친다.”
- 독일 격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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