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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 가득한 돼지우리 탈출기

돼지우리탈출 조회수 : 3,217
작성일 : 2014-01-08 06:07:12

어제인가요, 렌지관리 관련 글 읽다가요 저의 과거가 떠올랐어요. 물론! 지금도 그닥 깨끗하고 살림잘한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솔직히 말씀드리고요...

 

전 살면서 아무래도 힘든 것이 두 가지 있었는데요, 수학하고, 정리정돈과 살림이었어요.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바닥에 뭐가 너무 쌓여서 집에서 날아다니게 되었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인생 자체가 정리정돈이 안되더라구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일단 넣을 구석을 만들었어요.

82에서 고수님들이 입이 닳도록 하시는 말씀마따나 정리의 왕도는 버림과 버림과 버림인 것 같아요.

요즘은 풍요의 시대라 그런지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중복되는 물건 중에 상태 좋은 것은 기증이나 팔거나

상태가 좀 안좋으면 과감히 버려야 정리가 되더라구요.

특히 '살빼서 입을' 예전 옷들과, '언젠가 바를' 화장품 샘플과 '곧 쓸 것 같은' 물건들이 문제더라구요.

집이 99칸 고대광실 아니면 들어갈 구석은 정해져 있어서 넘쳐나는 물건은 일단 정리 하니까, 밖에서 넘치던 것들을 넣을 공간이 생겼어요. 그리고 있는 공간 다시보기, 이번에 붙박이 장 정리하니까 요리조리 공간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매일하기. 처음 산 일체형 오븐렌지는 상판이 갈색이었어요. 물론 원래 갈색은 아니었어요.

살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딱딱한 갈색의 물질들이 몇겹으로 덮고 있더라구요. 끌로 긁을까 잠시 고민했었어요.

저렇게 사시는 분은 없겠지만, 여튼 렌지는 매일 저녁 설겆이 끝나고 뜨거운 행주로 닦으니까 수월해졌어요.

물 300에 소다 한큰술 섞여서 안쓰는 분무기에 넣어두셨다가 칙칙 뿌려서 닦으니 잘 닦였어요. 부엌바닥도 누구는

매일 저녁 뜨거운 걸레로 닦는다는데 저는 그것까진 못했어요. 여튼 부엌일은 미뤄두자 하다보면 하루가 이틀되고

결국 재앙이 오더라구요. 미루는 것은 이틀을 안넘기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 않기. 저는 그동안 바닥에 무언가가 있어도 그냥 지나쳤어요. 정리하고 살려면 그냥 지나쳐선

안되는 것 같아요. 바닥에 있는 물건은 일단 들어올려야 되더라구요. 들어올리고 나서 제자리로 넣어주기. 지금 생각하면

신기한 것이 저는 왜 바닥에 뭔가 떨어져 있어도 그냥 지나쳤을까요. 지금은 일단 들어올리거나 겹치고 봐요.

 

아직 갈 길이 멀긴 한데요, 여러 분들께 배운 버림과 버림, 미루지 않기, 매일하기 기술을 시전하니까 집이 훨씬 살기좋아졌어요. 다른 분들처럼 콘도같은 집 이런 것은 바라지도 않구요. 정리치에서 벗어나서 좀 인간답게 살게 되었네요.

 

그리고 애들이 있는 경우 집에 장난감이 쌓이게 마련인데요, 요즘엔 안사주기 기술을 쓰고 있어요.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놀고 종이에 그림 그리면서 놀고, 장난감 없다고 못노는 것 아니더라구요. 애들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서 봐요. 물론 방에 가득찬 제 책부터 정리해야 하는데 쿨럭;;; 다 좋은?! 책들이라고 우기며 끌어안고 있네요. 단지 이제 저도 새로 사는 것은 자제하고 있어요.이렇게 하니까 돼지우리에 날아서 들어가야하는 집에서 탈피할 수 있었어요.

 

 

3줄요약

버림과 버림과 버림

매일, 멈추면 안됨

바로 바닥의 물건을 들어올려 제자리로 넣어주기 시전을 했더니 돼지우리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춥다는데, 든든하게 입으시고 좋은 하루 되셔요.

IP : 183.98.xxx.9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14.1.8 6:23 AM (119.200.xxx.57)

    늘 그때그때 버리고 정리한다고 생각해야해요. 뭔가 하고 싶을 때 해야겠다 생각하면 그때부터 카오스...
    그냥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늘 버릴 건 바로 버리고 치울 건 모아서 치우기보다 그냥 바로 치우는 게 나아요. 모아서 설거지하는 게 세제 아낀다 했다가 계속 컵 쌓아두기 일쑤거든요.

  • 2. 살림사랑
    '14.1.8 7:05 AM (114.203.xxx.166)

    언젠가는 정리를 하면서 희열을 느낄때가
    오게 될거에요
    신기한게 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도 뒤지면
    버릴게 또 나온다는 겁니다
    저는 정리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거 같아요
    버릴거 찾아내서 버리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걸 느끼게 되요

  • 3. 초5엄마
    '14.1.8 7:09 AM (211.234.xxx.239)

    출근하며 저도 오늘 버릴물건들생각하게 되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 4. ㅎㅎㅎ
    '14.1.8 7:46 AM (211.36.xxx.75)

    글이 참 재밌네요

  • 5. 원글님 찌찌뽕..
    '14.1.8 8:05 AM (119.193.xxx.104)

    원글님 어쩜 저랑 똑같은지..
    제가 살면서 포기한 두가지... 수학과 정리정돈입죠...
    제가 이른 나이때부터 음식 솜씨는 동네방네 소문이 자자하고 지금도 장금이 소릴 듣는데.. 쿨럭..
    정리정돈은... 개나줘... ㅠㅠ

    저희 남편도 이젠 인정하고 있어요..
    넌 태어나면서 그냥 dna속에 정리정돈 인자가 하나 빠진것일 뿐이라고.. 니탓이 아니라며... ㅠㅠ

  • 6. ...
    '14.1.8 8:40 AM (182.222.xxx.141)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끌어들이지를 말아야 해요. 덤으로 주는 거 , 공짜에 약하다 보면 너절한 물건들이 늘어납니다. 꼭 필요한가, 오래오래 쓸만큼 맘에 드는 물건인가 몇 번 생각해서 사거나 얻어 와야 합니다.

  • 7. 저도
    '14.1.8 9:12 AM (183.98.xxx.7)

    가장 큰 취약점이 정리와 수학인데.
    수학이랑 정리 담당하는 뇌 부분이 인접해 있나봐요.
    그리고 위에 ^^님 사주에 금이 약해서는 아닐거예요.
    제가 사주에 금이 세갠가 네갠가.. 암튼 금이 제일 많아요.
    근데 어려서는 제 방은 돼지우리..
    결혼하고 나서는 집이 돼지우리에요. ㅠ

  • 8. ^^
    '14.1.8 9:35 AM (222.235.xxx.166)

    님 글 잘 쓰시네요. 정리하는데 도움될것 같습니다. ^^

  • 9. 은현이
    '14.1.8 10:18 AM (124.216.xxx.79)

    책 천여권을 버리고 나니 속이 시원해요.
    책 기부 의사를 밝히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는데 중고생들이 읽은 만한 책들은 대부분 거부 의사에
    십년이 넘었단 말에 그냥 버리라고 하더군요.
    한번 이사를 하면서도 책은 버리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싸들고 다녔는데 이젠 도저히
    책을 싸들고 다닐 체력이 안된것 같아 과감히 정리를 했어요.
    책장 다섯개에서 두개 반 분의 책을 이틀에 걸쳐 버렸어요.
    재활용 창고에 두고 나오는데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래도 잘 한것 같습니다.
    너저분 하게 마구 꽂혀 있고 여기저기 올려져 있던 책장들이 좀 여유 있게 정리 된것 같아요.
    집 정리 할때는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다는 것에 동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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