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취업 하고 보니 같은 부서에 저랑 같은 과, 2년 선배가 있더군요.
여대인데다 흔한 과가 아니라서 정말 반가왔어요.
그러다 한 3개월 지났나...
회사 전무님과 결혼한다고 하더군요.
전무님은 회장님 아들이구요.
극비리에 연애하고 결혼하는거라 회사가 발칵 뒤집히고 여직원들 난리가 났었어요.
전무님은 우리 팀의 팀장도 겸직하고 있었고 회사 여직원들의 동경의 대상이었기에 저도 많이 놀랬고 축하해주고 싶었어요.
이름만 대면 다아는 대기업 오너의 아들과 결혼하는건 드라마 같은 일이자나요.
실제로 제 눈 앞에서 우리 학교 선배가 주인공이라니...
결혼을 목요일 오후2시에 해서 회사 일반 직원들은 아무도 못갔는데 그 때 전 인턴이어서 하루 정도 자유롭게 쉴 수 있었기에 결혼식 다녀왔는데요.
신랑, 신부 친구들이 없었어요.
신랑 친구 0명, 신부 친구 1명에 저랑 제 친구까지 3명...
여하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구요.
결혼 발표하면서 그 선배가 같은 팀 직원들한테 갑자기 쌩!~하게 대하면서 기고만장한데다...
대학 동창들한테 누구랑 결혼한다고 하면서 우리회사 제품 싸게 달란 소리 꺼내지도 말라고 방어막을 치구요.
그러니 다들 어이없어서 안갔던거죠.
결혼과 동시에 선배, 전무님은 회사 안나왔구요.
한 달인가 지나서 선배가 제 자리로 전화를 걸었더군요.
반가운 맘에 "언니~ 어떻게 지내셔요....전무님도 잘 계시죠?.... "
그 선배왈.... "니 주제에 어디서 감히 전무님 안무를 물어!"
이게 17,18년 전 일인데도 그 앙칼진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해요.
내 생애 최고로 모멸감 느낀 순간이었거든요.
학교에 이름 내걸고 가끔 기부금 내던데 동창회 같은덴 안나와요.
외모도 평범, 학벌도 평범, 집안도 평범했던 사람이 신데렐라가 되면 더 안하무인이 될 수도 있나봐요.